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2017년은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해이면서 평양대부흥운동이 일어난 지 11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침체와 분열로 얼룩진 한국교회가 다시금 개혁과 갱신의 기치를 높이 들어야 할 시기라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오직 성서로, 다시 본질로 돌아가자”며 한국교회의 회복을 한 마음으로 염원했다.
 
 ▲30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교회 개혁과 갱신 대토론회ⓒ뉴스미션

“다시 성경으로, 신앙의 본질로 돌아가야”

2017종교개혁500주년성령대회(대표대회장 소강석 목사)와 사단법인 세계성령중앙협의회(대표회장 정인찬 박사)는 30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교회 개혁과 갱신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올해 종교개혁 497주년을 맞아, 한국교회의 개혁과 갱신을 위해 필요한 대안들을 제시하고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토론회에 참석한 목회자들은 ‘오직 성서’를 외쳤던 종교개혁의 정신을 되살려 한국교회가 신앙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개회사를 전한 소강석 목사는 “종교개혁의 정신은 신앙의 본질, 즉 성경의 원리로 돌아가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한국교회는 신앙의 본질을 잃어버리고 혼돈과 공허의 블랙홀에 빠져 표류하고 있다”며 “다시 성경으로 돌아가고, 신앙의 본질로 돌아가는 제2의 종교개혁이 한국교회에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혁 목사(한복협 회장)는 “종교개혁자들이 외쳤던 ‘오직 성경, 오직 은혜, 오직 믿음’의 모토를 계속해서 그리고 새롭게 외쳐야 한다”며 “번영신학과 성장제일주의에 사로잡혀 세상과 자신과 돈과 쾌락과 명예를 사랑하는 모든 죄를 처절하게 회개하고, △기도와 예배 △긍휼과 자비 △화해와 평화를 실천하는 개혁과 갱신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박명수 교수도 한국교회가 성서의 핵심인 십자가의 복음으로 돌아가야 함을 강조하며, △목회자의 세속화 경계 개교회주의 극복 △지나친 개척교회 난립 및 무리한 교회건축 중지△건전한 재정운영 △무례한 복음전도 행위 자제 △사회적 섬김과 통일을 위한 노력 등을 적극 실천할 것을 주문했다.

“왜곡된 성장 논리, 한국교회 타락 주범”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통합, 고신, 기감, 대신, 기성 등 5개 교단의 목회자들이 발제자로 참석해, 한국교회 개혁과 갱신을 위한 제언을 발표했다.

정주채 목사(고신, 향상교회 은퇴)는 한국교회 타락의 주범으로 ‘그리스도의 주 되심에 대한 신앙 약화’ 그리고 ‘성장주의’를 꼽았다.

그는 “그리스도의 주 되심에 대한 신앙 약화는 모든 악의 근원이 되고 있다. 인본주의, 현세주의, 물질주의가 모두 여기서 나온다. 이는 교회의 영적 권위를 추락시키고, 신자들은 모두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고 있다”며 “교회의 본질적 특성을 변질시키고 훼손하는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성장주의다. 성장주의가 한국교회를 깊이 병들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정 목사는 “사람들이 교회성장을 자신들의 공로를 자랑하고 세속적인 명예의 수단으로 사용하면서, 성장주의가 교회의 교회됨을 파괴하고 부흥을 왜곡시키며 진정한 성장을 가로막는 악이 됐다”며 “값싼 은혜로 전락해버린 복음을 그리스도가 자기 목숨을 대속제물로 바쳐서 이루신 십자가의 복음으로 다시 회복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교회에 사람을 들이는 입교부터 신중하고 엄격하게 수행돼야 한다”며 △민주적인 교회행정과 투명한 재정관리 △도덕재무장운동 △대형교회 분립운동 및 건강한 중소교회 세우기 운동을 실천 항목으로 제시했다.

최이우 목사(기감, 종교교회)도 성장 및 성장주의가 한국교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는 “교회가 목적과 수단을 혼돈하게 됐다. 총력전도, 열린예배, 셀교회를 하는 이유가 전부 교회 부흥을 위해서”라며 “성장하는 교회는 좋은 교회, 그렇지 못한 교회는 나쁜 교회라는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어떻게 해야 교회가 부흥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교회다운 교회, 목회자다운 목회자, 성도다운 성도가 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석순 목사(대신, 한국중앙교회)는 “한국교회는 이미 많은 것을 가졌음에도 세상의 것을 더 얻기 위해, 더 큰 교회와 경쟁하며 살아가고 있다”며 “교회는 다 가진 자로서 이미 받은 구원의 복을 모든 교회와 온 인류에게 흘려보내는 축복자로 살아가는 개혁과 갱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형은 목사(기성, 성락성결교회)는 △기독교의 본질에 대한 처절한 연구와 묵상, 결단과 실행 △이 사회와 오늘날의 세계에 대한 편견 없는 통찰 △신학의 재건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90년대 중반 이후 한국 교계 안에서 신학이 바람직한 비평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다양한 방식을 통해 신학의 본디 기능을 재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적어도 한 세대 정도는 시간을 갖고 젊은 세대를 겨냥해 기독교의 근본적인 구조를 다시 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훈 목사(통합, 안산제일교회)는 “작금의 한국교회를 보면, 총회나 노회나 교회 정치의 부조리가 세속 정치보다 더 타락했다”며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사도 바울이 자신의 목회에서 자랑으로 삼았던 ‘자기 부끄러움, 자기 약함, 오직 십자가’ 이 세 가지를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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