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쓰시기에 얼마나 부족하면 30년이나 준비를 시키겠어요? 남은 시간이 얼마일지는 몰라도 생명을 다해 아프리카의 희망나무인 어린이들에게 우물을 하나라도 더 파주고 싶어요. 제 생명이 다할 때까지요.”

이창옥 선교사(65)가 약속의 땅, 은혜의 땅 아프리카에 우뚝 섰다. 온갖 질병과 테러가 횡행하는 이 땅에 그녀는 생명의 물을 끌어내기 위해 남은 인생을 던졌다.
 
▲아프리카전문국제구호개발 NGO ‘사단법인 아이러브아프리카’ 대표 이창옥 선교사는 학교에 우물을 설치하고 빈민촌 공중화장실을 개설하는 데 힘쓰고 있다.

"살려만 주신다면 시키는 대로 다 할게요!"

이창옥 선교사가 아프리카 땅에 다시 서게 된 사연은 3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녀는 1977년 정부 정책 아래 아프리카 대륙 지사장으로 발령이 난 남편을 따라 서부 아프리카 라이베리아의 수도 몬로비아에서 20대를 보냈다.

아프리카의 낭만을 만끽하며 지내던 어느 날 불행은 갑자기 찾아왔다. 풍토병과 말라리아에 걸려 사경을 헤매던 그녀가 마지막으로 붙잡은 것은 바로 하나님이었다.

“아프리카까지 와서 죽는 게 너무 억울해, 잊고 살던 하나님께 매달리며 울부짖었어요. 살려만 주신다면 시키는 대로 다 하겠다고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정말 거짓말처럼 즉시 나았지요. 제가 경험하고도 믿을 수 없는 일이었어요.”

새 생명을 얻고 귀국한 뒤 그녀는 제2의 고향, 은혜의 땅이 된 아프리카를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기도하며 고민했다. 그리고 30여년 간 자신과 싸우며, 사회적 활동을 하며 훈련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우연치 않게 다시 찾은 아프리카는 눈물과 아픔의 땅이었다. 병균이 득실한 웅덩이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사람들, 버젓한 화장실 하나 없어 오물과 쓰레기더미 속에서 뒹구는 아이들.

그 땅의 아픈 실상이 30여년 전 하나님과의 약속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그녀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2만개 우물 파주기 운동, 아프리카에 희망의 씨 뿌린다

‘무엇으로 그들을 도울 수 있을까.’ 기도 끝에 그녀가 시작한 일은 우물을 파주는 사역이었다. 그저 한 번 도와주고 끝내는 형식적인 우물 파기가 아니라 아프리카 현지인과 동역하고 장기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바로 초등학교 안에 우물을 세우는 일이었다. 100~200m 상당의 깊은 우물과 수도 시설을 설치해 학생들과 지역 주민이 다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학교와 주민의 협력 관리는 지역 발전에도 기여했다.

콸콸 쏟아지는 물에 아이들도 원주민들도 새로운 삶을 찾았다. 이 선교사는 기도 끝에 우물 2만개 파주기 릴레이 운동을 시작했다. 케냐 빈민촌에 공중화장실을 개량해주는 사업도 진행했다.

이 일들은 그녀가 아프리카전문국제구호개발 NGO ‘사단법인 아이러브아프리카’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60세가 넘은 나이, 편안한 노후를 버리고 아프리카 땅을 종횡무진 누비는 그녀는 최근 펴낸 책 <약속의 땅 아이러브 아프리카>에 사역의 열매들을 담았다.

책 첫머리에서 그녀는 “요즘 제가 한국보다 더 긴 시간 동안 머무는 아프리카는 기아, 더러운 물, 에이즈, 질병, 내전으로 어린 생명들이 피지도 못한 채 죽어가고 있다”며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희망을, 젊은이들에게는 꿈을 꿀 수 있도록 길을 인도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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