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 제7대 총장에 강성영 교수가 선임됐다. 그러나 총장 선출을 둘러싸고 학생들과 이사회 간의 의견 충돌로 갈등이 격화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한신대 학생들이 31일 이사회가 열리는 한신대 장공관 앞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미션
 
이사회, 강성영 교수 총장 선임

한신대학교 제7대 총장에 신학과 강성영(53) 교수가 선임됐다. 학교법인 한신학원은 지난 달 31일 제4차 이사회를 열고 강성영 교수를 차기 총장으로 선임했다.

이사회에는 15명의 이사 가운데 13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들은 이날 후보들의 공청회 영상을 시청하고, 후보자 4명을 면담한 후 투표를 통해 강성영 교수를 차기 총장으로 선출했다.
 
강성영 신임 총장은 한신대를 거쳐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1997년 한신대 교수로 부임했다. 한신대 신학대학장과 신학대학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사)장공 김재준 목사 기념사업회 이사, 한국기독윤리학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사회의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총학생회와 교수협의회 등 학내 구성원들은 총장 선임을 앞두고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학생들과 교수들을 대상으로 사전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 류장현 교수가 압도적 지지를 받아 1위를 차지했고 연규홍 교수, 강성영 교수, 최성일 교수가 뒤를 이었다.
 
학생들은 '투표 결과를 반영해달라'는 공문을 이사회에 접수하려 했지만 이사회는 이를 받아주지 않았다. 그러다 총장 선임 하루 전인 지난 달 30일 가까스로 접수를 허락했다. 그러나 총장 선임에서 투표 결과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게 선관위의 입장이다.

총장 선출 전부터 교내 농성을 이어오던 학생들은 이날 이사회가 열린 경기도 오산 한신대 장공관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며 사전 투표 결과를 반영해줄 것을 호소했다.
 
한신대 총학생회와 학생들로 구성된 '한신대민주적총장선출을원하는학생모임' 관계자는 "이번 투표는 최근 열린 총학생회장 선거보다 투표율이 높았다. 그만큼 학우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며 "이사회가 학내 구성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후보를 인정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생들 "결과 인정 못해"…회의실 점거
 
한신대는 그동안 총장을 선출할 때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 직원노조에서 각각 2명씩 후보를 추천하면, 전체 교수회의에서 이 가운데 2인을 선출해 이사회에 추천했다. 이사회는 추천된 2명의 후보자 가운데 한 명을 총장으로 선임해왔다.
 
▲강성영 교수ⓒ뉴스미션
이 같은 방식에 대해 교내에서는 실질적 학내 구성원인 학생과 직원들이 총장 선출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에 규정 변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어왔다. 이러한 목소리는 지난 해 채수일 전임 총장이 중도 사퇴하면서 더욱 커졌다.
 
이에 한신대 협의기구인 4자협의회(교수협의회, 총학생회, 직원노조, 학교 당국)는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지난 달 3일 전체교수회의 투표를 거쳐 총장후보 선출방식 변경을 결의했다.
 
이사회 당일 기자와 만난 한신대 선관위원장 양춘우 교수는 "추천한 후보를 선임하는 것이 법적 의무는 아니지만 이사회가 학내 여론을 수렴해주길 기대한다"며 "불미스러운 일 없이 잘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사회의 이 같은 결정으로 학내 갈등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사회 직후 학생들은 회의장을 점거하고 이사들을 감금해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학생들은 현재 회의실 출입문을 봉쇄하고 총장 선임의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사회 측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총장 선임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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