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부부가 여중생 딸을 때려 숨지게 한 뒤, 11개월간 시신을 방치한 사건이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교계 목회자와 평신도들은 모두 경악을 금치 못하며 안타까움과 분노를 드러내면서도, 한국교회가 스스로 회개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부천 여중생 사망사건으로 인해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이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뉴스미션

신학자들 “교회 전체의 잘못, 회개하고 돌이켜야”
 
고려신학대학원 박영돈 교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정통교단 신학대학원에서 겸임교수로 재직했던 교수가 엽기적인 일을 벌였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신학자로서 느끼는 참담한 심정을 밝혔다.
 
박 교수는 “이번 사건을 통해 목사와 신학자들은 자신을 깊이 돌아봐야 한다”며 “머릿속에 가득한 성경 지식이 우리의 인격과 삶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육신의 혈기를 처리하지 못한 사람은 지금이라도 목사를 그만두어야 한다”며 “성령의 능력으로 나의 욕심을 십자가에 못 박아야 진정한 목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신대 김희석 교수는 자신의 SNS 글에서 이번 사건은 개인 뿐 아니라 교회 전체의 잘못이라고 전했다.
 
김 교수는 "학교에서 신학과 경건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것이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을 은혜와 소명이라는 이유를 들어 목회자로 배출했고, 잘못을 범할 때 권징해야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목사를 살려야 한다며 회개하지 않았는데도 용서해 주었고, 결국 하나님의 영광보다 사람의 영광을 더 소중히 여긴 까닭"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학교, 교단, 노회, 목회 현장에서 모두가 뼈를 깎는 심정으로 회개하고 돌이켜 성경의 가르침에 맞는 단호한 행보를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의 교회는 다시금 일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호 목사 "날마다 스스로 다스리며 살아야"
 
높은뜻연합선교회 대표 김동호 목사도 심경을 토로하는 글을 남겼다.
 
김 목사는 "사람은 누구나 그럴 수 있다. 목사도 그럴 수 있고, 박사도 그럴 수 있다. 그게 사람이고, 목사고, 박사다. 나도 얼마든지 그런 범죄를 저지를 수 있고, 순간의 두려움과 당황함 때문에 그런 식으로 은폐했다가 시간이 지나 드러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아무리 생각해도 난 그 목사 부부와 내가 전혀 다른 종류의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내 속에도 그 목사가 있고, 내 안에도 그 박사가 있다. 그래서 무섭다. 그래서 두렵다. 그래서 난 내가 무섭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사람이, 목사가, 박사가, 자신이, 의인일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서는 안 된다. 그건 매우 위험한 일이다"라며 "죽는 날까지 삶에 자신 갖지 않고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날마다 기도하며 자신을 다스리며 조심하며 사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전했다.

"한국교회, 회개운동 일어나야"
 
한국성서대학교 이민규 교수는 “이번 사건을 통해 한국교회에 회개운동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이 교수는 “이들 부부에게 필요했던 믿음은 죽은 자를 살리시는 하나님이 아니라 죄에 대한 고백과 회개였다”며 “이는 지난 몇 년간 교계 지도자들이 보여줬던 모습과 다르지 않다”고 평가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상황을 모면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님의 방식이 중요하다”며 “회개는 수치를 당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열어주시는 생명의 길”이라고 조언했다.
 
누리꾼들도 이번 사건에 대해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K모 씨는 “자신의 집에 버젓이 아이가 죽어있는데도 목회를 하고 강의에 나갔다는 것이 끔찍하다”며 “하나님께 죄송하고 한국교회 모든 성도에게 미안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L모 씨는 “이렇게 가슴 아픈 일들이 교회에서 연달아 벌어져 씁쓸한 마음이 든다”며 “이 일을 통해 하나님이 우리에게 던져주시는 메시지를 생각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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