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4일)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0일, 하지만 실종자 10명의 시신은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고 정확한 진상 규명과 사태 수습 또한 마무리되지 못한 상황이다. 이러한 때일수록 한국교회가 진정한 위로와 희망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세월호 참사 100일에 즈음해 교계의 최근 동향을 살펴봤다.
 
 ▲세월호 참사 100일이 지났지만, 아직 실종자 10명의 시신이 수습되지 못해 유가족들의 기다림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진도 팽목항의 모습ⓒ뉴스미션

애도행사, 추모예배, 긴급 포럼 등 열려

세월호가 침몰한 지 오늘(24일)로 100일이 지났다.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이 사고로 294명의 고귀한 생명이 희생됐고, 아직 단원고 학생 5명과 교사 2명, 일반인 승객 3명 등 10명의 실종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세월호 참사의 정확한 진상 규명 및 사태 수습은 구원파 유병언 수사와 맞물리면서 제대로 진척되지 않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유병언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면서 더욱 복잡한 국면으로 흘러가는 양상이다.

하지만 이러한 때일수록 한국교회가 세상을 향해 진정한 위로와 희망을 전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역할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한국교회가 사회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지만, 고통과 슬픔에 빠진 이들을 위로하고, 비통해 하는 사회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야말로 이 땅의 교회가 해야 할 의무요 본분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세월호 참사 100일을 추모하고 향후 대안을 모색해 보는 자리가 곳곳에서 마련되고 있다.

가정사역단체 하이패밀리(대표 송길원 목사)는 24일 오전 진도 팽목항에서 세월호 참사 100일을 추모하는 애도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 하이패밀리는 유가족들에게는 편지에 자신의 슬픔과 아픔을 담아 정서의 정화와 회복의 도구가 되게 하고, 방문객들에게는 세월호 사건을 잊지 않고 유가족들의 아픔에 동참하도록 한다는 취지 아래, 팽목항 등대 앞에 ‘하늘나라 우체통’을 설치했다.

송 목사는 “‘기억’(ㄱ)과 ‘눈물’(ㄴ)을 집 모양으로 그려낸 우체함은 치유, 소망, 사랑을 기도하는 두 손을 의미한다”며 “뒤편에는 故 양온유 양이 남긴 희망의 메시지가 새겨지고 편지는 수거되어 답신과 함께 치유를 위한 서간문으로 발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향린교회는 24일 오후 7시 3층 예배실에서 세월호 참사 100일 추모예배를 드린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와 진상규명 촉구를 위한 시국기도회를 비롯해 세월호 추모 촛불집회, 세월호 추모 게릴라음악회 공연 등을 진행해 오고 있다.

한편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원장 김형원)는 25일 오후 7시 100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세월호 참사와 문창극 사태로 비추어 본 한국교회와 신학’이라는 주제로 긴급 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포럼은 세월호 참사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발언 등에 대한 일부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잘못된 발언을 비판하고, 이런 발언이 최근 수년간 누적되어 한국교회에 만연되어 온 잘못된 성경관과 신학에서 비롯되었음을 신학자들의 눈으로 진단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사단법인 돕는사람들 안산지회(대표 정덕훈 목사)도 오는 26일 오전 10시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영광교회 아트홀에서 ‘세월호 참사 100일에 즈음하여’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갖는다.

이만열 교수(숙명여대 명예교수), 서경석 대표(선진화시민행동), 정지현 변호사(미국) 등이 발제자로 참여한다.
 
 ▲24일 오후 열린 교회협 실행위에서 세월호 참사 대책위원회 구성 건이 통과됐다.ⓒ뉴스미션

교회협 ‘세월호 참사 대책위’ 구성…몇몇 교단들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영주, 이하 교회협)가 오늘(24일) 오후 열린 정기실행위원회에서 '세월호 참사 대책위원회'를 정식 구성키로 해,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로써 교회협에 가입된 9개 교단은 앞으로 진상규명 및 유가족 생계 위로, 세월호 특별법 제정 등의 문제에 한 목소리로 대처할 수 있게 됐다.

몇몇 교단 및 단체에서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전용재)는 ‘세월호 침몰사고 감리교대책위원회’를 통해, 전 교인을 대상으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서명운동을 전개한다.

전용재 감독회장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감리교인들에게 특별법 제정 서명을 호소 중”이라며 “타 교단 대표들에게도 소속 교단 교인들에게 특별법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켜 많은 교인들이 서명운동에 동참할 수 있기를 요청했다. 조만간 교단장들 명의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성명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박동일 목사, 이하 기장)도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으며, 기장 임원들과 한신대 신대원 학생들이 유가족들의 단식 투쟁에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총무 배태진 목사는 “세월호 사건의 진상이 규명이 되고, 책임자가 처벌되고, 생명이 존중받는 문화와 안전한 사회가 건설될 수 있도록 기장의 모든 가족들은 유가족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도 성명을 발표하고 “세월호 참사가 우리에게 보여준 비극적 교훈은 사고가 났을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함으로 인해 소중한 생명을 구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이제 세월호 참사의 비극을 딛고, 유가족의 소망과 국민들의 바람이 들어있는 특별법 제정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거듭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 모임에는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인명진 목사(갈릴리교회) 등 개신교 목회자와 불교, 원불교, 천주교, 천도교의 원로들이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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