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준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건. 사망자 김 씨의 가방에서 발견된 컵라면은 식사시간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열악한 근무환경을 여실히 드러내며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러한 가운데 젊은이들에게 '헬조선'이라 불리는 대한민국의 노동현실을 함께 고민해 보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평화교회연구소가 20일 '우리시대 알바고!'란 주제로 제1회 기독청년노동아카데미를 진행했다. 이날 강연에는 은수미 전 국회의원이 참석해 '헬조선의 노동현실'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뉴스미션
 
은수미 전 의원 "약자가 약자를 서로 죽이고 있어"
 
평화교회연구소는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이제홀에서 '우리시대 알바고!'란 주제로 제1회 기독청년노동아카데미를 개최했다.
 
이날 강연에는 은수미 전 국회의원이 참석해 '헬조선의 노동현실'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은수미 전 의원은 최근 구의역 사고로 목숨을 잃은 젊은 청년의 죽음을 안타까워 하며, 기업들만 살아남는 사회 구조를 바꾸고 국민들이 사회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구조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청년들의 주요 검색어 상위 50위를 조사해보니 실업, 자살, 비정규직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는데 그 중 1위가 글자수 세기였다"며 "우리 청년들은 아르바이트 하면서 학교 다니고 글자수 세기 프로그램을 돌리면서 20대를 보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만난 청년들은 꿈을 안 꾼다. 오히려 나에게 '삶이 나아질까요' '등록금을 낼 만큼 좋은 학교일까요'라는 질문을 한다"며 "내가 민주주의를 위해 받쳤던 노력이 오늘날의 청년들에게 전해지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청년들이 취직이 되더라도 정년까지 살아남을 수 없는 현실도 꼬집었다. 은 전 의원은 "100명 중 80명 정도가 정년퇴직 이전에 해고이직을 받게 된다"며 "청년들이 지금 엄청난 스펙을 갖고 취직을 해도 정년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지 생각해보게 된다"고 말했다.
 
은 전 의원은 "사람은 쓰레기처럼 '쓸모 있다, 없다'고 판단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라며 "사회구조적인 룰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영화 <차이나타운>을 예로 들면서 "우리는 성과, 쓸모, 이유만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있다. 약자가 약자를 서로 죽이면서 우리나라에 거대한 차이나타운이 생겼다"며 "차이나타운이 블랙홀처럼 커져서 구의역 사고, 강남역 살인사건이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쓰레기를 두고 '이건 버리고, 이건 재활용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하는데 우리나라 대기업은 이 생각을 사람들을 향해 하고 있다"며 "국가와 기업간의 균형을 맞추고, 영화 <헝거게임>처럼 우리가 게임의 룰을 주도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카데미는 7월 18일까지 총 5주에 걸쳐 진행된다. 2주차 강연은 27일에 열리며, 유상철 노무사가 'Know답 노동법'이란 주제로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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