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에서 교도관으로, 교도관에서 목사로…. 하는 일은 달라졌지만, 으뜸사랑교회 김영석 목사는 꼬박 40년을 교정선교에 헌신해 왔다.
 
그는 남들이 선망하는 은행원, 공무원이라는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목회자가 될 만큼 교정선교 사역에 남다른 사명감을 갖고 있다. 무섭고 위험한 일을 왜 하냐며 떠나는 성도들도 있었지만, 수감자들을 섬기라 하신 하나님의 명령을 거절할 수 없다는 김 목사. 그들을 결국 변화시키는 건 다름 아닌 ‘신앙’이라고 말하는 그의 신앙고백을 직접 들어봤다.
 
 ▲김영석 목사는 "원활한 수감자 교정 활동을 위해 군목 제도와 같은 '교도소 목사 제도'를 마련해야한다"고 제언했다.ⓒ뉴스미션

은행원·교도관 그만두고 목회…“수감자·출소자 섬기고파”
 
40년 가까운 세월을 오로지 교도소 수감자를 위해 살아온 김영석 목사. 20대 젊은 나이에 사람들이 선망하는 국내 유수의 은행에 입사했지만, 수감자들을 섬기고 싶은 생각에 곧바로 교정 공무원 시험을 치렀다. 가족과 지인들은 그를 향해 미쳤다고 손가락질했지만, 아무도 그의 결심을 바꾸지 못했다.
 
“은행원으로 근무하던 시절, 교도소 수감자와 편지를 주고받는 ‘편지 선교’를 했어요. 저와 편지를 나눴던 수감자는 당시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형수였죠. 그 사람은 항상 부정적인 말만 편지에 담아 보냈어요. 그러던 중 그의 사형이 집행됐고 저는 그를 위해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죠. 그때 ‘주님 어떻게 하면 그들을 위해 일할 수 있을까요’라는 기도를 했던 기억이 나요. 그리고 곧장 교정 공무원 시험을 치렀습니다.”
 
예수의 사랑으로 수감자들을 섬기는 교도관이 된 김 목사는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들과 함께 예배드리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공무원 신분으로 선교활동을 계속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그에게는 ‘특정 종교를 강요하는 공무원’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결국 14년 8개월간 교도관으로 근무했던 그는 더욱 전문적인 선교를 위해 목회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다른 종교를 가진 수감자 가족들이 법무부에 민원을 넣는 바람에 곤욕을 치른 적도 있어요. 계속 공무원으로 있다가는 이들을 주의 길로 인도하는 데 많은 제약이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퇴직하고 사역을 이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20년을 채우면 공무원 연금을 받을 수 있잖아요. 잠깐 고민하기도 했지만,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 안수를 받자마자 그 길로 교도관 근무복을 벗었습니다.”
 
공무원을 그만두면서 받은 퇴직금으로 김 목사는 으뜸사랑교회를 세웠다. 설립한 지 27년이 지난 지금은 온 성도가 한마음 한뜻으로 수감자들을 섬기는 교정선교에 힘쓰고 있다. 예배가 없는 월요일과 화요일, 목요일은 단 한주도 거르지 않고 서울구치소와 지방 교도소로 선교 활동을 하고 있다.
 
“때로는 ‘꼭 이런 무섭고 위험한 선교를 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면서 교회를 떠나는 성도들도 있었어요. 그들의 마음도 이해하지만, 그래도 어쩌겠어요. 수감자들 섬기라고 하나님이 세워주신 교회인걸요. 지금은 ‘서울구치소 교정위원’, ‘(사)한국교정선교회 운영이사’ 등으로 섬기면서 이 사역을 지켜가고 있습니다.”
 
김 목사는 교정선교가 좀 더 활발히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도소 선교라는 특수한 사역이긴 하지만, 좋은 일을 하는 것이기에 많은 이들이 참여해줬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이어 교정선교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협조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군 선교를 감당하는 군목 제도가 있듯이 교정 선교를 감당하는 교도소 목사 제도도 있어야 한다고 봐요. 수감자들에게 아무리 사회 적응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직업훈련을 시킨다고 해도 결국 그들을 변화시키는 건 신앙이거든요. 교도소에 상주하는 교도소 목사가 그들을 위해 상담도 해주고 함께 예배드리면서 옳은 사람으로 변화되도록 하는 게 진짜 교정이거든요.”
 
그의 꿈은 출소자들을 돌보는  ‘교정선교센터’를 건립하는 것이다. 센터를 통해 교정선교 전문 사역자를 길러 내고, ‘편지 사역’도 진행하며 오갈 데 없는 출소자들을 섬기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것.
 
“출소자들의 70%가 재범으로 교도소에 다시 들어온다고 합니다. 심지어 출소를 하루 앞둔 수감자들이 ‘하루만 더 있다가 가면 안 되겠느냐’고 묻기도 하고요. 수십 년을 이곳에 갇혀 있다가 다시 나가려니 얼마나 겁이 나고 무섭겠어요. 저는 ‘교정선교센터’를 만들어서 이런 사람들을 보살피는 데 집중할 생각입니다. 또 전문 사역자를 길러 내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교정선교가 더욱 활성화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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