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대결'이라 불리며 이목을 집중시킨 인공지능 알파고와 인간 이세돌9단의 경기가 알파고의 2승으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인간의 직관을 뛰어넘은 과학기술의 발달이 놀랍기도 하지만, 인간을 대신할 인공지능의 영향력에 불안감을 내비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기술 혁명과 거대한 사회 변화를 맞는 교회는 앞으로의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인공지능 진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미래 인류의 삶도 변화를 맞고 있다.

인공지능 진화, 급격히 빨라…기술 혁명시대 도래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은 인공지능의 능력이 현재 인간이 가진 능력에 얼마나 가까워졌는가를 가늠할 수 있는 기회였기에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집중시켰다.
 
특히 알파고가 인간 바둑기사만의 특기라 할 수 있는 '직관'을 학습하고 반복 훈련을 통해 모방을 넘어 인간보다 더 뛰어난 직관을 해냈다는 점에서 충격을 줬다.
 
알파고의 승리는 비단 바둑 뿐 아니라 일상의 모든 영역에 적용되는 인공지능 기술로 주목을 받게 했다.
 
알파고 설계사 데니스 하사비스(구글 딥마인드 CEO)는 "이 기술을 게임을 하는 것 이상의 목적으로 사용하고 싶다"며 실생활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범용 학습 기계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의 진화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인류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꿀 기술 혁명 시대가 도래했다고 내다봤다.
 
인간을 대체할 기술…미래에 대한 불안 가중
 
하지만 이 같은 변화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할 수 있다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불러일으켰다. 사람의 생각과 직관을 모방하는 로봇과 인공지능의 개발이 노동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클라우스 슈바프 회장은 "우리는 기존의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기술 혁명의 직전에 와 있다"며 "이전에 인류가 경험했던 것과는 전혀 다를 것이며, 모든 국가의 기존 산업과 기업을 파괴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노동과 경제 뿐 아니라 윤리적 차원에서도 논란은 제기된다. 현재 기준 법령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로봇윤리 등 인공지능을 둘러싼 윤리, 법률, 제도에 관한 사회적 토론과 논쟁을 시작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인간이 기술을 제어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단 의미다.
 
데미스 하사비스는 "인공지능 그 자체는 가치중립적이다. 어떻게 윤리적으로 쓸지는 사회가 논의해야 할 일"이라며 "인공지능이 자의식을 갖게 하는 과제를 넘을 수 있느냐, 넘겨도 되느냐 논의는 언제나 유효하고 사회 전체가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전했다.
 
변화와 불안 커지는 미래, 교회 대응력 갖춰야
 
인공지능 개발에 따른 삶의 변화는 교회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아시아미래협회장 최윤식 박사는 진작부터 이에 대한 교회의 준비를 촉구해 왔다.
 
최 박사는 한 기독교 포럼에서 "로봇, 사이보그, 인공지능의 3가지 기술이 종합되면 앞으로 10~20년 후에는 영유아 수준의 지능을 가진 새로운 인공생명체로서의 로봇의 시대가 현실이 된다"며 "어쩌면 주일날 교회에서 '로봇 친구들은 101호에서 따로 예배드립니다!"란 문구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박사는 또 "가상공간에서 기억을 주입한 인공지능 아바타가 영생하는 시대, 인간의 유전자를 조작해서 인간의 탄생도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다"며 "이러 시대 속에서 발생할 많은 신학적이고 윤리적인 문제에 대해 한국교회가 과연 대응력이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고 우려를 내비쳤다.
 
최 박사는 거대한 변화와 혼란이 닥칠 미래, 사람들의 영적, 심리적 공허함이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이라며, 교회가 이들을 맞을 새로운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시대에는 분명하고 절대적인 가치관의 중요성이 커진다. 교회가 문제 해결의 보루가 되어야 한다"며 "모호성과 불안이 커지는 사회에서 교회는 생존 수단의 하나로 '네트워크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 하나님과의 네트워크, 이웃과 사회와의 네트워크를 강화해 영적 공동체를 확장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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