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를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모태솔로, 이성과 3번 이상 만나본 적이 없는 사람, 항상 썸만 타다 끝나는 사람, 연애를 해도 1년을 넘기지 못하는 사람…. 이들이 제대로 된 연애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청년사역단체 ‘크리스천데이트’를 운영하면서 113쌍의 커플이 가정을 이루고 5천 쌍의 커플이 교제하는 것을 지켜봤다는 송유창 대표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한 권의 책으로 풀어냈다. 가정사역자로 잘 알려진 박수웅 장로와 함께 펴낸 <연애나이를 알면 결혼이 보인다>가 그것. 송 대표를 만나 젊은이들의 연애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나눠봤다.

‘썸’만 타는 교회 오빠, 과연 행복할까요?
 
 ▲송유창 대표ⓒ뉴스미션

송유창 대표가 수많은 싱글들과 커플들을 상담하고 교제의 끈을 이어주면서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연애를 어려워하는 젊은이들을 위한 본질적이고 실제적인 지침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것이었다.

“6만 명 회원 중에서 교제를 시작한 커플이 5900쌍이에요. 전체 회원의 20% 정도인 셈이죠. 연애 한 번 못해 본 모태솔로를 비롯해 연애 한 달을 넘기지 못하거나 썸만 타다 끝나는 경우 등 각각의 상황에 맞는 세밀한 조언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연애나이를 알면 결혼이 보인다>는 연애나이를 단계별로 분류해, 그에 맞는 구체적인 지침들을 제시한다. △유아기: 연애 경험이 없는 모태솔로 △유년기: 2번 이하의 만남에만 머물러 있는 연애 초심자 △사춘기: 한 달 동안 썸만 타다 끝나는 연애 사춘기 △청년기: 1년을 채 넘기지 못하는 연애 중급자 △장년기: 결혼 앞에서 망설이고 있는 어른아이가 그것.

이 책에는 송 대표가 가장 오랜 시간을 들여 상담했던 한 남성의 사연이 소개된다. 큰 키와 준수한 외모로 소위 잘 나가는 ‘교회 오빠’였던 그는 늘 친한 여성 친구들이 에워쌌고 ‘썸(이성 간에 미묘한 감정을 느끼는 단계)’이 끊이지 않았다.

“이렇게 인기가 많으면 좋을 것 같지만 누군가와 교제를 시작해도 늘 후보가 있다는 생각에 그 관계에 100% 집중하지 못하고, 또 잠시의 위기를 만나면 쉽게 관계를 놓아버리는 경우를 되풀이하기도 합니다. 이성에게 어필할 수 있는 좋은 매력의 요소를 갖고 있고, 이성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사람들 중에 이런 ‘단기 연애자’가 상당히 많아요.”

이들에게는 다수의 시선과 관심이 집중되기 마련이다. 송 대표는 이를 ‘연예인 팬클럽’에 비유했다. 단지 팬클럽 멤버들이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지 못하거나 서로 드러내고 있지 않다는 근소한 차이만 있을 뿐이라는 것. 이러한 구조에서는 관심을 받는 소수도, 그 소수만 바라보며 ‘해바라기’를 하고 있는 다수도 결코 행복할 수 없다고 그는 이야기한다.

“이성 관계를 좀 더 현실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어요. 다수의 선망의 대상으로 존재하는 교회 오빠, 교회 여동생에게 관심을 갖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굳이 말리고 싶지 않지만, 그 관심이 단순히 외적으로 보이는 이미지에만 집중되는 것은 경계해야죠.”

송 대표는 ‘썸’을 타는 기간도 “한 달을 넘기지 말라”고 조언했다.

“교회 안에 썸 타는 청년들이 굉장히 많은 거 아세요? 친구들이 한 이성을 좋아하는데 서로 그런 사실을 숨기고, 여러 명의 이성을 동시에 좋아하는 청년들도 많고…. 이들을 위한 코칭도 교회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죠. 이런 미묘한 감정의 단계는 한 달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아요. 서로 착각하고 나중에 상처로 남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 책은 젊은이들이 셀프 체크리스트를 통해 ‘이 사람과 교제를 시작해도 될까?’ 스스로 점검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고백은 언제, 어떻게, 누가 먼저 하는 것이 좋을지, 상대방의 대답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까지 상황에 맞게 친절하게 알려준다.

교회 안에서 사귀면 안 된다?…인식 바뀌어야

이 책이 기존의 연애 관련 서적과는 다르게 와 닿는 이유는 30대 중반인 송 대표가 수많은 청년들과 함께하며 터득한 연애의 정석(?)이 20~30대 미혼 남성과 여성이라면 무릎을 치며 공감할 언어들로 전달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는 송 대표 개인의 체험도 빠질 수 없다.
 
 ▲송유창 대표와 박수웅 장로가 공동 집필한 <연애나이를 알면 결혼이 보인다>

“한때 완벽한 이상형을 찾아 6년 넘게 솔로의 시기를 보냈습니다. 그러다 교회 안에서 2년 반 교제를 했는데 이별 통보를 받았어요. 당시엔 솔직히 ‘멘붕’이었어요. 헤어지고 6개월은 거의 정서적 공황 상태였죠. 사람들과의 관계도 단절하고 교회에 가서도 예배만 드리고…. 이후 하나님께 회개하면서 내 선택이었던 부분들을 인정하게 됐죠.”

이런 아픔과 시행착오가 청년들을 도울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고 고백하는 송 대표. 그는 청년들이 교회 안에서도 건강하게 교제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교회 안에서 사귀면 위험하다는 인식이 아직까지는 팽배한 것 같아요. 목회자들이 나서서 사귀지 못하게 하고…. 분위기가 그렇다 보니 교회 안에서 교제하는 청년들이 상담할 수 있는 멘토를 찾기도 너무 힘들어요. 무조건 막을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공론화시켜야 한다고 봐요.”

연애와 결혼을 힘들어하는 청년들에게, 송 대표는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연애는 판타지를 걷어낸 ‘관계’이자, 연애 후 마주할 결혼 생활의 모형입니다.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만나 신뢰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이기도 하죠. 그것은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에서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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