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역사 속에서 기독교에 대한 박해와 비판, 왜곡은 항상 있어왔다. 하지만 기독교의 교리나 신앙의 문제점을 사실에 근거해 비판하는 것과, 기독교의 본질을 부정하고 비난하며 반대하는 것은 구분돼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후자에 속하는 안티기독교에 대한 교회의 현명한 대처는 기독교가 사회적 신뢰를 잃어가는 현 시대에서 너무나 중요한 과제다.

대전신대 허호익 교수가 최근에 펴낸 <안티 기독교 뒤집기>는 그런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그는 이 책에서 안티기독교의 주장을 비롯해 반기독교적 저서들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지적하고 있다.

“‘예수 아내 복음서’ 위조, 지성적 안티기독교의 전형”

저자 허호익 교수는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에 대해 “최근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안티기독교 운동은 기독교의 순기능 자체를 전적으로 부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무시하거나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허호익 교수가 펴낸 <안티 기독교 뒤집기>

특히 “근거 없이 기독교를 비난하는 내용들이 인터넷을 통해 무차별 유포되는 것에 대해 좌시할 수 없어 안티 기독교 사이트에서 유포되는 터무니없는 주장에 대한 반론을 펴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책은 그가 수년 전 <현대종교>에 연재한 내용을 엮은 것으로, 반기독교시민운동연합(이하 반기련) 홈페이지의 핵심적인 반기독교적 주장을 반박한 1부, 반기독교적 의도로 저술된 책들의 주요 논지를 반박한 2부로 구성돼 있다.

반기련은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는 반기독교 단체 및 사이트 중 가장 영향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천국 지옥 거짓말 200년, 전쟁과 피로 이루어진 종교, 사람을 차별하는 종교, 개인의 정신을 그리고 사회를 좀 먹는 사회악 기독교, 참여하는 행동이 기독교 없는 맑은 사회를 만든다”고 말한다.

또한 성경에 대해 “바이블은 아예 공갈과 협박으로 시작해서 마침내, 사람이 꺼지지 않는 지옥 불에 들어가서 영원히 이를 갈며 신음하리라는 악담과 저주를 보여주는 무지막지한 악서(惡書)임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반기련은 ‘바이블 19금 지정 촉구를 위한 1000만 명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저자는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최근 논란이 됐던, ‘예수 아내의 복음서’라는 파피루스 조각에 대한 이야기를 서두에 언급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출판부가 발간하는 성서학 권위지 <신약학>이 지난 2012년 미국 하버드대학교 신학대학원 캐런 킹 교수가 공개한 파피루스 조각은 현대에 와서 위조된 것이라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파피루스 조각에는 콥트어로 ‘마리아’라는 단어와 함께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나의 아내’…”라는 문장이 기록돼 있어, 예수의 결혼 유무와 문서의 진위 여부 등이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됐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논문에서 전문가들은 “파피루스 조각 자체는 오래된 것이지만, 여기에 사용된 잉크는 고대 잉크 성분을 흉내 낸 것이며 이미 알려진 콥트어 텍스트를 현대에 와서 베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허 교수는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고대 파피루스를 구해, 당시 잉크 성분을 분석해 비슷하게 제조하고, 고대 콥틱어를 아는 전문가가 예수에게 아내가 있었다고 왜곡하기 위해 고대 문서를 위조한 것”이라며 “기독교의 기본 교리를 왜곡하기 위해 고도로 전문적인 고고학적 증거까지 날조하는 지성적인 안티기독교의 전형적인 형태”라고 진단했다.

예수가 신화적 허구의 인물이라고?

그럼 반기련의 핵심 주장들을 저자가 어떻게 반박하고 있는지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예수는 과연 신화적 허구의 인물인가? 반기련은 “이미 서구에서는 예수 자체가 허구의 인물이라는 학설이 힘을 얻고 있는 마당이다. (중략) 단군의 실체를 부정하면서, 정작 서구에서는 예수가 신화적 허구의 인물이라는 설이 힘을 얻어간다는 것은 어찌 모르는가?”라고 반문한다.

이에 저자는 “이 주장은 디모시 프리크와 피터 갠디의 공저 <예수는 신화다>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며 “이 책의 핵심은 4세기 가톨릭교회가 이집트의 오시리스 신화와 희랍의 디오니시우스 신화를 말살하고 예수 신화를 만들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세기 기독교 역사가 유세비우스가 신화적 인물 예수를 역사적 인물로 각색했다고 주장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허 교수는 이러한 주장들이 모두 터무니없다고 반박한다. 바울이 로마서에서 밝혔듯이 예수는 역사적 실존인물이었으며, 유세비우스보다 200년 전에 이미 역사적 인물로 기록됐다는 것.

그는 “역사적으로 보면 기독교가 신화적 예수를 역사적 예수로 각색한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영지주의가 역사적 예수를 신화적 인물로 각색한 것이라는 사실은 종교학자들에게는 상식으로 통하는 견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수는 신화다> 저자들의 주장을 보면, 십자가에 못 박힌 사람이 이교도 신인 오시리스-디오니수스, 오르페우스, 예수의 쌍둥이 형제, 구레뇨 사람 시몬 등 여러 사람을 지목하고 있다”며 논리적 일관성이나 명확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안티기독교 된 이유 1위 ‘배타성’…여호와는 배타적 민족신?

오늘날 한국교회가 사회로부터 질타를 받는 이유 중에는 ‘기독교의 배타성에 대한 반감’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허 교수는 이 책에서 반기련 사이트 17,000여 명의 회원 가운데 4,051명이 참여한 설문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기독교 안티가 된 가장 큰 이유’를 묻는 질문에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배타성 때문’(43%)이라는 답이었다.

그는 “(안티기독교는)기독교의 배타성이 소수의 몰지각한 기독교인들의 문제가 아니라 성경과 기독교 교리 자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여호와는 이방인을 적대한 배타적 민족신’이라는 안티기독교의 주장에 대해, 저자는 기독교의 역사적 배경과 성서의 깊은 뜻을 바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응수한다.

이스라엘 민족은 당시 주변의 여러 국가로부터 수시로 침략과 약탈을 당한 약소민족이자 노예 집단이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것. 또한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에 들어갈 때 이방 민족들이 그들을 유혹해 우상을 섬기게 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적자들을 진멸토록 가르친 것은, 하나님의 진노를 가시적으로 나타내는 거룩한 전쟁을 의미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허 교수는 “진멸법이 잔인한 것처럼 보이지만, 영토를 확장하고 전리품을 챙기고 노예를 확보하기 위한 약탈전을 전적으로 금지하는 전향적인 의미가 있다”며 “영토 확장과 약탈을 위해 전쟁만 일삼는 고대의 통치자의 상투적인 형태에 대한 예방책이기도 했다”고 해석했다.

계속해서 저자는 예수와 성경에 대한 안티기독교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예수는 없다>(오감남 저), <예수는 십자가에서 죽지 않았다>(거루버와 케스틴 저), <요한복음강해>(김용옥 저) 등 10권의 저서에 나타난 주요 논지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많은 크리스천들이 기독교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별력을 가지고 안티기독교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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