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나 가장 먼저 맺는 인간 관계 ‘가족’.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족이란 편안함, 따뜻함, 그리움 등의 이미지로 대표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가족은 상처와 아픔, 심지어 지우고 싶은 이름일 지도 모른다. 이처럼 한 사람의 생애에서 가장 가깝고도 오래 함께하는 사람들, 가족에 대해 그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전하는 책이 출간됐다.
 
 ▲18일 인터뷰를 진행한 김남준 목사의 목양실은 온통 책으로 둘러싸여 있었다.ⓒ뉴스미션

‘예배의 감격에 빠져라’ ‘게으름’ ‘서른통’ 등을 펴내며 기독교서적 대표 베스트셀러 작가로 손꼽히는 열린교회 김남준 목사가 신간 <가족>을 들고 돌아왔다.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갈등과 회복, 그리움 등을 담은 저자 자신의 고백으로 시작되는 책 ‘가족’은 아버지와 어머니, 아들과 딸, 그리고 남편과 아내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가족 구성원들을 위해 쓰여졌다.

지난 18일 오전 경기도 안양에 위치한 열린교회 목양실에서 김남준 목사를 만나 그가 책을 통해 말하고 싶어하는 가족의 모습과 그리스도인으로서 성경적인 가정을 이루기 위해선 어떤 자세가 필요한지 등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 이번 책의 제목이자 주제인 가족에 대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가족이란 사람이 태어나서 제일 먼저 만나는 사람들이자 한 인간으로서 자라날 수 있게 돕는 존재이지만 사실 제일 힘든 것도 그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하나님의 자녀가 된 사람들 중에서도 여전히 그런 상처를 갖고 있거나 혹은 가족 간에 깨어진 관계를 극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또한 오늘날 이혼이 많이 이뤄지고 있고 이혼을 생각하는 사람들 역시 점차 늘고 있는데, 이들이 어떻게 신앙 안에서 자리매김을 하며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지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책 속에 답을 담고 싶었다.

- 책의 부제를 ‘가슴 시리도록…그립다’라고 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우리 말에서 ‘가슴이 시리다’는 표현은 통증이 있거나 아플 때도 쓰지만 좋은 것을 나타내는데 사용하기도 한다. 좋으면서도 아프고 아프면서도 아주 끊어낼 수 없으며 결국은 그리워서 생각하게 되는 복합적인 감정이 담겨있는 가족을 표현했다.

- 저자가 생각하는 가족의 정의가 궁금하다.
사실 하나님이 가정을 주셨을 때는 하나님의 크고 위대한 경륜이 그 속에 담겨있다고 본다. 하나님이 첫 사람인 아담을 흙으로 만드셨지만 두 번째 사람은 흙이 아닌 살과 뼈로 만든 이유는 우리가 한 몸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아담과 하와가 최초의 부부이자 최초의 인류인 만큼 한 몸이 되는 것이 좁게 보면 부부를 의미하지만 넓게 보면 온 인류가 하나되는 그림인 것이다.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시고 완성해가시는 데 있어서 가정을 사용하셨다. 책에서는 서로를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구원경륜을 통해 가정을 보려고 했다.

- 그렇다면 성경적인 가정을 이룬다는 것은 무엇일까.
내 경험상 인간은 하나님의 말씀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깨달을 수 없는 진리와 일정 기간 인생을 살며 나이가 들기 전까지는 쉽게 깨닫지 못하는 인생의 이치가 존재하더라. 즉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진리를 깨닫고 그것을 인생에 적용함으로 인생의 이치를 깨달아가며 자기가 변하는 것만큼 온전한 가정을 이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족 구성원들 간에도 서로를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인간으로 존중하면서 하나님을 의지하고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가족을 온전히 사랑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자신을 완성해가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 책에서는 아버지와의 갈등과 자녀와의 관계 등 자신의 경험을 언급했는데.
처음에는 나를 아프게 했던 아버지를 미워했지만 결국 내가 그 나이를 지내면서 이해가 안 되는 게 하나도 없고 용서가 안 될 정도로 커다란 잘못도 없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이 살아계실 때 해야지 머뭇거리다가는 후회뿐이 남지 않을 것이라는 거다. 자녀들에 대해선 부모가 자녀들을 분재처럼 기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 소신껏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자기 인생을 스스로 주체성을 갖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성경적인 가정을 이뤄 그 안에서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져야 성숙의 단계로 갈 수 있다고 본다.
 
- 자녀를 성경적으로 양육하려는 부모들에게 실제적인 방안을 제시한다면.
아주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표정으로 선악을 분명하게 가르쳐 주는 것과 자기 행위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고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통제될 수 있도록 정신과 신앙의 힘을 강화시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에게 최고의 교재는 부모 자신이라는 것이다. 부모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도덕적으로 살며 영적으로 성령 충만한 삶을 보여준다면 자녀들이 이를 통해 신앙의 자리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 사회적으로 보면 최근 재벌 가의 형제, 부자 간 다툼 등이 언론을 오르내리고 있는데.
다른 건 몰라도 그 사건이 이 책의 판매에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웃음) 갈등은 구성원 중 누군가가 궤도를 이탈했을 때 생겨난다. 부모라고 해서 무조건 자녀에게 강요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부모도 때가 되면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하고 자녀도 부모에 대한 존중을 말로만이 아니라 삶으로 보여야 한다. 가족이란 무엇인지, 부모는 어때야 하는 것인지 그리고 자식은 그러한 상황 속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것인지 등 많은 생각을 갖게 하는 사건이라고 본다.

- 비상식적 부모 밑에서 (성)폭행 등을 당하는 자녀가 존재하는 현실에 대해.
끔찍한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에 가슴이 아프다. 현실적으로는 그런 자녀들이 도움을 청했을 때 가족들이 도움을 주지 못한다면 국가가 도움을 줘야 하는 시스템이 갖춰줘야 한다고 본다.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지만 자녀를 향한 무자비한 폭력과 이에 대해 관용을 베푸는 나라의 현실이 비극적이다. 신앙적으로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인생에 있어서 슬프고 가슴 아픈 모든 일들이 당신을 의지하는 사람들을 성숙시키는 계기로 삼으실 것이다. 뱀 같은 지혜와 비둘기 같은 순결함으로 가정의 위기들을 극복해가는 그리스도인들이 되길 바란다.

- 본문에서 결혼과 이혼에 대해 십자가로 묘사하던데.
결혼은 늘 달콤한 것 만은 아니다. 결혼을 해서 즐겁고 기쁠 때도 있지만 짐을 지고 함께 살아갈 때도 있다. 결혼 전 사랑이 바닷가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지는 낙조를 바라보는 것이라면 결혼 후 사랑은 작은 배를 타고 저어서 파도를 헤치면서 어느 항구를 찾아서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애는 이상이지만 결혼은 현실일 수 밖에 없다. 반면 이혼을 한다는 것은 자기에게 주어진 결혼의 십자가가 무거워 내린 선택인데 그렇지만 이혼을 한다고 해서 그 십자가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죄의식, 관계, 상처 등 또 다른 십자가가 기다리고 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 부부 간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 필요한 마음가짐은 무엇일까.
결혼하기 전에 뜨겁고 열렬하게 연애하던 사람들이 이혼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그 이유는 아마 결혼에 대한 너무나도 비현실적인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대부분 상대방이 모든 것을 떠맡아주고 이해해주고 서로가 하나로 마음이 합치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테지만 사실 그런 사랑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사랑이 있다면 과연 그 사람이 하나님을 의지할 필요가 있을까? 인간은 카프카의 소설 ‘변신’에서도 볼 수 있듯이 아무리 가깝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할지라도 그와는 해결할 수 없는 실존적 외로움들은 남아있는데 그것은 하나님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 결혼에 대한 비현실적인 기대를 접고 오히려 한계를 정직하게 인정하면서 감사함으로 살며 모자란 부분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이 해결하는 것이 신앙적이 태도라고 본다.

- 책 마지막 부분에 야곱의 생애를 통해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 의미는.
성경 속 요셉의 이야기는 충분히 감동적이고 훌륭하지만 야곱의 생애를 통해 우리가 공감하는 바가 더 크다고 생각했다. 야곱에게 있어서 가족은 아버지의 편애와 형과의 다툼, 자녀의 아픔, 아내와의 관계 속에서도 평안이 없는 등 상처투성이였다. 이런 야곱이 하나님의 은혜로 거목과 같은 신앙으로 변모되는 모습을 통해 망가진 가정에서 산다 해도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
 
 ▲사랑만이 가정의 행복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하는 김남준 목사ⓒ뉴스미션

- 어떤 이들에게 이 책을 가장 추천하고 싶은지.
첫째는 가정을 이루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가이드북으로 쓰여 결혼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얻으면 좋겠다. 둘째는 가정에서 상처를 가진 사람들, 부모와 아내와 연합을 이루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약이 됐으면 좋겠다. 셋째는 이혼을 고려하거나 이혼을 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읽고 올바른 여생의 길을 찾았으면 좋겠다. 하나님의 말씀을 함께 묵상하며 읽는다면 더 풍부한 적용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 끝으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은혜는 상처보다 크고 영광은 그것을 견디는 고통보다 크다. 하나님의 선하심을 의지하면서 더 은혜를 받는다면 앞으로 상처 난 부분들이 오히려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아름다운 인생을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소망을 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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