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장 큰 교단이면서 한편으로는 한국교회 분열의 중심이 됐던 예장통합과 예장합동 두 교단이 55년 만에 하나로 연합하는 기도회를 갖는다. 상징성 있는 모임임에도 불구하고, 양 교단 현직 지도부가 아닌 증경총회장들이 기도회를 주관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제기되기도 한다.
 
 ▲예장통합과 예장합동 양 교단의 증경총회장 9명이 24일 기자회견에서 연합기도회 취지를 설명했다.ⓒ뉴스미션

양 교단 5인 위원회, 기자회견 열고 취지 밝혀

예장통합과 예장합동 양 교단의 증경총회장 9명이 24일 정오 서울 장충동 앰베서더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달 10일 사랑의교회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통합 증경총회장 특별기도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예장통합 측에서 김순권, 김창인, 림인식, 김삼환 목사가, 예장합동 측에서 서기행, 김동권, 홍정이, 최기채, 한석지 목사가 각각 참석했다.

이들은 8월 10일 증경총회장들을 중심으로 양 교단 목회자들과 교회들이 순수한 기도회로 모여 화합을 모색하고, 한국교회 분열의 책임을 통감하며 회개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통합측 김순권 목사는 “55년 전 양 교단은 완전히 하나였다. 이번 양 교단 증경총회장들이 기도회를 갖게 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갑자기 만들어진 것은 아니고 그동안 개인들이 일회성으로 만나다 실무자들이 나서 많은 과정을 거친 끝에 기도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합동측 김동권 목사는 “20여 년 전 한기총을 처음 발기한 교단이 바로 통합과 합동이다. 말씀과 신앙으로 봉사하자 해서 출발한 단체인데 지금 와서 사회로부터도 지탄받는 곳이 됐다”며 “한국교회가 시련에 직면한 지금, 분열의 책임이 있는 양 교단이 국민과 하나님 앞에 우리 자신을 회개하면서 순수한 마음으로 기도하자고 모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합측 김순권 목사(왼쪽)와 합동측 서기행 목사(오른쪽)ⓒ뉴스미션

“정치성 없다…순수한 기도회로 모이는 것”

한편 일각에서는 양 교단 증경총회장들이 주축이 된 이번 기도회가 모종의 정치성을 띄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대해 김순권 목사는 “아무 정치성도 없다. 무슨 교단 합하는 일이나 연합기구를 만들기 위한 순서도 아니다. 정말 순수하게 양 교단 증경총회장들이 비정치성을 가지고 기도회를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도회가 양 교단의 현직 임원이 아닌 증경총회장 주축으로 준비되는 점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김순권 목사는 “일단 우리는 매인 데가 없지만, 현직 임원들이 하면 많은 제약이 있지 않겠나. 교단 허락도 받아야 되고. 좋게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양 교단 지도부는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예장합동 임원회는 기도회와 관련해 논란을 빚다가, 21일 회의에서 ‘양 교단 연합기도회는 교단과 무관하다’고 결의하며 선을 그었다. 현재 예장합동 교단에서는 단 2개 노회만 기도회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장통합은 현재 관련 공문이 전체적으로 발송된 상태지만, 얼마나 많은 교회가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김순권 목사는 “어제 총회장과 3시간 동안 얘기했고 총회장이 기도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총회장과 서기 이름으로 공문이 다 내려갔다”고 밝혔다.

지난 해 WCC 부산총회 개최를 두고 극심한 갈등을 빚은 양 교단이 교리, 이념상 차이를 극복하고 기도회를 함께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합동측 서기행 목사는 “기도회는 WCC나 한기총이나 NCCK나 한교연이나 한장총이나 전혀 관계없이 열리는 것”이라며 “통합과 합동은 정치적으로, 헌법상으로 약간의 차이는 있어도 거의 다 맞기 때문에 순수하게 기도회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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