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리는 이들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일평생 한 길만을 걸어온 사람이 있다. ‘옥수수 연구’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선물해온 김순권 박사는 세계적인 농학자로서 현재 구호개발기구 국제옥수수재단을 이끌고 있다. 김 박사가 꿈꾸는 미래의 모습은 무엇일까. 그를 직접 만나 들어봤다.
 
 ▲국제옥수수재단 김순권 이사장은 북한을 비롯한 세계 빈곤국들의 식량난 해결을 위해 친환경 슈퍼옥수수 개발 및 보급에 힘쓰고 있다.ⓒ뉴스미션 
 
“매일 기도로 기적 경험한 북한 생활이었죠”
 
국제옥수수재단(이사장 김순권)은 세계 식량 위기 해소와 기후 변화 감축을 위한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순권 이사장은 지난 1998년 ‘슈퍼옥수수 개발’을 통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농업연구를 바탕으로 북한 동포들의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재단을 설립했다.
 
이에 앞서 그는 70년대 우리나라에서 기존 옥수수보다 생산량이 3배 이상 높은 교잡종 옥수수를 만들어냈고, 이후 나이지리아로 건너가 20여 년간을 옥수수 연구에만 매진하며 지역 맞춤형 옥수수 개발에 성공했다.
 
아프리카 대륙의 식량난 해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아 농업 분야의 노벨상이라 할 수 있는 국제농업연구대상을 비롯한 각종 상들을 수상했으며, 실제로 여러 번 노벨상 후보로 추천 받기도 했다.
 
그가 한국으로 다시 돌아온 건, 북한이 그를 공식 초청했기 때문이다.
 
북한으로부터 5번의 초청장을 받은 끝에 방문을 결정한 김 이사장은 이곳에서 식량 부족으로 굶어 쓰러져 가는 어린 아이들과, 어떤 농작물도 생산할 능력이 없어 자포자기한 북한 주민들을 보게 된다.
 
참담한 현실을 접한 뒤 이를 외면할 수 없었던 그는 결국 국제옥수수재단 설립을 시작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옥수수 씨앗 개발’ ‘북한 옥수수 심기 범국민 운동’ 등에 나서게 된다.
 
그는 이 과정에서 “내게 기도할 수 있는 자유가 없다면 돕지 않겠다”고 북한 당국을 압박했고, 이를 통해 종교의 자유가 허락되지 않은 북한에 방문하면서도 맘껏 기도하며 연구 개발에 열중할 수 있었다.
 
“북한은 주 식량이 옥수수인 만큼 옥수수 증산만이 북한의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죠. 다행히 첫 해에 협동농장에 심은 옥수수가 23퍼센트나 증산됐고 계속해서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이것은 다 기도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당시 하나님께서는 제 기도에 응답해 매일같이 기적을 내려주셨고 이는 북한 사람들조차 인정했죠. 비를 그쳐달라고 기도하면 비가 그치고 20mm의 비를 내려달라고 기도하면 정확히 그만큼의 비를 내려주실 정도였으니까요.”
 
남북관계 악화로 중국에서 연구 매진
 
김 이사장이 그렇게 기적을 경험하며 북한을 방문한 것만 60여 차례에, 머문 기간을 다 합치면 무려 1년이 넘는다. 그렇지만 그런 그도 남북 관계 경색을 맞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는 몇 년 동안 북한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김 이사장은 북한과 기후나 토양이 비슷한 중국 접경지역에서 연구를 진행하며 북한을 다시 찾을 그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오랜 기간 연구와 개발로 수확을 기대해야 할 이때에 이런 상황이 발생해 슬픕니다. 올해도 중국 해남성 섬에서 겨울 동안 북한에 보낼 옥수수를 많이 생산해 왔는데 남북관계가 악화되는 바람에 옥수수는커녕 종자도 못 보내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현재 상황은 어렵지만, 그는 국제옥수수재단을 통해 기대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일을 통해 반드시 통일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옥수수가 통일의 길을 여는, 북한에서도 통일 비용을 벌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한편 국제옥수수재단은 현재 북한 외에도 세계 20여 국에서 친환경 슈퍼옥수수를 매개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국제식량구호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공동농업연구를 바탕으로 △식량증산 사업 △농촌지도자 양성사업 △종자 비료 농약 및 농기구 지원 사업 등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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