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접경지역인 중국 지린성에서 조선족 목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목사는 오랫동안 탈북자 구호 및 북한 지하교회 지원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북측에 의해 피살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 달 말 숨진 채 발견된 장백교회 한충렬 목사가 북측에 의해 피살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20년 간 탈북자 및 북한 지하교회 지원해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달 30일 오후 8시쯤 중국 지린성 창바이 조선족 자치현 장백교회의 한충렬 목사는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피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중국 공안은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을 내놓지 않았다.

한 목사는 1993년부터 창바이현을 근거지로 탈북자 지원활동을 펼쳐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탈북자는 한 목사가 교회에서 탈북자들에게 성경을 가르쳤고 탈북자 가운데 부모 없는 어린이와 독거노인들을 보살폈다면서 북한으로 돌아가는 이들에게 쌀과 일정 정도의 현금을 나눠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한 목사가 북중간 밀무역을 하는 북한인들에게 성경을 가르쳐 북한 내부에 파송하는 역할을 담당해왔고, 이로 인해 북한의 위협을 받아왔다고 주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목사는 20년 가까이 북한 주민들을 도우며 지하교회 지원활동을 펼친 인물로 대북 지원에 깊이 관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북한선교단체 관계자는 장백교회에 매주 출석하는 신도는 300~400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과 밀무역을 하는 장백교회 신도들이 국경 지역 청년들을 전도해 자신의 집에 데려오면 한 목사가 신도 집에서 성경을 가르쳐 북한에 복음을 전하는 활동을 해왔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이런 활동이 북한 당국에 발각되면서 장백교회 신도와 성경공부를 하던 청년들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 목사가 계속 위협을 받아 국경 접근을 경계하던 중 피살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북중 접경지역에서 우리 국민에 대한 북측의 납치, 테러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정부는 선교사들에게 북중 접경지역 방문을 자제하고 신변 안전에 유의할 것을 요청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3일 기독교계에 보낸 공문에서 “중국 내 북한이 운영하는 식당 종업원이 집단 탈북한 사건 이후 북한이 보복 수단으로 중국 내에 체류 중인 국내 선교사를 납치 테러해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며 특히 "북중 접경지역에 대한 방문과 선교활동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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