어린 나이에 부모를 따라 선교지에 갔던 선교사 자녀들은 대학에 들어갈 나이가 되면 선교지에 계속 남을 것인지, 한국으로 돌아갈 것인지 고민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선교사 자녀들은 한국에 있는 대학에 입학하기를 원하지만 지낼 곳이 마땅치 않아 고국으로 돌아오기가 쉽지 않다고 하는데요, 이번 주 현장에서는 선교사 자녀들을 위한 숙소를 강소라 기자가 소개합니다.


부모를 따라 어린 나이에 선교지에 갔던 선교사 자녀들은 대학에 입학해야 할 나이가 되면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대부분의 선교지가 오지인지라 그 곳에서 대학을 다니기 쉽지 않은데 한국에 있는 학교에 입학하자니 지낼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입니다. 기숙사가 있는 대학에 가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학기가 맞아 떨어지지 않거나 방학이나 명절 기간에 기숙사가 문을 닫게 되면 선교사 자녀들은 눈치를 보며 친구집과 친척집을 전전해야 합니다.

부모를 따라 알바니아에서 살던 선교사 자녀 재림 씨는 한국에서 기숙사가 있는 고등학교를 마치고 지방에 있는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그러나 군 입대를 앞두고 재림 씨는 고민에 휩싸였습니다.
군대에 가기 위해서는 휴학을 해야 하고, 휴학을 하면 기숙사에서 나와야 하는데 입대하기 까지 지낼 곳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배재림/알바니아 선교사 자녀]

대학들이 모여 있는 서울 신촌에는 재림 씨와 같은 형편의 선교사 자녀들이 모여서 살고 있습니다. 일종의 선교사 자녀 기숙사인 셈인데, 엄격한 규율에 따라 운영되는 대학 기숙사라기보다는 가정집과 같은 분위기입니다. 남, 여 성별에 따라 숙소가 떨어져 있고 2명이 한 방을 쓰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쌀과 물, 생필품이 제공되는데 한 달 방값은 공과금을 포함해 12만 원. 인근 고시원 가격의 30%에도 못 미치는 금액입니다.

[김창수 선교사/IN&OUT 운영자]

싼 값에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집과 비슷한 어린 시절을 보낸 친구가 생긴다는 것이 선교사 자녀 숙소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또한 해당 교회에서 의무적으로 봉사를 해야 하는 교회 학사관과는 달리 출석교회를 마음대로 정할 수 있어 부모의 파송 교회에 갈 수 있다는 것도 선교사 자녀들이 이곳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박세라/캄보디아 선교사 자녀]

최근 이 곳과 비슷한 선교사 자녀 숙소들이 서울을 중심으로 하나 둘 씩 생기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이들을 모두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또한 교단이나 단체의 후원 없이 대부분 선교사 개인의 헌신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재정난과 그로 인한 폐쇄 위험은 늘 도사리고 있습니다.

2만 5천 명이 넘는 선교사를 파송한 선교 대국, 그 이름에 걸맞게 선교사 자녀들의 거주권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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