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신학대학교의 총장 선임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앞서 의결 정족수 미달로 한 차례 무산된 바 있는 총장 선거가 이번에도 같은 이유로 또 다시 무기한 연기됐다.
 
 ▲20일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감리교신학대학교 제14대 총장 선임 이사회’가 비공개로 진행됐다.ⓒ뉴스미션

일부 이사진 불참으로 ‘의결정족수 미달’ 반복
 
학교법인 감리교신학원은 20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감리교신학대학교 제14대 총장 선임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달 31일 총장선출을 위해 열렸던 이사회가 의결정족수 미달로 연기되면서 마련된 자리로, 이날 회의장 한 쪽에는 기표소가 설치되는 등 총장 투표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친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총장 선거는 치러지지 못했다. 앞선 이사회에서 총장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의 후보 선출에 불만을 품고 불참했던 이사들이 이번에도 역시 참석하지 않은 것.
 
이날 이사회에는 18명 이사(19명 이사 중 1명 사임) 중 지난 번과 같은 9명이 참석하면서 의결 정족수 기준인 재적인원의 2/3(12명)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고 있는 9명의 이사 중 최헌영ㆍ김정석ㆍ최희천ㆍ김상현ㆍ홍성국ㆍ송윤면ㆍ최이우 이사 등 7명은 지난 번 회의에 앞서 감신대 교내에 후보 선출 과정을 자세히 밝혀줄 것을 요구하는 대자보를 붙이고 총추위의 답변을 촉구한 바 있다.
 
이들은 당시 성명서에서 "금번 총장후보 선출 과정 중에 있었던 총추위의 후보선정 과정이 공정한 심사를 거치지 않고, 총추위 '규정 10조 2항'의 의결과정을 거치지 않은 절차상의 문제로 인해 총장선거를 유보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 과정의 투명성과 객관성 및 절차상의 문제가 해결되면 모든 과정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총추위에 입장을 밝혀달라는 내용증명까지 보냈지만, 총추위에서 아무런 답변이 없자 이번 이사회 참석 역시 거부한 것이다.
 
이날 참석한 나머지 이사들은 다시 이사회 일정을 잡고 총장 선임을 위한 투표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에 맞선 이사들 또한 총추위의 올바른 설명이 있을 때까지는 계속해서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사태는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표적 검증 논란…후보들 표절 시비 잇따라
 
이번 사태는 총추위가 감신대 제14대 총장 선거에 예비후보로 나선 박종천 현 총장과 송성진, 왕대일, 이후정 교수 가운데 왕 교수를 제외한 3인을 최종후보로 올리면서 시작됐다.
 
당시 총추위는 올해 초 불거졌던 왕 교수의 표절 논란 등을 문제 삼으며 그의 자질적 결함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 이사들과 동문, 학생들은 “왕 교수가 지난해 감신대 학내 사태 당시 이사장 진영의 반대편에 섰기 때문에 총추위의 표적 검증 대상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총추위가 회의에서 의결과정을 거치지 않은 절차상의 문제를 저지른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왕대일 교수는 총장 최종후보 결정에 앞서 감신대 총대학원 학생회가 재학생들을 상대로 진행한 총장모의선거에서 다른 후보들을 압도적인 표차로 제치고 수위를 차지하는 등 그간 학생들의 높은 지지를 받아왔다.
 
현재 그는 “표절 문제에 대해 앞서 전부 다 해명한 만큼, 총장 후보 선출 과정에 있어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후보선정 과정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일부 동문들은 왕 교수를 제치고 최종후보로 오른 3명에 대해서 총추위의 자격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최근 자체적으로 최종후보 3인 중 2인에 대한 연구물을 조사해 표절과 중복게재, 부당 표기 등의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총장 선임을 두고 시작된 양측의 다툼이 후보자들의 표절 의혹 논란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흙탕물 싸움으로 비화되는 것은 아닌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