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세대를 책임질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교회를 빠져나가고 있다. 주일학교가 아예 없는 교회들도 부지기수다. 어느 교단은 소속 교회의 50%가 교회학교를 폐쇄했다는 통계를 발표하기도 했다. 교회학교를 다시 살릴 방도는 무엇일까. 이를 논의하기 위한 포럼이 열렸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와 변혁한국이 주최하고 4/14윈도우한국연합이 주관하는 4/14윈도우포럼이 13일 할렐루야교회에서 열렸다. 사진은 2013년 포럼 기념사진ⓒ4/14윈도우한국연합

교회학교 학생 수 급감…발만 동동 구르는 한국교회

한국세계선교협의회와 변혁한국은 13일 오전 분당 할렐루야교회에서 ‘교회학교 부흥 전략을 말한다’라는 주제로 4/14윈도우포럼을 개최했다.

4/14윈도우포럼은 4~14세 어린이ㆍ청소년을 차세대 리더로 일으켜 세우자는 취지 아래 지난 2011년부터 진행돼 왔다. 2012년부터는 4/14윈도우한국연합이 출범돼 포럼을 주관하고 있다.

4/14윈도우한국연합 허종학 사무총장은 “최근 몇 년간 세계선교대회 및 세계기도성회 등에서 4/14윈도우 트랙이 운영되고 있고, 어린이와 청소년이 선교의 핵심이자 이 시대의 아젠다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4/14윈도우 위주의 전략적 운영이 필요하다. 3세대가 함께하는 예배공동체로의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교회만 보더라도 교회학교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도 모자라 아예 사라지는 교회들이 적잖아 위기의식은 고조되고 있지만, 대부분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한국 교회교육의 위기와 해법’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박상진 교수(장신대)는 “분명한 것은 오늘날 한국교회 교회학교 학생 수는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며 “그러나 대부분의 교회들은 급감하고 있는 교회학교 학생 수를 지켜보고만 있을 뿐이고, 도시의 중소형 교회와 특히 농어촌의 교회들은 교회학교가 사라지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50년이 되면 0~24세에 이르는 교회학교 대상 연령이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를 극복할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한국교회의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학교식’ 체제 한계…‘관계ㆍ공동체ㆍ참여’ 살려야

계속된 발제에서 박 교수는 현행 교회학교가 직면한 위기 요인을 △패러다임의 한계 △세대 간 이질적 문화와 소통의 문제 △교사의 영성과 헌신의 약화 △입시 위주의 교육과 부모의 왜곡된 교육열 △한국교회의 신뢰도 추락 등 5가지 측면에서 분석했다.
 
 ▲박상진 교수ⓒ뉴스미션

또한 이 같은 요인들은 주일학교 또는 교회학교라고 하는 ‘학교식 체제’가 더 이상의 대안이 될 수 없음을 드러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전통적인 학교식 교육 형태는 지식을 전달하는 것에 용이한 구조였지만 신앙을 형성하고 삶을 변화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저출산, 고령화 현상 속에서는 학교식 체제보다는 보다 관계지향적인 구조가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인원이 많지 않아도 가능한 교육구조일 뿐만 아니라, 소규모 인원일 때 오히려 내면을 변화시키는 인격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라는 것. 멘토링을 비롯한 일대일 만남, 토의를 강조하는 소그룹 성경공부와 제자훈련, 가정과 회중 안에서의 교제 등이 이에 속한다.

학교식 체제보다는 공동체적인 구조, 교사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의 교육이 아니라 학생들이 경험하고 참여하여 온 몸으로 체험하는 신앙교육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교회와 가정의 연계, 신앙과 학업의 연계가 이뤄져야 한다.

박 교수는 “교회는 가정 같은 교회가 되고, 가정은 교회 같은 가정이 되어 서로 연계될 때 진정한 기독교교육이 가능하다. 부모를 자녀교육의 책임자로 세우는 교육이 교회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신앙과 학업의 연계를 위해서는 방과후학교, 주말학교, 학업과 진로에 대한 기독교적 관점을 확립하도록 하는 단기교육 등도 시도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교회의 모든 사역에서 어린이를 배려하자”

담임목회자의 관점에서 교회학교 사역의 방향을 제시한 김요셉 목사(원천교회)는 다음세대를 ‘가정사역’의 중요한 일원으로 보고, 이들을 배려하는 사역이 교회 전반에서 나타나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다음세대 사역을 단순히 어린이들을 위한 사역이라고 볼 것이 아니라, 가정이란 더 확대된 공동체의 뗄 수 없는 구성원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건강하고 지속가능하다”며 “교회에서 진행하는 어떤 프로그램도 어린이를 배려하지 않고는 하지 않을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주중에 어머니들을 위한 성경공부는 신청자를 모집하기 전에 탁아를 맡아줄 봉사자부터 모집한다. 탁아봉사자가 모집된 적정 인원만큼만 성경공부 신청자를 받는 것. 24~48개월 사이의 자녀와 부모들에게는 교회에서 세운 리더와 자모들이 주축이 돼서 주 3회씩 성경적인 훈육과 양육을 해주는 ‘협동 육아’ 사역을 진행한다.

이밖에도 김 목사는 “가정이 함께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인 공휴일에는 교회 행사를 기획하지 않고 있다”며 “교회의 공적인 예배나 행사에서는 부모뿐 아니라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도 같이 운영한다. 주중 예배, 새벽기도, 심지어 교사 모임 때도 어린이 프로그램을 병행해서 아이가 방치되는 일이 없도록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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