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위안부의 아픔을 다룬 영화 <귀향>이 의미 있는 흥행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관객 수 170만 명을 돌파했고, 지역별로 단체 관람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도 시사회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3·1절 하루만 42만 명 관람
 
일제강점기 위안부를 소재로 지난달 24일 개봉한 영화 <귀향>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특히 3·1절 하루 동안 전국에서 42만 명이 영화를 관람할 만큼 관객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귀향>은 7만 5천 명의 국내외 시민들의 크라우드 펀딩(인터넷 등의 매체를 활용해 자금을 모으는 투자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영화는 천진난만한 열네 살 정민(강하나)이 영문도 모른 채 일본군의 손에 끌려가면서 시작된다. 함께 끌려간 비슷한 또래의 여자아이들도 차디찬 전장 한가운데서 일본군에 의해 끔찍한 고통과 아픔을 당한다.
 
<귀향>을 연출한 조정래 감독은 이 영화를 위해 14년의 제작 기간을 인내하고 버텼다. 조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우리 얘기를 세상에 알려 달라’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부탁이 14년을 버티게 했다”고 밝혔다.
 
개인이 후원하는 ‘티켓나눔’…단체관람 잇따라
 
현재 <귀향>은 누적관객 수 17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영화의 손익분기점인 60만 명은 개봉 나흘 만에 돌파했다.
 
지역별 단체 관람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성북구와 충남 서산 등 여러 지역에서 적게는 10명, 많게는 300명이 단체로 영화를 관람하고 있다. 이런 단체 관람 열풍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거대한 폭력 아래에서 권리를 잃어버린 채 살아야 했던 우리의 과거를 함께 이해하고 인권을 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아 단체 관람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관람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LA, 애리조나, 워싱턴, 뉴욕 등에서 미국 후원자 시사회가 열렸고, 지난달 14일에는 일본 요코하마에서 시사회가 진행됐다.
 
일본 현지 관객들은 “여기에서 이 영화를 보고 있어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일본 사람으로서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관객이 직접 좌석을 기부하는 ‘티켓 나눔’도 진행되고 있다. 얼마 전 서울 대광고등학교의 한국사 교사 최태성 씨가 강남의 한 멀티플렉스 상영관을 빌려 관객들을 초대, 무료 상영회를 열어 화제가 됐다.
 
최근에는 ‘덕성여자대학교 졸업생 모임’이 300명을 대상으로 오는 4일 영화 <귀향> 티켓 나눔 상영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상영회는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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