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사건으로 아내를 잃은 한 미국인 목사의 쉽지 않은 결정이 미국 전역을 울렸다.
 
 ▲지난 11일 발생한 살인사건으로 아내를 잃은 데이비 블랙번 목사가 범인들을 용서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Resonate Church 홈페이지 캡처)

용의자 신속한 처벌 여론 속에 남편은 용서 의사 밝혀

최근 NBC, CBS, ABC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지난 11일(현지시각) 인디애나폴리스에서 발생했던 이른바 ‘아만다 블랙번 살해 사건’의 용의자 2명이 경찰에 검거됐다”고 보도했다.
 
이 사건은 집안에 침입한 강도 두 명이 28살의 아만다 블랙번을 살해하고 금품을 훔쳐 간 사건으로 당시 집안에는 그의 1살짜리 아들이 같이 있었으며 심지어 그녀는 임신 13주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범인들의 패륜적인 행동이 알려지자 미국 국민들은 분노에 휩싸였으며 사건 이후 연일 언론에서도 다뤄지며 미국 내에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범인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었다.
 
경찰 역시 매우 강도 높은 어조로 범인 검거 의지를 공개 천명했고 그 결과 사건 발생 12일 만인 지난 23일 용의자 18살 래리 테일러와 공범 21살 잴렌 왓슨이 연이어 경찰에 붙잡혔다.
 
범인들이 잡혔다는 소식에 미국인들은 안심하는 동시에 용의자들의 신속한 재판과 처벌을 요구했지만 정작 살해된 아내를 가장 먼저 목격한 그녀의 남편은 그들을 용서하겠다고 밝혀 세상을 놀라게 했다.

“마음 속 증오, 분노 가득 차있지만 절망 아닌 희망 품기로 결정”
 
 ▲Resonate Church 홈페이지에는 아만다 블랙번 사모에 대한 추모글이 게시됐다.(Resonate Church 홈페이지 캡처)

범인들에 대한 용서의 의사를 전한 이는 3년 전 인디애나폴리스로 이사를 와 Resonate Church를 개척한 서른 살의 목사 데이비 블랙번으로 그는 사건 당일 아침에 운동을 하고 집에 돌아와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져 있는 아내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범인들의 검거를 접하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지만 얼마 후 마음을 추스른 뒤에는 언론 인터뷰와 교회 페이스북 페이지(https://www.facebook.com/ResonateIndy) 게시글을 통해 그들을 증오하지 않고 사랑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블랙번 목사는 “비록 마음 속에 증오, 분노, 그리고 절망이 가득 차있고 그들이 잡혔다는 소식이 우리를 고통에서 해소해주지 못한다”며 “그렇지만 나는 용서와 자비 그리고 희망의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내 아만다와 함께 한 10년 동안 그녀로부터 배운 것이 하나 있다”면서 “감정이 움직이는 대로 내리는 결정은 희망 없고 가치 없는 삶을 불러온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랙번 목사는 앞으로 다가오는 시간 가운데 바라는 세 가지 소망을 언급하고 △가족들이 더 이상 아파하지 않도록 법원에서 지혜로운 판결을 내려줄 것과 △범인들이 진심으로 죄를 뉘우치고 삶을 변화시키는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자비의 능력을 경험할 수 있도록 △예수께서 자신과 가족들에게 용서의 마음을 허락해주시길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다.
 
그는 끝으로 “오늘 나는 절망이 아닌 희망을 품기로 결정했고 아직 오지 않았지만 우리 안의 일이 예수의 능력에 의한 최선의 길이라 확신한다”고 고백하고 “비록 볼 수 없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진리라 믿는다”고 믿음을 보였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