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에게는 주일에 모이는 교회에서의 삶뿐 아니라, 평일에 흩어지는 교회로서의 삶도 중요하다. 어찌 보면 가정과 일터에 가장 많은 시간과 관심을 들이고 있음에도, 그 중요성은 크게 부각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 교회와 예배,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사역 현장으로서 ‘일터’에 대한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교회2.0목회자운동과 교회개척학교 '숲'이 일터신학 포럼을 개최했다.ⓒ뉴스미션

“우리의 일터가 곧 교회”

교회2.0목회자운동과 교회개척학교 ‘숲’은 31일 오전 서울 명동 이든스테이블에서 ‘일터신학’을 주제로 공동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주강사로 초청된 미국의 그웬 듀이 박사(바키대학교 부총장)는 ‘교회’, ‘예배’에 대한 크리스천들의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일에 예배공동체가 모이는 특정 건물만이 교회인 것은 아니며, 주일에 특정 건물에 모여서 하는 찬양, 설교, 기도, 성경공부 등의 행위만이 예배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교회는 모든 곳에 있는 모든 크리스천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리스도께서 거기 계시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일터에서 하는 일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계획하신 것에 반응하는 태도이자 행위다. 일 또한 예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목회자들이 지역의 비즈니스맨들과 긴밀하게 연대하고 의사소통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견해다.
 
 ▲그웬 듀이 박사ⓒ뉴스미션

그웬 듀이 박사는 “실제로 하버드의 한 교수가 미국 전역에 흩어져 있는 2000여 개의 교회들을 대상으로, 목회자들이 지역 내 비즈니스맨들과 어떻게 연대하고 의사소통하고 있는지 설문조사를 했다”며 “조사 결과, 대부분의 비즈니스맨들은 자신들이 교회로부터 어떤 섬김이나 지원도 받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목회자들이 성도들의 일터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에 대해 방향 제시를 못해 주고 있다”며 “놀라운 것은 성경을 보면 일터에서 일어나는 윤리적인 문제들을 지속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일상이나 일터에서의 기독교윤리를, 삶의 실제적 모델을 가지고 가르치는 사역이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구체적으로 평일에 그룹 스터디를 진행하거나, 주일에 일대일로 5분 인터뷰를 시도해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일대일 인터뷰의 경우, 매주 일터의 다양한 이슈들을 다룰 수 있고 시간 부담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인터뷰를 받는 성도 입장에서는 자신이 교회의 한 지체로 인정받는다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포럼에 참석한 한 목회자는 일주일에 한 번씩 점심시간을 이용해 성도들의 일터 주변 커피전문점에서 모임을 갖고, 일대일 코칭과 상담을 하고 있다며 자신의 사례를 소개했다. 일터에서 발생하는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문제들을 상담하면서 제자훈련을 병행한다는 것이다. 그웬 듀이 박사는 이러한 사역이 일터신학의 의미를 잘 나타낸 아주 좋은 예라고 답했다.

“풀타임 사역 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라”

계속된 강의에서 그웬 듀이 박사는 목회자들이 ‘풀타임 사역’에 대한 압박(?)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했다.

전임목회 외에도 삶의 다양한 일터와 현장에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들을 할 수 있는 길이 많다는 것이다.

그는 “흔히 선교사나 목회자는 고차원적이고 영적인 직업이고, 가정과 일터에서 하는 일은 그렇지 못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하나님의 관점에서는 영적이고 거룩한 세계와 세속적인 세계의 구분이 없다. 모두 다 하나님의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나님은 우리에게 서로 다른 은사를 주셨다. 성도들이 각자 받은 은사를 발견하고, 대화를 통해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일예배가 성도들의 평일의 삶 속에 어떻게 역사하는지 살피고, 우리의 모든 행위가 예배가 될 수 있음을 성도들에게 가르쳐야 한다는 것.

그웬 듀이 박사는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시장이야말로 향후 선교의 최전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맨들이야말로 삶의 실제적인 분야에서 변화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다. 교회가 이들을 위한 사역을 해야 한다”며 “기독교인들은 시장을 통해 사회를 재건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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