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여년 간 어느 교회든 빠질 수 없었던 필수품이 있다. 반주자가 없어도 찬양을 부를 수 있도록 돕는 찬송가 반주기다. 미가엘 찬송반주기로 한국교회 선교에 앞장서 온 EM미디어 안정복 대표(여의도순복음교회)를 만나 선교사업 스토리를 들어봤다.
 
▲EM미디어 안정복 대표는 25년 전 기도 끝에, 반주자가 없는 곳에서도 찬송을 부를 수 있는 자동반주기를 개발했다.ⓒ뉴스미션

사업 실패, 절망 끝에 만난 하나님
 
25년 전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다. 보증을 잘못서 하루 아침에 잘 되던 모든 사업을 정리하고 서울로 올라온 터였다.
 
오디오 앰프를 조립하며 하루 하루를 연명해 갔지만 살기가 어려웠다. 절망의 나락에서 자살도 결심했지만 쉽지 않았다.
 
"마음이 너무 힘드니까, 아내더러 교회에 나가자 했어요. 그땐 지상파 방송에서 조용기 목사님 설교가 나왔는데 말씀이 얼마나 힘이 되던지... 무작정 물어 물어 버스 타고 찾아간 게 여의도순복음교회였어요. 그 때 처음 교회를 가게 된 거예요."
 
마음은 힘들고, 아무 의지할 데 없는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건 기도 뿐이었다. 주위 사람들의 말을 듣고 기도원에 올라가 금식을 하고, 쉼 없이 철야기도와 새벽예배를 나갔다. 그리고 그렇게 찾고 바라던 하나님을 만났다.
 
"어느 날은 새벽에 기도하는데 하늘에서 스피커가 울리듯이 큰 소리가 나는 거예요. '내가 너를 사랑한다. 너를 기다려왔는데 너는 깨닫지 못하고 방황하고 이제야 왔구나' 하고요. 너무 선명해서 하나님의 음성인 줄 깨닫고 그 자리에서 펑펑 울었죠."
 
기도로 얻은 기적의 제품 '찬송반주기'
 
신앙이 생기면서 하나님의 도움도 이어졌다. 3일 금식 후 집에 내려오자, 사업을 위한 자금을 지원해주겠다는 연락이 이곳 저곳에서 오기 시작했다. 만들어 낸 제품마다 불티나게 팔렸고 사업은 점차 왕성해졌다.
 
"그 때부터 엔지니어인 내 재능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릴 방법이 없을까 기도하기 시작했어요. 전자 오르겐, 디지털 피아노도 생각했는데 교회 이곳 저곳을 살펴보니 정작 반주자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결심했죠. '자동반주기를 만들자'고."
 
 
▲EM미디어 안정복 대표ⓒ뉴스미션
그리고 안 대표는 국내 최초 자동반주기 5025(오병이어)를 개발해 냈다. 최초 나온 제품은 중국 장춘과 제주도 최남단 교회에 각각 무상 기증했다.

이후 반주기는 음향 기기와 인력이 부족한 개척 교회에서 큰 호응을 입고 해외 선교사들에겐 1호 필수품으로 각광 받으며 팔려나갔다.
 
한때 유행했던 노래방 반주기도 그 무렵 여러 회사에서 개발되기 시작했다.

안 대표는 뛰어난 기술력 때문에 수 차례 노래방 반주기를 개발해 달라는 문의를 받았다. 마지못해 만든 노래방 반주기는 매달 1억원의 수입을 벌어들이는 품목이 됐다.
 
"돈을 많이 벌기는 하는데, 기도할 때마다 너무 괴로운 거예요. 크리스천으로서 대중가요 맞춰 노래 부르게 하는 게 내 일은 아닌데 생각도 들고. 하나님이 말씀하신 게 자꾸 생각나는 거죠. 말씀대로 살아야 하는데 세상 것 만들면서 재물 탐한 것 아닌가 하는 자책이 들고."
 
결국 안 대표는 모든 기술을 다른 업체에 넘겼다. 당장 재정 손실이 있어 마음 고생도 심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안 대표는 찬송반주기만 만들기로 했던 스스로의 약속에 조금도 후회가 없다고 말한다.
 
시대에 맞게 개발한 반주기, 해외에도 수출
 
오늘날 널리 사용되는 미가엘 찬송반주기는 시대에 맞게 개발되며 꾸준히 보급되고 있다.
 
손쉽게 갖고 다닐 수 있는 태블릿 PC, 휴대전화 앱 반주기는 물론, 밴드 반주, 피아노 반주, 파이프오르겐, 오케스트라 반주 등 원하는 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개발했다.
 
무엇보다 EM미디어는 25년 간 한결 같이 무상 AS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25년 전 최초 모델을 가져오는 이들도 수리를 받을 수 있도록 모든 제품의 부품을 다 갖추고 있다. 미가엘 찬송반주기가 한국교회에서 사랑 받는 또 하나의 이유다.
 
반주기는 이제 국내를 넘어 1억 2천명의 크리스천이 있는 중국 교회로 들어간다. 3월 안으로 2천대의 제품이 들어가고, 이후 주문도 계속 들어올 예정이다.
 
"중국 교회는 20년 전부터 기도해온 계획입니다. 지금 열매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이 하신 거죠. 중국에도 환경이 열악한 교회가 많은데 찬송반주기가 교회를 세우는 데 큰 힘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안 대표의 기도제목처럼 해외 곳곳이 미가엘 찬송으로 가득해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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