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미래 교회의 새로운 트랜드를 소개했던 문화선교연구원(원장 임성빈)이 오늘날 교회의 의미와 문화적 상황을 짚어보고, 장차 다가올 미래 교회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문화선교연구원이 연재 기획으로 실은 성석환 교수의 글을 소개한다.
 
 ▲다가올 가까운 미래에 미국과 한국은 주류 교회들이 쇠퇴하고, 새로운 성령운동을 건강하게 펼치는 교회들이 성장하며, 교단과 교파를 초월한 수평적 네트워크의 힘이 커질 전망이다.

미국과 한국 주류교회, 급격히 ‘쇠퇴’할 것
 
문화선교연구원은 올 초 2015년 문화 선교 트렌드를 조명하면서, 점차 건물 없는 교회, 건물보다 선교를 중심으로 하는 교회가 새로운 교회 개척의 추세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성석환 교수(장신대)는 이 같은 입장에 동의하면서 미국의 교회 연구가인 에드 스테처의 통계와 분석을 토대로, 미국과 미래 한국교회의 변화 방향을 이야기했다.
 
먼저 성 교수는 향후 10년 간 미국의 주류교회들이 더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봤다. 그리고 여기에는 교회가 사회 속에서 공적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하는 데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테처는 주류교회들의 약화를 진보적 신학과 연관시키고 있다. 이는 경직된 교회 구조나 제도화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도 괘를 같이 한다”며 “사회적 문제가 과거처럼 도식적으로 파악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입장이 경쟁하게 되었고 전쟁이나 동성애 문제 등에 대해 애매한 태도로 대응하면서 의제설정을 주도하는 지도력을 상실하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확보된 지도력은 급변하는 시대적 도전을 감당하기에는 신학적 준비가 부족해 보인다”며 “스테처의 예측은 한국교회의 상황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게 나타날 것이다. 한국 주류교단들의 위기는 눈에 보일 정도로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건강한 성령운동 하는 교회 등장 ‘주목’
 
주류교회, 대형교회가 쇠퇴하는 반면, 카리스마 중심의 교회들과 오순절 계통의 교회들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성 교수는 전망했다.
 
그는 “예전 같지는 않지만 이미 대부분의 교회들이 예배나 찬양에서 이러한 류의 교회들의 형식을 따르고 있다. 신사도 운동이라던가 ‘새로운 물결’ 운동 등의 영향력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필자의 생각에는 주류 교회들 중 보다 건강하게 성령의 은사를 해석하고 신학화한 교회들의 등장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흐름에 따라, 성령운동에 대해 신학적인 방향성에 차이가 있었던 기성교회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성령의 임재와 사역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고 성 교수는 조언했다.
 
그는 “성령 사역에 주목하는 교회들의 강세는 이미 확인된 바다. 이런 운동들이 주류 교단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피차 긴장관계에 놓여 있기는 하지만, 주류 교단에 속한 교회들 중에도 이런 경향성을 수용하는 경우가 많이 늘고 있다. 한국교회에서도 은사훈련이나 새신자훈련, 영성훈련 등의 이름으로 갖는 수련회는 대체로 이러한 경향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성령운동의 방향에 있어, 그는 “프로그램이나 이벤트로 단기간 훈련에 집중하기보다 교회 조직이나 사역 체계의 전반적 구조적 변화를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수평적, 협력적 ‘비교단’ 네트워크 강세
 
이 밖에도 성 교수는 비교단 네트워크의 성장세가 커지는 추세를 주목했다.
 
그는 “교단이 여전히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이제 교단에서 다양한 네트워크로 그 영향력이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주류 교단들의 영향력보다 네트워크들의 영향력이 커진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네트워크는 일부 대형교회의 프랜차이즈 스타일의 네트워크, 즉 거대한 기업형 영향력을 과시하는 ‘멀티사이트 교회’들과는 분명히 구별된다.
 
성 교수는 “하나의 단일한 브랜드를 자랑스럽게 내세우며 여기저기 자신들의 복제품을 이식하는 것을 ‘교회개척’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파송된 곳에서 필요한 사역을 독특하게 수행하고 있는 지역교회들의 공동의 비전과 고백을 공유하며 협력하는 수평적 네트워크는 언제나 상상력을 자극하고 제2의 가능성을 태동시킨다”고 설명했다.
 
한국에도 이미 교단이나 교파를 벗어나 자신들만의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브랜드 교회 조직들이나 독립적 연합체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것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성 교수는 “수직적이고 중앙집권적인 사역 형태를 독립적이며 다양하게 수행하도록 격려하고 허용하는 수평적 지도력이 필요하다. 이 시대 네트워크 사역의 핵심은 각 주체들의 독립적 자율성과 전문성”이라며 “하나의 큰 우산 아래 기업형으로 거느리는 사역 체계는 과다한 유지비용 때문에 더 이상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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