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잡혀가시던 날, 많은 사람을 살려주셨다.…공산치하에서도 미쳐 도망가지 못한 병들고 가난한 신자들을 끝까지 돌보시다가 잡혀가셨다. 묵묵히 목사의 자리를 지키고 계셨다."
 
6.25전쟁 발발 당시 공산치하에서 성도들을 돌보다 납북된 故 김유연 목사의 아들 김성호 목사의 말이다. 그가 아버지의 순교적 삶을 기리고자 쓴 책 <납북, 그 순례의 길>이 출간됐다.
 
 ▲ 27일 서울 신공덕동 신덕성결교회에서 <납북, 그 순례의 길> 출판기념회가 개최됐다.ⓒ뉴스미션

"죽기까지 십자가 사랑 보여준 아버지"
 
故 김유연 목사 추모 도서 <납북, 그 순례의 길>출판기념회가 27일 오전 서울 신공덕동 신덕성결교회(담임 김양태 목사)에서 개최됐다.
 
故 김유연 목사의 장남인 김성호 목사는 아버지의 납북 66주년을 추모하고 일제 치하에 끝까지 믿음을 지키다 납북된 아버지의 순교적 신앙을 기리기 위해 이 책을 펴냈다.
 
김 목사는 "사실 가족들을 고생시켰다는 생각에 아버지를 원망했던 시절도 있었다"면서 "90세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서야 회개하는 마음을 가지고, 죽기까지 십자가 사랑과 믿음을 지키려 했던 아버지를 추모하기 위해 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故 김유연 목사는 1950년 6·25전쟁이 터지면서 8월 납북됐다. 1950년 6월 27일 서울 종로 기독교서회에서 KNCC 관계자들이 모여 서울지역 교회 사수를 결의했지만, 다음날 결의한 지도자들 대부분은 피난을 떠났다.
 
김 목사는 "교회 사수 결의를 다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피난을 떠나 버렸지만, 부친은 서울에 남아 병들고 혼자 남은 성도들을 돌보고, 교회를 지키다 납북 당하셨다"며 "납북된 후 북한 내 지하교회 성도 및 지도자들과 서신을 주고 받다 발각돼 정치보위부에 의해 어디론가 연행되어 생사를 알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부친의 생애를 돌아보며 목회자의 진정한 리더십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김 목사는 "책에는 아들로서, 목회자로서 고민했던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다"면서 "목회자의 참된 리더십이란 죽을 것을 알면서도 본인에게 맡겨진 성도들과 끝까지 함께 했던 아버지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교회 목회자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호 목사 도서출판기념회가 주최하고 기독대한성결교회 총회, 서울신학대학교, 총회교육원, 활천사 등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1부 추모예배, 2부 연구자료 설명, 3부 추모도서 출판기념행사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서울신학대학교 명예총장 조종남 박사는 "우리는 훗날 故 김유연 목사와 영광스러운 만남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그 날을 소망하고 기대하며 예수님의 재림을 기다리자"고 말했다.
 
한편 <납북, 그 순례의 길>은 한국전쟁납북사건자료원의 도움을 받아 제작됐으며, 故 김유연 목사의 일기, 납북 인사의 북한 수용소 생활 수기, 김성호 목사의 추모 시 등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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