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의 이단 해제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10억 원대 거액 소송을 당한 172명의 신학 교수들이 한기총의 개혁을 위해 이단 문제를 반드시 풀고 가야 한다고 성토했다.
 
 ▲신학교수 8명이 25일 오후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입장을 밝혔다.ⓒ뉴스미션

“여기까지 온 상황, 참으로 불행한 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로부터 1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가 최근 승소판결을 얻어낸 신학대학 교수들이 25일 오후 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허호익 교수(대전신학대), 박형용 총장(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등 8명의 신학 교수들은 한기총이 회원 교단과 상관없이 이단을 해제하고, 이를 비판한 교수들을 상대로 대규모 소송을 진행한 데 대해 통탄한 심경을 전했다.
 
박형용 총장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신학교수들이 성명을 낼 정도가 된 상황은 한국교회에 있어서는 안될 일이 발생한 것이다. 한기총이 본연의 의무를 망각하고 해선 안될 일을 해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구 교수(합동신대)는 “성경이 하지 말라고 했는데 세상 법정에 서게 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또한 소송에 들어간 변호사 비용을 충당하고자 몇 개 교회가 힘써서 마련해주었는데, 귀한 헌금이 쓸데없는 데 쓰여 안타깝다. 이러한 일이 있어서야 되겠는가” 하고 통탄했다.
 
박용규 교수(총신대)는 “한기총의 이단 해제를 비판하는 성명에 한국교회 90% 이상의 신학 교수들이 참여하며 입장을 밝혔다”며 “하지만 교수들이 문제제기 한 이후에도 평강제일교회를 이단에서 해제하는 등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한기총 행보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기총 개혁 위해선 이단 문제 짚고 가야”

 
교수들은 한기총의 혁신과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허호익 교수는 “한기총이 혁신하기 위해서는 이단 문제를 해결하고 원래 정신에 따라 복귀해야 한다. 그대로 봉합해서는 원상회복될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 원칙대로 이단 해제와 규정은 각 교단에 맡겨야 한다”며 “한기총은 이단 해제를 철회하고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구성을 즉각 폐지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안명준 교수(평택대)는 “우리나라에서 성경을 연구하고 제자들에게 신학을 가르치는 교수들이 ‘이건 아니다’, ‘잘못됐다’며 나선 것은 비난보다 이단해제 절차의 투명함을 주장한 것이다. 이영훈 목사가 대표회장이 된다면 우리의 양심적 선언을 존중하고 새로워지도록 노력해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박영환 교수(서울신대)도 “이영훈 목사가 대표회장이 되면 이단 문제를 적극적으로 말씀 안에서 정리하고 한기총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앞장서, 한국교회가 앞으로 가야 할 길에 좌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는 한기총 이대위 전문위원장, 다락방을 영입한 개혁총회 관계자, 기자 등이 참석해 대거 항의하는 통에 소란이 일기도 했다.
 
이들은 “전문 위원들이 조사해 이단성이 없다고 결론낸 것인데 왜 문제삼느냐”며 다락방과 한기총을 옹호하는가 하면, “개인 자격으로 엉뚱한 소리 하지 말라”, “사실을 왜 왜곡하느냐”, “교수로서 상식이 있느냐”며 거세게 반발했다.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일부 인사들은 한기총의 이단 해제를 옹호하고, 교수들의 주장에 거세게 반발하는 등 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뉴스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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