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침략을 부정하는 일본 아베 총리의 발언과 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 집단 참배로 인한 한일 갈등이 불거지는 가운데, 자국의 침략행위를 참회하고 정부의 사죄를 촉구하는 양심의 목소리가 일본인 목회자들에게서 터져나오고 있다.
 
▲일본 후쿠시네마현의 한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무토 목사는 한국을 침략한 일본의 만행과 역사를 부정하는 일본 정부를 대신해 사죄한다고 밝혔다.(MBC 뉴스데스크 영상 캡처)ⓒ뉴스미션

일본의 한 교회, 위안부 소녀상 세우고 참회 기도

일본 후쿠시네마현의 한 교회에는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 놓여진 위안부 소녀상과 똑같은 모형이 세워져 있다. 이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일본인 무토 목사(86)가 소녀상을 향해 일제의 만행을 참회하며 기도를 올리는 모습이 5일 MBC 뉴스데스크를 통해 보도됐다.

무토 목사는 17세에 일본군 특공대에 자원 입대하고 자폭 훈련을 받았던 이로, 패전 이후 일제의 만행을 알게 돼 참회의 날들을 보냈다고 고백했다.

특히 최근 아베 총리 등 일본 정치권이 과거사 미화 움직임을 보이자, 서울에서 소녀상의 모형을 받아 교회 안에 설치하고 일본인들의 회개가 필요함을 주장했다.

무토 목사는 예배 설교를 통해 “이웃인 한국에 왜 터무니없는 일들을 저질렀느냐”며 일본의 한국 침략에 대한 사죄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또 “위안부가 살아있는데 증거가 없다고 하다니 화가 나고 용서할 수가 없다”며 일본 정부가 한국 침략과 위안부 문제를 부정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강력 규탄했다.

서울일본인교회 요시다 목사, 일본 총리에 항의 서한

무토 목사 뿐 아니라 ‘사죄와 화해의 목회자’로 불리며 일본의 역사 왜곡을 비판해 온 요시다 고조 목사(서울일본인교회,71)도 일본 총리의 망언에 ‘일본인으로서 부끄럽다’며 지난 25일 항의 서한을 보냈다.

 
▲요시다 고조 목사(서울일본인교회)ⓒ뉴스미션
요시다 목사는 야베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야스쿠니 신사는 과거 일본의 모든 침략과 억압의 정신적 기둥이었기 때문에 주변국들이 반발하는 것”이라며 “즉각 신사 참배를 중단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 정치인들의 신사 참배는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주변국들의 입장에선 어떤 자격이 됐던 전쟁과 침략을 미화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신사 참배의 즉각적인 중단과 사과가 일본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본 아사히신문을 통해서도 “한국서 30여 년을 살고 있는 일본인으로서 지금 매우 부끄러운 심정”이라며 “일본의 침략 전쟁을 부정하는 것은 침략 가해국 총리로서 견문과 학식이 결여된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올해로 31년째 한국에서 일본인 목회를 하고 있는 요시다 목사는 일본의 중고등학생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경우 일제 치하의 역사 현장을 안내하며 역사교육을 시키는가 하면, 일본 정부와 교회를 대신해 일제 치하 순교자들의 유가족과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매월 ‘사죄와 화해의 헌금’을 보내왔다.

일본인 목회자들 뿐 아니라, 한국을 찾은 일본 국민들 중에서도 수요일마다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 동참하는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집회에 참여해 “일본이 저지른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긴 역사적인 과오에 대하여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양심의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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