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130년 역사 중 103년을 함께한 산증인이자 큰 어른 고(故) 방지일 목사의 천국환송예배가 엄수된 가운데, 한국교회가 교단을 초월해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했다.
 

한국기독교회장...장지는 춘천 가족묘지

故 방지일 목사 장례예식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 주관 ‘한국기독교회장’으로 드려졌다.

교단을 초월해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대다수 참석해 고인을 애도했으며, 천국 부르심을 받는 순간까지 복음을 위해 경주했던 삶의 자세에 존경을 표했다.

이영훈 목사(기하성 여의도 총회장)는 “방지일 목사는 하나님께 죽도록 충성하다 닳고 닳은 몸으로 천국으로 부르심을 받았다”면서 “한국교회 부흥과 연합, 복음 전하는 일에 헌신하시고 기도의 삶도 몸소 보이셨다. 예수님처럼 낮아짐으로 일생을 살았던 그의 삶을 한국교회가 본받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림인식 목사(예장 통합 증경총회장)는 ‘본 받으라’는 제하의 설교를 통해 “방지일 목사는 옛날 바울사도의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 된 것같이 너희도 나를 본받으라’는 말에 가장 가까운 삶을 살았다”면서 “장수 목회의 본을 보이고 민족, 계급, 교단, 교파를 초월해 사랑으로 복음을 전하는 초월 목회의 본도 보였다”고 회고했다.

이어 림 목사는 “한국교회 130년 역사에 함께한 분은 길선주, 한경직 목사 등인데 방지일 목사는 그분들과 함께 큰 어른”이라며 “화평의 목회를 하다간 그를 본받아야 한다. 특히 자신이 서있는 곳을 강단삼아 언제든 설교하던 자세도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따라야한다”고 강조했다.

장수 목회, 초월 목회의 본보기로

김요셉 목사(한교연 전 대표회장)는 “각 교단의 힘겨루기가 깨끗이 사라져야하며 외형 키우기와 맘모니즘을 없애야 한다. 고인의 가르침에 따라 한 생명도 귀히 양육해야 한다”고 권면했다.

유가족으로 홀로 생존해 있는 방선주 박사(아들)는 인사자리에 나와 “귀히 쓰시고 장수하게 하신 후 편안히 불러주신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드린다”면서 “아버지의 뒤를 따라 목회자들이 귀히 일을 감당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예배는 정영택 목사(예장통합 총회장)가 집례했으며, 한국장로성가단이 찬송가 <본향을 향하네>, 영등포교회 당회원이 <아, 하나님의 은혜로>를 불렀다. 또한 황용대 목사(기장 총회장), 채영남 목사(예장통합 부총회장), 박종순 목사(숭실대학교 이사장), 서기행 목사(예장합동 증경총회장단 회장), 곽선희 목사(소망교회 원로), 주선애 교수(장신대 명예교수), 임정석 목사(영등포교회), 신경하 목사(전 기감 감독회장) 등이 참석해 조사 및 추모사 등을 전했다.

또 교단을 초월해 원로목회자 및 현역 목회자 등 460여명이 고문 및 장례위원으로 함께 했다. 장지는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가족묘지다.

한편 방지일 목사는 1911년 평북 선천읍에서 목사(방효원)의 아들로 태어나 목사가 되었다. 1937년 평양 장로회신학대학교를 졸업하고 그해 4월 평양노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후 중국 산동성 선교사로 파송됐다. 당시 방 목사는 미국 유학 준비를 마친 상태였지만 총회의 부름으로 아버지의 대를 이어 중국 선교사가 된 것이다.

중국 공산당이 정권을 잡으면서 철수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끝까지 선교지를 지켰고 21년만인 1957년 추방되어 귀국했다. 1958년 담임 목사가 없던 영등포교회에 부임해 양육에 헌신했으며 대한성서공회 이사장, 예장 통합 총회장 등을 역임했다. 1958년부터 월요 목회자 성경연구모임을 시작해 50년 기간 동안 수천 명의 후배 목회자들에게 성경 강해를 전했다. ‘닳아 없어질지언정 녹슬지 않는다’는 좌우명으로도 유명하며 제3회 연세대 언더우드선교상,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은 바 있다.
 
 ▲故 방지일 목사 관이 발인예배 후 운구차량에 실려지고 있다.ⓒ뉴스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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