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교회를 다니는 한 성도가 3년 전 송태근 담임목사의 청빙 과정에서 있었던 일화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송태근 목사가 삼일교회 청빙을 받아 부임하던 시기, 강남교회가 보여준 성숙한 신앙인의 모습이 새삼 누리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사진 삼일교회)

“그 시기 강남교회 게시판은 ‘난리통’이었다”
 
송태근 목사는 18년 간 담임했던 노량진 강남교회를 사임하고 2012년 삼일교회로 청빙을 받아 왔다. 당시 삼일교회는 전병욱 목사가 성추행 문제로 사임한 이후 1년 반 넘는 공백 속에 있었다.
 
청빙 과정에서의 일화를 소개한 삼일교회 성도 김용환 씨는 “송태근 목사님이 우리 교회로 오시기 직전 호기심에 강남교회 온라인 게시판에 들어갔던 적이 있다. 그 시기 강남교회 게시판은 참 혼란스러웠다. 삼일교회의 그것보다 더욱 심한 ‘난리통’이었다”고 회고했다.
 
강남교회 게시판은 ‘강남교회가 사랑하는 송태근 목사님을 절대 삼일교회에 청빙되도록 해서는 안된다’는 주장들이 거셌다.
 
‘우리 강남교회 청년도 소중하다’, ‘우리 목사님을 도대체 왜 데려가려는 거냐’, ‘삼일교회 당신들이 뭔데’, ‘큰 교회면 다냐’ 등 설움을 표출하는 강남교회 성도들의 반대글이 도배됐다.
 
당시 게시판 광경을 지켜봤다는 김 씨는 “청빙을 마주한 그 교회 성도들의 억울하고 격한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가 있었고, 19년을 함께했던 송태근 목사님에 대한 성도들의 사랑 또한 엿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 성도의 쓴소리, 게시판 분위기 서서히 변해
 

혼란스런 상황 속에 강남교회 당회는 ‘담임 목사님의 청빙을 반대하는 기도회’를 열기로 하고 공지글을 띄웠다. 그러던 중 한 성도의 댓글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 교회는 송 목사님만 보이고 하나님은 안 보이네…”
 
김 씨는 “그 한마디 댓글에 다른 분들도 충격을 받으셨는지 쏟아지던 불만과 반대의 글들도 일순 멈추는 듯 했다. 그렇게 교회 본질을 이야기하는 한 성도님의 일갈을 시작으로, 함께 성숙해지자는 성도들의 목소리는 점점 게시판을 채워갔다”고 전했다.
 
이후 강남교회 게시판 분위기는 서서히 전환됐고, 청빙 반대를 외치던 기도회는 ’하나님의 뜻을 묻는 기도회’로 제목이 바뀌어 열렸다.
 
3일 간의 기도회 끝에 강남교회는 송 목사의 사임을 받아들이고 후임 목사 청빙을 준비했다.

송 목사는 마지막 설교에서 ‘강남교회에 송태근이라는 이름을 지워달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 이후, 삼일교회에서 성추행 사건에 대한 공개 사과와 피해보상 방안을 논의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글을 쓴 김 씨는 “부담을 무릅쓰고 ‘어떻게 이 교회는 하나님이 안보이냐’고 외치던 강남교회 성도들을 잊을 수가 없다. 나도 예수를 말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그 분처럼 필요한 때에 용기로 순종을 ‘행하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글을 맺었다.
 
페이스북에서 해당 글을 읽은 이들은 공감한다는 의견을 표하기도 했다. 몇몇 누리꾼은 “정독했습니다. 진정한 성숙을 배웁니다”, “’목사교’가 아님을 보는 것 같아서, 그리고 소수가 이끌어 낸 변화라서 인상 깊었습니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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