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여정은 흔히 ‘사막’에 비유되곤 한다. 신앙인이라면 모세와 예수님이 시험당한 곳인 ‘광야’도 익숙하다. 그런데 진짜 사막에 가보면 어떨까? 사막은 정말 힘든 곳일까? 이런 의문을 품고 무작정 사막으로 떠난 목사가 있다. “사막하면 사하라지”하며 사하라 사막행을 결정한 목사, 사막 이야기를 책으로 펼쳐낸 <광야와 사막을 건너는 사람>의 저자 성광침례교회 유관재 목사(57)가 그 주인공이다. 

무작정 떠난 사막행, 영적 순례의 길이 됐다

3년 전 한국 사람들이 찾아 가지 않는 사막에 일부러 찾아갔다. 패키지가 아니라 비행기를 연결해 찾고 찾아서 간 길이었다. 호기심에 찾아 간 그 길이 유관재 목사에게는 영적 순례길과도 같았다. 사막의 모래바람, 황량함, 엄청난 일교차 그 모든 것들이 성경의 한 구절 한 구절과 맞닿아 엄청난 메시지로 다가 왔다.

“사막에 가보니 하나님이 왜 정착민이 아니라 유목민을 선택하셨는지 알 것 같았다. 사막에서는 하나님만 봐야 한다. 농경사회는 내가 노력하는 되는 곳이다. 저수지도 만들고 가꾸고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그런데 사막에선, 광야에선 그렇지 않다. 아브라함도 모세도 왜 광야로 이끄셨는지 알 것 같았다”

사막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동물 낙타도 깨달음을 선물로 줬다. 낙타의 전 존재가 사막을 건널 준비가 완벽했다. 발굽, 눈썹, 코 모두 사막을 지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그때 사막이어서, 광야여서 힘든 것이 아니라, 준비가 안 되면 힘들다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 모든 생체조건이 사막을 살기에 알맞은 낙타에게 사막은 힘든 곳이 아니다. 

“어느 동물도 코를 스스로 막을 수 없다. 그런데 낙타는 모래바람이 불 때 코를 막을 수 있다. 낙타를 보면서 환경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준비가 안 된 것이 힘든 것이다. 똑같은 환경이라도 준비가 되면 누군가는 누리는 반면 누군가는 버거워 한다. 준비가 되면 사막에서도 즐길 수 있다”

사막에서 오히려 에덴을 발견해 냈다

사막에서의 깨달음과 묵상은 설교로 이어졌다. 그리고 <광야와 사막을 건너는 사람>이라는 책으로도 출간됐다. 유관재 목사는 사막에서의 깨달음이 많은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삶의 지혜로 남길 바랐다.

“혹자는 인생을 산을 오르는 것에 비유하지만, 인생은 오히려 끊임없는 광야와 사막이 펼쳐진 것이다. 인생에서 광야와 사막은 끝나지 않는거다. 산은 목표지향적이지만, 인생은 그렇게 목표지향적이 아니다. 광야와 사막을 건넌다는 것은 인생을 이해하는 중요한 포인트다. 인생은 결국 과정인 것이다. 나와 같이 사막을 갔던 한 목회자는 목표지향적인 인생과 목회철학을 수정하기도 했다. 사막이 그런 깨달음을 준 거다”
 
외롭고 쓸쓸한 것 같은 사막과 광야가 인생이라고? 유관재 목사의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유관재 목사는 사막의 비밀을 발견했다. 사막이 에덴이 되는 비결, 사막에 강이 흐를 때 그곳은 천국이 된다는 이야기다.

“에덴이 왜 에덴이냐면, 4개의 강물이 흐르기 때문이다. 강물이 없으면 사막이다. 사막에 강물이 흐르면 옥토가 된다. 거기에 기적이 있다. 광야와 사막 같은 인생 길에 기적이 일어나는 건 하나님의 강물이 흐르기 때문이다. 딱딱한 땅이 부드러운 땅이 되고 먼지나는 땅이 아름다운 땅이 된다. 우리의 삶의 여정이 광야와 사막을 건넌다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내안에 하나님의 은혜의 강물이 있는가. 그러면 광야와 사막이 일어나면 거기가 기적의 현장이 된다. 광야에 물만 있으면 어디보다도 옥토다”
 
 ▲인생 여정은 사막이지만, 하나님의 은혜를 만나면 강과 맞닿은 사막이 에덴으로 변하는 것 같이 천국여정이 된다. (사진 유관재 목사 제공)

유목민의 삶을 기억하라, 소유하려 할수록 버겁다

사막을 경험하고 직접적인 깨달음을 얻었지만, 이미 유관재 목사는 삶을 통해 사막에서 에덴을 만나는 비법을 경험했다. 그의 삶을 통해서. 목회자로써 무소유를 각오하고, 여러 결단을 내린 것도 그런 삶의 경험을 통해서다.

“내가 모으고 저수지를 만들면서 농경사회에서 살듯이 하면 하나님을 못 만난다. 광야를 걸어가려면 있는 걸 다 버려야 한다. 유목민은 많은 걸 가져 갈수록, 소유 할수록 불편하다.  삶이 힘들어 진다. 이 시대에 사람들이 힘들어 하는 이유는 끊임없이 소유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복잡한 도심에 살지만 ‘사막과 광야의 삶’처럼 퍽퍽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그럴 땐 한 번 쯤 생각해 보자. 너무 많이 가지려다 보니 힘든 건 아닌지. 유관재 목사는 그의 저서 <광야와 사막을 건너는 사람>에서 “강물이 닿은 사막은 에덴이 된다”고 강조했다. 내 손에 쥐려던 것을 내려놓고 하나님을 기다리면, 사막 한 가운데서 오아시스를 발견할 수 있다고.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