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과 고령화는 우리 사회뿐 아니라 교회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 당장 7~8년 후에는 한국교회가 지금의 반 토막이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목회 현장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한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7~8년 후 한국교회, 지금의 반 토막 될 것”

장신대학교(총장 김명용)는 22일 오후 서울 광장동 장신대 소양관에서 제497주년 종교개혁제 특강을 진행했다.

신대원 신학과 온학우회가 주관한 이번 특강에서 ‘한국교회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강의한 김요한 목사(새물결플러스 대표)는 한국교회 문제의 근원이 신학의 빈곤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목회자들이 향후 미래에 대한 설계를 지금부터 해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한국교회 문제의 근원은 신학적으로 빈곤하다는 것”이라며 “목회자들이 인문학적 감수성과 소양이 부족하고, 교회 안에 싸구려 구원과 은총에 젖어 있는 성도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신학생들을 ‘잠재적 실업자’라고 표현한 그는 참석자들에게 “지금으로부터 7~8년 후의 한국교회를 생각해 보고, 오늘의 삶을 설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준비된 예비 목회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우리나라에서 매주일 교회에 출석하는 개신교 인구는 5백만이 채 되지 않는다. 이 가운데 예배를 통해 영적인 재충전(refresh)을 경험하는 사람은 극소수일 것”이라며 “실제로 어떤 시뮬레이션에서 한국의 개신교는 7~8년 후 지금의 반 토막이 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특히 사회적으로 저출산ㆍ고령화 현상과 맞물려 향후 한국교회는 생산성과 역동성을 거의 상실하게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그는 “한국에 개신교 목사만 15만 명가량 된다. 성도들은 계속 줄어드는데 목회자는 계속해서 쏟아져 나온다. 더욱이 지금과 같은 한국교회 상황에선 목회자들의 경쟁 자체가 굉장히 불공정하다. 내 출신이 뭐냐, 어떤 부모를 만났느냐가 중요하다”며 “앞으로의 목회 현장은 점점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목회자들 책 너무 안 읽어…신학적 깊이ㆍ인문학적 능력 키워야

이에 김 목사는 한국교회의 ‘틀’을 바꾸는 것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김요한 목사ⓒ뉴스미션

그는 “가장 좋은 방법은 틀을 바꾸는 것이다. 내게 그런 힘이 있다면, 자질과 함량, 품성이 미달되는 목회자들은 다 퇴출시키고 신학생들의 입학과 졸업도 제한시킬 것”이라며 “우리 교회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소수의 정예화된 목회자들이 세운 교회가 수천 개 세워질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러기엔 한국교회 안에 돈과 권력, 혈연과 지연 등으로 얽혀 있는 이해관계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대안은 없는 것일까. 김 목사는 예비 목회자인 신학생들의 ‘준비된 역량’이 한국교회의 새로운 희망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기독교신앙을 이용해서, 하나님의 이름을 이용해서 입신양명 하려고 하는 사람은 신학교와 목회 현장을 떠나야 한다”며 “신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이 진실하게 준비된다면, 이들이 일으킬 수 있는 변화의 폭은 상당히 크다”고 역설했다.

김 목사는 “신학서적 내겠다고 6년 전 출판사를 시작했다. ‘우리나라에 목사가 15만이니, 그 중 1%인 1500명은 책을 사겠지. 나머지 손해는 감수하자’ 생각했다. 그런데 현실은 500권 팔리면 엄청 많이 팔린 것”이라며 “목사와 신학생이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데 책을 읽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목회자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소양으로 깊이 있는 신학과 인문학적 능력을 꼽은 그는 예비 목회자들에게 △신학의 전문가가 될 것 △인문학적 능력을 키울 것 △균형 잡힌 역사의식을 가질 것 △깊은 기도에 대한 경험을 가질 것 등을 주문했다.

김 목사는 끝으로 참석자들에게 “여러분은 교회를 교회답게 하기 위해 부름받는 사람들”이라며 “제품화된 스펙을 장착하려고만 하지 말고, 진리와 공의와 진실의 길을 가려고 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서로 연대하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면 한국교회는 분명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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