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완성되는 음식 중 하나가 바로 죽이다. 정성이 들어간 만큼 건강을 가장 먼저 생각한 음식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최고 한식 기업인 '본죽'의 최복이 대표는 누구보다도 '사람'을 생각한 기업가로 꼽힌다. 나눔과 상생이란 기업 가치로, 경영뿐 아니라 국내외 선교에도 힘쓰고 있는 그를 만나봤다.
 
▲본죽 최복이 대표는 나눔과 상생의 기업 가치로 '사람'을 생각하는 경영을 한다.ⓒ뉴스미션

생계로 출발한 죽 가게,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예전부터 아픈 사람이 몸의 회복을 위해 먹는 음식으로만 알려졌던 죽. 지금은 종류도 다양하게 개발돼, 일반인들에게 건강식으로 인기를 끌며 대중화 됐다.
 
본죽은 국내 손꼽히는 죽 전문점으로 한식의 한류화에도 앞장서는 기업이다. 글로벌 기업으로서 탄탄한 입지를 다졌지만, 그 처음은 한 주부의 '생계'를 위한 작은 가게에서 출발했다.
 
최복이 대표는 IMF 때 남편이 사업에 실패하면서, 호떡 장사부터 허드렛일까지 일곱 식구의 생존을 위한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화장품 대리점을 크게 하다가 완전히 망했어요. 총체적 고난의 시기였죠. 빚쟁이에 시달리고, 신경과 치료도 받고, 요리학원에서 심부름하고 그랬어요. 그러다 하나님께 본죽을 선물받은 거예요. 새벽에 기도하면서 '본죽'이란 이름을 받았어요."
 
13년 전 대학로 외진 골목 2층에서 시작한 죽 가게는 남편의 권유로 소박하게 시작한 것이지만, 남다른 맛과 정성은 손님의 입맛을 잡기에 충분했다.
 
최 대표가 메뉴와 브랜드를 개발하는 사이, 경영에 뛰어났던 남편 김철호 대표는 이를 사업화했다. 13년이 지나 본죽은 국내 대표 죽 전문점으로, 전국 1,700개 가맹점을 보유한 기업으로 우뚝 섰다.
 
"지금은 남편이 국내 일자리 창출과 성장동력 키우는 일에 집중하고, 저는 해외에 한식을 알리고 비즈니스 선교를 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어요. 자연스럽게 역할 분담이 돼서 최고의 파트너로 동역하고 있어요."
 
"기업의 위기, 회개하고 무릎 꿇는 시간 됐죠"
 
본죽이 크리스천 기업으로 남다른 것은 역시 경영 가치에 있다. 최 대표가 하나님을 통해 깨달았다는 기업의 6대 가치는 '경쟁보다 협력, 성공보다 사명, 나보다 우리, 계약보다 약속, 이윤보다 가치, 속도보다 방향'이다.
 
개인의 이익보다 가맹점주와의 협력과 상생을 1순위로 여겼고, 섬김과 정직의 가치로 기업을 이끌었지만, 매 순간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일부 매장의 잘못으로 '쓰레기 죽'이란 논란을 일으켰던 사건은 수많은 언론 매체에 오르내리며 본죽의 '신뢰' 가치를 한 순간에 무너뜨렸다.
 
"내 잘못이었죠. 관리가 부족했고 알아서 잘하려니 했고 쉽게 가려 했고 매출에 욕심 부렸고. 방송 나간 다음날 바로 공식 사과하고 전 가맹점을 다 뒤집었어요. 하나님께 회개하고, 좀더 철저한 관리로 다시 시작한단 마음이었죠."
 
기업을 위기로까지 끌고 갔던 또 한 번은 그저 억울함이 컸다. 가족처럼 여겼던 직원들이 유사 브랜드를 만들고 본죽 가맹점들을 향해 영업을 시작했다.
 
"그들이 힘들 때 도와줬는데 오히려 우릴 궁지에 몬 거예요. 우리 부부도 첨엔 너무 화가 나고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기도하다 보니 하나님 방법은 그게 아닌 거예요. '왜 그랬을까' 이해하게 하시고 아무런 대응 없이 참고 지나가기로 했어요. 남편도 첨엔 반대하다가 곧 수긍하게 됐어요."
 
"그땐 참 힘들었어요. 하나님 믿는 기업으로 본을 보여야 하니, 어떨 땐 무조건 참고 품고 갈 때가 있어야 했어요. 힘들 때 더 기도하고 허리를 조이는 시간으로 삼았죠."
 
시작부터 지금까지 기도와 말씀을 바탕으로 기업을 이끌어온 최 대표는 스스로 본죽의 경영을 '무릎 경영'이라고 부른다.
 
"무릎의 의미는 하나님께 절대 복종하는 것, 절대 주권 앞에 모든 걸 맡기고 따라가는 걸 의미하잖아요. 직원, 소비자, 가맹점, 협력사에 모두 섬김의 자세로 가까이 할 때 하나님의 가치가 세상에 드러날 수 있다고 믿어요."
 
▲'무릎 경영'을 강조하는 최복이 대표는 국내외 선교에도 앞장서고 있다.ⓒ뉴스미션

"작은 일에 순종하니 큰 일도 맡기셨어요"
 
'무릎 경영인' 최 대표가 가는 길은 기업에서 끝나지 않는다. 경영만큼 그가 현재 집중하고 있는 일은 바로 구제와 선교다.
 
기업도, 구제도, 선교도 처음엔 가장 작은 순종과 섬김에서 시작된 것인데, 지금은 어느 단체보다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학로에 첫 가게를 냈을 때, 가게 앞 노숙인에게 식사를 준 게 구제의 시작이었어요. 몰래 시작한 일인데, 어느새 하다 보니 지금처럼 커진 거예요."
 
노숙인과 쪽방촌에 한 끼 식사를 나눠주면서 시작된 구제는 본사랑이란 NGO를 세워 공식적인 사회봉헌 활동을 하기에 이르렀다. 가맹점들도 이 일에 동참하면서 서울과 부평, 천안까지 프랜차이즈로 새터민, 쪽방촌, 다문화가정 등 소외 이웃 돕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선교도 마찬가지다. 한국에 들어와 오갈 데 없는 선교사를 친정집에 하루 묵게 한 일이 선교 사역의 시작이 됐다.
 
"허리디스크로 걷지도 못하는 선교사님이었는데 사정이 너무 안좋았어요. 엄마집에 모셔다가 식사를 대접하고 섬기면서 선교사들의 열악한 현실을 보는 계기가 됐어요. 허리가 낫지도 않았는데 다시 선교 현장에 가시는 그 분을 보면서 '이게 사명이구나' 충격을 받았어요."
 
이후 최 대표는 기업을 하면서 목돈이 생기면 선교사 쉼터를 마련하기 시작했다. 선교사들의 영육 회복과 선교사 자녀들의 양육, 병원 치료 등을 지원하면서 사역은 '본월드미션'이란 재단의 설립으로 더욱 왕성하게 됐다.
 
근래에는 문화를 선교에 접목한 '본웨이브'로 국내와 해외에서 복음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직접 다가가고 있다.
 
"하나님은 작은 일에 순종할 때 큰 일도 맡기시더라구요. 제가 하려고 한 건 아닌데, 하나님이 계속 키우시고 지금도 키우고 계세요. 본죽이 호떡 장사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것처럼, 구제와 선교 사역도 크게 사용하실 거라고 믿어요."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최 대표는 "내 비전은 없어요. 하나님 뜻과 계획대로 따라가는 거죠. 하나님께 잘 붙어있는 것, 세미한 음성을 듣고 이끄심에 순종하고 반응하는 거요. 나머진 하나님이 다 이끄시니까 전 그냥 딜리버리(delivery)일 뿐이에요"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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