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앱, 매달 성경읽기 등 성경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은 더욱 편리해졌지만, 막상 성경을 매일 읽기란 어렵다. 성경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자기만의 노하우가 쌓여 습관이 돼야 가능한 일이다. 성경읽기를 독려하고, 말씀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한국교회 성도들이 될 수 있도록 ‘성경을 읽자’는 주제로 기획해 성경읽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방법 또한 나누고자 한다.
 
신년 특집으로 성경읽기 기획을 준비하면서 뉴스미션 기자들은 각각 자신에게 맞는 방법대로 성경읽기를 시작했다. 방법과 내용은 달랐지만 성경에 대한 취재원들의 열의를 보며 적잖이 도전을 받은 터였다. 이제 기획을 마무리하며, 두 명의 기자가 각각의 방법대로 성경읽기를 직접 해본 경험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뉴스미션 신년 기획 '성경 읽기' 네 번째는 기자들이 각각의 방법대로 직접 성경 읽기 훈련을 해본 소감과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뉴스미션

뜨뜻미지근해진 신앙, 성경읽기로 재점화 중 – 이동희 기자
 
신앙생활 30년이 훌쩍 넘었다. 교회 부속 유치원을 다니면서 자리잡은 신앙이 중고등부 시절 은근히 달궈져 뜨거운 청년기를 지났다. 30대 중반, 이제 열기는 식고 뜨뜻미지근해진 상태다. ‘성경을 읽어야 한다’는 당위의 설교를 들으면 그때뿐 딱히 꾸준히 읽어야 할 필요는 느끼지 못했다.
 
이런 와중에 새해 특집 캠페인성 기사로 ‘성경읽기’를 기획하기로 했다. 취재를 위해 만난 취재원이 성경의 유익을 강조한 뒤 “기자도 동참하라”고 한마디 덧붙였다. 당황스러웠다. 성경읽기 기획은 독자가 대상이지 나를 위한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런데 그냥 웃어넘길 수가 없었다. 좋은 마음으로 독자들에게 권유하려는 기획이었지만, 자신은 하지도 않으면서 남들에게 ‘하라’는 것이 위선으로 느껴져서다. 그래서 올해는 나도 성경을 읽어보기로 결심했다. 지난 1월부터 원바디 연대기 순으로 성경읽기를 시작했다. 
 
원바디는 하루에 3장~4장씩 본문을 읽고, 마음에 와 닿는 한 구절, 그리고 적용점과 기도를 적는 페이지로 간단하게 구성돼 있다. 연대기 순으로 구성돼 있어 창세기 5장까지 읽으니 바로 욥기로 이어졌다. 새해 초부터 욥기를 읽으려니 뭔가 인생에 심오한 진리 가운데 들어가는 것 같았다. 이전에 욥기는 ‘욥이 고통 엄청 당하다가 다시 보상 받았다’로 요약되는 이야기에 불과했는데, 신중히 읽어보니 자식이 일시에 다 죽고, 자신의 몸까지 상하고, 친구들은 위로한답시고 찾아와서는 정의와 공의를 논하고 있었다.
 
이런 이야기들이 요즘 세상살이처럼 느껴졌다. 사건 사고가 연일 일어나 자녀가 죽어가는 뉴스가 쏟아지고, ‘네가 옳다 내가 옳다’ 논쟁이 계속되는 세상, 이런 세상에 고통 받는 욥과 같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이런 생각들에 감정이입이 되고, 막연했던 욥의 고통이 예전과 다르게 느껴지면서 성경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예전에 느꼈던 ‘성경읽는 맛’이 기억났다!
 
오랜만에 집중해서 성경을 읽으려니 쉽지 않았다. 그래서 스마트폰 오디오성경을 동원해 귀와 눈으로 동시에 읽기로 했다. 집중도가 생겼다. 스마트폰에서 유용한 성경읽기 앱을 다운받으니 성경읽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음악을 듣는 대신 성경을 듣고, 여유가 있을 땐 들으며 읽는다. 문명의 이기를 한껏 이용하면서 가장 기본적이고 영적인 일을 한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다.
 
성경읽기로 결심한지 54일째. 새로운 시도가 습관이 되는 시간이 66일이라는데, 아직 60일을 채우지 못했다. 성경읽기가 완전히 습관이 됐다고 자신할 수는 없지만, 말씀이 주는 달콤함을 맛보는 계기가 된 건 확실하다. 지금은 시작이지만 훈련과 습관이 몸에 배면, 보화와 같은 지혜가 더 많이 깨달아 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이어폰을 끼우고 성경을 편다.
 
▲성경읽기에 재미를 붙여보려고 매일 읽고나면 스티커도 붙였다.(이동희 기자)ⓒ뉴스미션

지하철에서 SNS 끄고 성경을 읽기 시작한 – 윤화미 기자
 
연초가 되면 늘 작심했던 성경 1독. 작심석달로 실패하고 창세기만 닳고 달아 통독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있던 중 조병호 박사가 만든 성경듣기 앱을 만났다.
 
1월 중순 ‘성경읽기’ 기획 취재 때문에 통독원이 위치한 경기도 가평 산골짜기를 찾았다. 눈이 쌓여 제법 운치있는 이 곳에 방학 동안 성경을 공부하러 온 학생들이 빼곡했다. 조병호 박사가 여전히 열강 중이었다.
 
그에게 누구나 쉽게, 꾸준히, 잘할 수 있는 성경통독의 ‘비법’을 전수해달라고 부탁했다. 하이기쁨교회(조병호 목사) 성도들이 1년 10독 성경통독을 할 수 있었던 ‘비책’을 듣고 싶었다.
 
듣다 보니 성경을 안읽던 사람이 무작정 읽기만 한다고 되는 건 아니었다.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일단 ‘듣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수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성경통독원은 ‘1년 10번 역사순 성경듣기’ 앱을 만들었다. 스마트폰으로 들을 수 있는 앱인데, 홈페이지(tongdok.net)에 들어가면 mp3 음원 다운로드도 가능하다. 이 앱으로 하루 1시간 성경을 듣기만 하면 단 36일만에 1독이 가능하다. 놀랍지 않은가?
 
앱이 만들어지기까지 과정도 흥미롭다. 음원 파일은 조병호 박사가 성경 전체를 직접 녹음한 것이다. 7년 전 성대수술 후 원치 않게 ‘침묵의 시간’을 가졌던 그는 자신의 목소리를 하나님을 위해 사용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완쾌하자마자 성경 낭독을 시작했다. 하루 10시간씩 100일 동안 성경을 녹음하면서 하루도 울지 않은 날이 없었다고 한다.
 
이거다 싶었다. 한 번 해보기로 결심하고 스마트폰에 앱을 다운받아 듣기 시작했다. 가장 듣기 좋은 속도라는 1.4배속으로 하니 술술 넘어간다.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성경책을 보면서 눈과 귀로 같이 읽었다. 제법 빠른 속도라 모든 말씀이 다 머리에 들어오진 않지만 일단 통독을 반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니 그냥 읽었다.
 
창세기, 출애굽기까지 하루 1시간은 쉽다. 여기까지 사흘이면 끝난다. ‘마의 장벽’ 레위기로 넘어가니 듣기도 한계가 온다. 민수기, 신명기를 겨우 넘기고 여호수아, 사사기, 룻기, 사무엘상을 읽다 보면 역사순대로 시편, 잠언, 전도서, 아가서가 불쑥 불쑥 나오는데 쏠쏠한 재미가 있다.
 
사실 나도 성경읽기가 습관이 되지 않아 매일 빼놓지 않고 꾸준히 읽는 것은 실패했다. 피곤하면 빠지는 날이 종종 생겼다. 그래서 출퇴근, 이동하는 시간 틈틈이 성경을 듣고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습관을 들이기 위해선 항상 같은 시간, 편안한 장소에서 빼먹지 않고 읽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요즘 나는 출근 시간 지하철에서 SNS를 끊고 성경을 보는 놀라운 변화를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다닌다. 성경통독을 계획하고 있던 동생에게 앱을 소개하고 36일 만에 1독이 가능하다고 큰소리도 쳤다. 다음 달까지 성경 1독을 하고야 말리라는 나름의 몸부림이다. 글을 읽는 독자 중에도 1년 성경 10독을 꿈꾸는 이가 있다면 ‘성경 듣기’를 꼭 시도해 보기 바란다.
 
▲1년 10번 성경듣기 어플ⓒ뉴스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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