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가 동성애자인 김조광수 씨를 초청해 이야기마당을 열었다. 김 씨는 한국교회가 크리스천 동성애자들을 품고 그들을 위로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날 행사는 동성애 반대 단체의 격렬한 항의로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김조광수 씨는 한국교회가 크리스천 동성애자들을 위로하고 그들을 보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동성애 반대 단체 격렬한 항의로 ‘행사 중단’
 
28일 오후 열린 이날 행사는 애초 2층 강당에서 공개 강연으로 열릴 예정이었지만, 홀리라이프·오직예수사랑선교회 등 단체들의 반대 집회로 7층 사무실에서 일부 관계자들만 참석한 채 비공개로 진행됐다.
 
김조광수 씨는 “스스로 동성애자임을 깨달은 건 어린 시절이었다. 남자를 사랑한다는 걸 깨닫고 고민하던 중 ‘교회에 가서 치유받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 무작정 교회를 찾아갔다”며 교회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이어 “내가 나갔던 교회는 ‘동성애자는 곧 죄인’이라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이후 나에게 교회는 하나의 트라우마가 됐고 그때부터 교회를 나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스웨덴은 동성애자들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나라”라며 “우리나라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퀴어 영화를 만드는 등 동성애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 씨는 “교회는 사람이 기댈 수 있는 마지막 공간이자 최후의 보루가 돼야 한다”며 “기독교 신앙을 가진 동성애자들이 많은데 한국교회가 이들을 보듬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2층 강당에서 행사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던 동성애 반대단체들은 7층에서 행사가 진행 중이라는 말을 듣고 격렬하게 항의했다.
 
이에 주최 측은 더 이상 행사를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해, 경찰의 도움을 받아 김조광수 씨를 건물 밖으로 이동시켰다.
 
반대 단체들은 “우리는 방청객으로 참여하려 했지만, 주최 측이 우리를 속여 몰래 행사를 진행했다”고 반발했다.
 
주최 측은 “이런 사람들과 행사를 진행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모른다”며 “무엇보다 김조광수 씨의 안전을 위해 장소를 바꿔 진행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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