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개혁에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14일 오후 미래목회포럼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는 교회의 개혁과 연합, 새로운 콘텐츠 발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미래목회포럼이 14일 오후, '한국교회 미래, 해답을 찾아라'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뉴스미션

"비대해진 교회는 분립해야"

이날 '한국교회 미래전략 대토론회'에는 새로남교회 오정호 목사, 거룩한빛광성교회 정성진 목사, 서원대학교 김성건 교수, 법무법인 송현 윤용근 변호사 등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정성진 목사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가 갱신될 수 있는 실질적 내용이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영성을 잃어버린 목회자들이 반성하고 비대해진 교회를 분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목회자 사례비와 목회자가 운행하는 차량의 상한선을 만들어 사회의 귀감이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형교회 목회를 하지만, 마치 죄짓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며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대형교회라도 이천 명 정도를 기준으로 분립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또 “세상 자본주의에 상처받은 사람들이 교회에서도 같은 기분을 느끼는데, 과연 그들이 경건과 은혜를 사모할 수 있겠냐”며 “교회가 물질적 부분에서 자유로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새로남교회 오정호 목사는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자유 대한민국에서 사례비나 자동차의 상한선을 결정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며 “세부적인 부분은 각 공동체에서 결정할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초대교회에서 교회 규모 등의 기준을 정해놓은 사례가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개혁의 실질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교회가 하는 모든 일에는 신학적인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에 원리와 본질을 제안하는 수준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교회의 공공성 회복, 결국 돈 문제?

교회가 재정의 투명한 운용을 통해 공공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원대 김성건 교수는 “대형교회일수록 재정의 상당 부분을 사회 공헌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교회 재정의 투명성이 확보돼야만 교회의 공공성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교회 내 몇몇 사람이 재정과 관련된 모든 것을 결정하는 현 체제는 잘못됐다”고 지적하며 “성도들과 함께 재정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해 지혜를 모으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송현 윤용근 변호사는 “교회가 점점 세상과 멀어지려 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소회를 밝혔다. “오히려 산속에 있던 불교가 세상과 더욱 가까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변호사는 “이런 현상은 세상이 존경할만한 지도자가 한국교회 안에 없기 때문”이라며 “얼마 전 조명된 주기철 목사, 불교의 성철스님, 천주교의 프란치스코 교황과 같은 인물이 한국교회에서도 나와야 공공성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했다.

“목회자가 목회자다워야 연합도 가능”

토론회 좌장을 맡은 분당구미교회 김대동 목사는 “칼빈과 루터의 개혁은 문제점을 고치자는 취지 보다 주의 은혜로 돌아가자는 운동이었다”고 말했다. “목회자로서 생각할 때 교회가 은혜를 되찾는다면 물질적인 문제나 교회의 세속화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되지 않겠냐”고 전했다.

미래목회포럼 대표 이상대 목사는 한국교회 연합 사업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다가오는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행사를 지금처럼 한기총, 한교연, 교회협이 따로 진행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말했다.

이 목사는 “우리 목회자들이 먼저 목회자다움을 회복해야 교회 연합사업도 이루어질 수 있다”며 “만약 종교개혁 500주년 등 한국교회 당면 과제가 연합으로 이루어진다면 미래목회포럼이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볼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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