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믿지만 교회는 안 다니는 사람들. 한국교회에서는 가나안 성도로, 영국에서는 불량 크리스천으로 불리는 듯하다. 영국 성공회 신부가 교회 안다니는 '불량 크리스천'을 온몸으로 감싸고 옹호하는 인간미 넘치는 기독교 안내서를 펴냈다. 결국 그들 또한 세상 속에서 예수의 길을 걷기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로 크리스천이라는 것이 주제다. 그러면서 교회에 대한 신랄한 비판도 가하고 있다. 신간 <불량 크리스천>(포이에마)에서다.
 
 ▲영국 성공회 신부가 신간 '불량 크리스천'을 통해, 가나안 성도에 대한 교회적 입장이 바뀌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데이브 톰린슨 <불량 크리스천>

데이브 톰린슨은 수년간 가정 교회 리더를 했고, 지금은 영국 성공회 신부다. 기독교 편협함에 답답함을 느꼈던 그는 다른 곳에 시선을 돌린다. 교회에 불만을 품고 떠난 사람들을 위해 런던 교외 클래펌에서 홀리조스라는 유명한 교회를 세웠다. 술 마시는 펍에서 모임을 갖는 교회였다. 현재는 런던 북부에서 세인트루크 교회 교구신부를 섬기고 있다.

앞선 소개를 통해 느낀 것처럼 저자 데이브 톰린슨 신부는 목회자 같지 않은 목회자다. 교회에 나오지 않는 사람들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그냥 있는 그대로 그들의 모습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그는 1963년 세기의 열차 강도사건으로 30년 형을 선고 받고 복역하다 탈옥한 뒤 도피 행각을 벌이다 84세의 나이로 사망한 로니 빅스의 장례식을 집례해서 사회적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영국 언론은 그런 그에게 '악인의 신부'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또한 지나친 관용으로 인해 기독교 신앙을 변질 시켰다는 비난도 받았다.

그런 그가 여타의 비난에 굴하지 않고 교회 밖 사람들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를 보내는 책 〈불량 크리스천〉을 냈다. 자기도 교회에 있지만 교회가 불편한 불량 크리스천이라고 커밍아웃하며 말이다.

데이브 톰린슨은 이 책을 통해 "교회에서 오만한 영적 대화에 참여하는 것보다는 뒤뜰에서 애완견과 시간을 보내는 편이 우리가 자기중심에서 벗어나 하나님 중심이 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고 직격탄을 날린다.

또한 인간의 원죄를 강조하는 유아세례와 관련해 "기독교 안에서 조건 없는 사랑에 대한 감각은 아기가 세례를 받는 순간에 시작된다. 세례는 원죄라는 잘못된 개념을 다시 상기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의 상징이자 조건 없는 받아들임의 상징으로 베풀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 모두 불완전한 인간…하나님은 있는 그대로 받아 주셔
 

그는 비록 교회 울타리 밖에 있지만 예수는 놓지 않으려는 사람들과 교회 안 사람들을 향해 “우리는 불완전한 인간이다. 우리는 여전히 길 위에 있다. 우리로 하여금 사랑하게 하는 것은 죄책감과 두려움이 아니다. 사랑을 받을 줄 알아야 비로소 사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하나님께서 당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신다”고 전한다.

그러면서 자신 또한 “나는 불량 크리스천이다. 교회와 기독교에 관한 모든 것을 좋아하기는커녕 그것들로 인해 절망할 때가 많다. 의인들만 받아주는 상류 클럽의 회원이 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교회에 있을 때보다 술집에서 솔직한 이교도들과 함께 있을 때 마음이 더 편하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나는 예수라는 인물에게 사로잡혔다. 처음 예수를 따랐던 사람들이 어릿광대들처럼 예수님을 오해하고 경솔한 말을 하고 서로 다투고 깨어 있어야 할 때 잠들고 계속해서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도 마음에 든다. 그래도 그들은 계속 예수를 따랐다. 이 사실이 내게 희망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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