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내 승려와 불자들이 기독교인들을 교회에서 몰아내고 교회 부지에 절과 탑을 건립하는 등 박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얀마 기독교인들에 대한 박해는 특히 동남부 카렌 지역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얀마가 영국의 식민지였을 당시 카렌 지역 주민은 영국 군대와 힘을 합쳐 세계 제2차 대전 중 미얀마(당시 버마) 군사 정부에 대항해 싸웠다. 전쟁 당시 불교인이었던 대다수의 지역 주민은 선교사들의 노력으로 기독교로 개종했고, 이들이 현재 약 9% 미만인 미얀마 내 기독교인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때문에 카렌 지역 주민들은 오랫동안 미얀마 정부의 차별 정책 대상이었다.

미얀마 정부는 불교 단체가 교회 부지에 절을 짓고 불교식 탑을 세우는 것을 묵인하는 방식으로 카렌 지역 크리스천들을 차별해 왔고 이는 종교 박해로 이어졌다. 

현지의 이러한 사정에도 기독교 목회자들은 미얀마 내 종교 및 민족간 갈등을 야기시키지 않기 위해 이미 두 차례 교회 부지 내 불교식 건축물 건립 허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내 기독교인들이 승려와 불자들의 행동에 처음으로 공식적인 불만을 나타낸 것은 지난 2일 불교인들이 미얀마 동남부 카렌 지역의 성 마르크 교회 부지에 절과 탑을 건립하기 위한 집회를 열었을 때였다. 

성 마르크 교회 목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새 정부가 들어서고 민주주의 국가로의 통합 정책이 시행되고 있는 지금, 기독교인들이 종교적 갈등을 야기한다면 미얀마가 민주주의로 한걸음 다가가는 데 방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기독교인들은 다음 세대에 갈등과 반목을 물려주기를 원하지 않아, 불교인들의 부당한 처우에도 반대의 뜻을 보이지 않았다"며 "하지만 카렌 지역 크리스천들에게 행해지는 차별과 박해가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수위에 이르러 이번 절과 탑 건설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현지 기독교 단체는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민주 정부가 불교인들의 불법 기독교 박해 행위 저지를 위해 나서주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미얀마 내 불교 단체가 가장 강력한 로비 집단임을 감안하면 현 정부의 현실적 개입은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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