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버스와 지하철에 시달리며 출근하고, 해도 해도 끝나지 않는 업무와 씨름하다 또 다시 만원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퇴근하는 현대인들의 일상은 늘 피곤하다. 하루하루를 살아내기에 바쁜 사람들의 표정엔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그런데 여기, 조금은 다른 일상을 만들어가는 이들이 있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며 일상의 소중한 풍경들을 사람들과 나누는 남편 박정규 씨와, 공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일상이 주는 깨달음에 귀 기울이는 아내 신혜숙 씨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 부부는 “익숙한 것에서 눈을 돌리면, 일상이 감사가 되는 기적이 일어난다”고 이야기한다.

자전거 타는 남자와 버스 타는 여자의 ‘일상 그리고 행복’
 ▲박정규ㆍ신혜숙 부부ⓒ뉴스미션


박정규ㆍ신혜숙 부부가 펴낸 <자전거 타는 남자, 버스 타는 여자>는 자전거로 희망을 이야기하는 남편과, 공감의 눈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아내의 좌충우돌 일상 탐험기를 담은 책이다.

자전거 여행가 박정규 씨는 달리기와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게 되면서 일상의 풍경이 바뀌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됐다.

“버스 타고 출퇴근하는 사람들 보면, 웃는 얼굴 찾기가 쉽지 않잖아요. 매일 똑같은 출퇴근길이 달라지게 할 순 없을까 고민하다가, 운동으로 출퇴근을 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평소에 놓쳤던 풍경들의 아름다움도 발견하게 되고, 내 삶의 방향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되고…. ‘여유’라는 걸 갖게 됐죠. ‘운동 출퇴근’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자전거 희망여행가로도 불리는 그는 3년 동안 자전거로 세계여행을 다녀온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2006년 5월 단돈 230만 원과 자전거만 들고 떠나 전 세계 16개국을 누볐다. 그리고 2009년 4월 귀국할 때, 그의 통장엔 230만 원이 남아 있었다. 낯선 여행자에게 선뜻 도움을 준 수많은 이들의 손길 덕분이었다.

현재 그는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인 ‘하자센터’ 내 자전거공방에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자전거 리사이클링 및 라이딩 수업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자전거와 더불어 운동의 역동성에 매력을 느끼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매력을 공유하길 희망하고 있다.

운동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향한 도전에 나서는 그는 서울에서 해남까지 무박 자전거 여행에 나서는가 하면, 철인 3종 경기에도 도전했다. 최근에는 장애우를 에스코트하는 라이딩, 기부라이딩 등을 시도하며 ‘사람을 돕는 운동’에 대해 고민하는 중이다.

박정규 씨의 글이 자전거와 운동을 소재로 한 일종의 도전기라면, 신혜숙 씨의 글은 잠시 숨을 고르고 생각에 잠기게 하는 단상들의 모음이라고 할 수 있다.

15년 간 20권의 수첩에 메모한 그의 소소한 기록들은 그가 삶의 매 순간을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했는지, 주변의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영화감독의 꿈을 품고 대학에서 연극영화를 전공했지만 꿈을 이루진 못했다. 대신 5년 가까이 기자 일을 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난 것은 그에게 큰 자산이 됐다.

한때 취업을 위해 100곳 이상 면접을 보기도 했다는 그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상에서 ‘의미’와 ‘감동’이 되는 일들을 기획하고 만드는 것이 꿈이다. 그 꿈을 위해 지금도 열심히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

“여전히 난 내 자신을 찾아나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해요. 타인과의 관계 이전에 내 자신과 화해하는 과정이 진행 중인 거죠. 그런 의미에서 글쓰기는 내 자신과 소통하는 가장 훌륭한 통로였어요. 자신의 삶에서 계속 씨름하고 눈물 흘리고 아파하고 몸부림치다 보면, 분명 어느 순간 깨끗하고 평온한 마음을 찾을 때가 오리라 믿어요.”
 

흥미로운 일상 탐험의 기록이 주는 재미 ‘쏠쏠’

400여 쪽에 이르는 이 책은 적잖은 분량이지만, 두 사람이 보여주는 흥미로운 일상 탐험의 기록들이 사진과 함께 실려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읽어 내려갈 수 있다.

버스 운전기사와 손수레를 끄는 어르신들 그리고 마트 직원들에게 선물을 전달한 ‘오라이 프로젝트’는 신문과 방송을 통해 알려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작은 도움의 손길만으로 누군가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걸, 이들은 몸소 보여줬다. 이들 부부의 남다른 ‘행동력’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 책에는 이들의 꿈과 희망뿐 아니라, 서로를 향한 가슴 두근거리는 사랑도 있다. 드라마틱한 만남에서부터 결혼 그리고 지금까지,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를 더욱 존경하게 된다는 두 사람의 알콩달콩 연애담은 책 곳곳에서 발견된다.

“지금도 내 삶에 가장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은 남편을 만난 거예요. 수십 번을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벅찬 감사죠. 하나님이 내 삶에 허락해 주신 최고의 선물입니다.”(신혜숙)

“가진 것 없고 미래가 불안했던 나를 믿어주고 선택한 아내의 용기를 떠올리면 고마움이 마음에 번집니다. 그녀 덕분에 오늘도, 내일도, 달립니다. 웃습니다. 살아갑니다. 사랑합니다.”(박정규)

자전거를 타는 남자와 버스를 타는 여자, 다른 듯 닮아 있는 이들 부부의 탐험과 도전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부부는 말한다. “익숙한 것에서 눈을 돌리면 일상이 감사가 되는 기적을 맛볼 수 있습니다. 그 기적은 바로 여러분에게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와 함께하지 않으실래요?”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