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계와 한국사회 문제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던 손봉호 교수(서울대 명예교수)가 사랑의교회 당회와 오정현 목사에 안타까움이 섞인 질책의 글을 써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 또 한번 경종을 울리고 있다.

“친분있는 사람을 비판하는 것, 싫고 힘들다”

 
 ▲손봉호 교수(서울대)ⓒ뉴스미션
손봉호 교수는 28일 오후 한 기독교 인터넷 매체에 ‘죽었으면 살았을 걸’이란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글을 시작하면서 손 교수는 그간 친분이 있었던 사랑의교회와 오정현 목사에 대해 비판의 글을 쓰는 일이 매우 어렵고 힘든 일임을 고백했다.

그는 기고에서 “개인적인 친분을 갖고 있던 사람에 대해서 공적으로, 거기다가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정말 싫고 힘들다”며 “그는 항상 예의 바르게 나를 대해 주었다. 개인적으로 그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을 할 어떤 이유도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그동안 한국교회의 중요한 사건들, 특히 윤리적인 문제가 개입된 사건에 대해서는 거의 빠짐없이 공적으로 의견을 제시해 왔는데 만약 이번 사건처럼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입을 다문다면 공정성을 상실했다는 비난을 받을 것”이라며 기고를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문제 제기됐을 때 즉시 회개하고 사임했어야”

이어 손 교수는 표절 시비가 일었을 때 오 목사가 즉시 회개하지 못한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표절 문제가 제기되었을 때 나는 대부분의 다른 그리스도인들처럼 오정현 목사가 즉시 사실을 시인하면서 철저히 회개하고 목사직을 당장 사임하기를 간절히 바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 목사가 구차한 변명으로 자해 행위를 하지 않고 인정과 회개라는 너무나 분명하고 당연한 길을 택했더라면 자신과 사랑의교회도 살았을 것이고 한국교회가 입은 명예 손상도 다소 줄어졌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손 교수는 “우리 복음이 지닌 가장 아름답고 강력한 강점 가운데 하나가 바로 회개하면 용서받고 용서한다는 사실”이라며 “이 소중한 보배를 오 목사는 자기의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 나는 이 사실이 표절 그 자체보다 더 안타깝고 더 심각한 실패였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안타깝게도, 정말 너무나 안타깝게도 오정현 씨는 그럴 만한 신앙이 없었다”며 “결과적으로 그 자신도, 그를 따랐던 사랑의교회도, 그를 후임으로 택했던 고 옥한흠 목사도, 그리고 한국교회 전체도 치욕을 당했다. 최근에 한 그의 ‘회개’는 아무도 인정할 수 없는 외식이며 오히려 하지 않는 것보다 못한 허례에 불과하다”고 일갈했다.

“사랑의교회 당회는 다르기를 바랐다”

손 교수는 이어 오 목사의 표절 사실을 인정하고도 ‘6개월 정직’이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한 사랑의교회 당회에 대해서도 실망감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는 적어도 사랑의교회 당회는 다르기를 바랐다. 옥한흠 목사의 제자 훈련을 받은 장로들이기 때문에 성경의 원칙에 충실할 줄 알았다”며 “그러나 역시 그들도 성경의 원칙보다는 현실을 택하고 기독교적 양심보다는 인간의 지혜를 따르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회가 올바로 판단했더라면 적어도 사랑의교회는 살 수 있었을 것이고, 옥한흠 목사의 명예도 유지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들은 오 목사에게 아무 도움도 주지 못했을 뿐 아니라 사랑의교회와 옥한흠 목사의 명예를 짓밟아 버렸고 한국교회에 고칠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글의 말미에서 “사랑의교회를 사랑했고 옥한흠 목사와 친근했을 뿐 아니라 한국의 복음주의 기독교 신자의 한 사람으로 나도 이번에 큰 상처를 입었다”며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다시는 한국교회에 이와 같은 부끄러운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고 이러한 근시안적인 판단이 반복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며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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