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옛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성읍교회'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됐다. 전정희 국민일보 기자의 <한국의 성읍 교회>는 한국기독교 역사를 간직한 성읍 교회의 놀라운 면면을 흥미롭게 담아냈다.
 
▲<한국의 성읍 교회> 저자 전정희 국민일보 기자가 원정대와 함께 127년 역사의 행주교회를 방문했다.ⓒ뉴스미션
 
성읍교회로 보는 한국교회의 '과거'와 '현재'
 
<한국의 성읍 교회>는 2014년 6월부터 2015년 8월까지 국민일보 미션라이프에서 연재된 내용을 하나로 엮은 것이다. 책은 서울, 경기, 충청, 호남, 영남, 제주 등 전국 각지에 있는 성읍 교회를 소개하고 있다.
 
전작 <아름다운 교회길>을 통해서 저마다의 역사를 간직한 교회를 소개했던 전정희 기자는 '성읍 교회'에 주목한 이유로 역사성과 종교성을 꼽았다. 당시 기독교가 막 들어오던 시절, 선교사들은 성읍을 중심으로 교회를 세우고 복음을 전했기 때문.
 
한국 기독교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싶었다는 전 기자는 "성읍은 당시 행정, 정치, 경제의 중심지였다"며 "선교사들은 성읍에 있는 건물을 매입하거나 세를 얻어 믿음의 공동체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기풍 목사가 정의읍성에 세운 읍성교회, 한국의 성읍과 왜성 양식을 모두 느낄 수 있는 구영교회, 성읍교회의 원형이 보존된 정안교회 등 30개 교회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책은 변함없이 교회를 지키고 있는 고령의 목사나 장로들의 증언과 귀중한 사료를 통해 구한말부터 6ㆍ25전쟁 등을 거쳐온 교회의 역사를 담담히 풀어냈다.
 
127년 역사 간직한 '행주교회'
 
이와 관련 저자 전정희 기자와 함께하는 '한국의 성읍 교회 원정대'가 지난 9일 127년 역사의 행주교회(담임 정건화 목사)를 방문했다. 참가자들은 김신규 원로장로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행주교회가 걸어온 믿음의 역사를 배웠다.
 
김 장로는 "언더우드 선교사가 강화 지역 선교를 위한 전초기지로 세웠던 것이 행주교회였다"며 "작은 초가집에서 시작한 교회가 모진 세월을 이기고 127년이 됐다"고 말했다.
 
원정대가 방문한 행주교회는 1890년 언더우드 선교사에 의해 세워진 유서 깊은 교회다. 행주교회가 위치한 행주 나루터는 육로가 활성화되지 못한 시절 교통의 요지로 수도 한양으로 통하는 나들목 역할을 했다. 선교사들도 물길을 따라 전도여행에 나서곤 했다.
 
복음의 전초기지였던 행주교회는 고양지역의 모교회이기도 하다. 1893년 사산교회(지금의 능곡교회) 분립, 1928년에는 행주 나루터 맞은 편인 개화리에 교회를 개척했다.
 
전 기자는 "아쉽게도 오랜 역사를 지닌 교회들이 현대식 건물로 바뀌면서 옛 모습들을 잃어버리고 있다"며 "믿음의 후대들에게 옛 선조들의 삶의 방식과 신앙의 모습을 전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독립운동의 중심지였던 간도 지역의 교회 역사를 소개하고 싶다는 전 기자는 "지금은 디아스포라 지역이 됐지만 간도에서 복음을 전하던 교회들과 선조들의 삶을 조명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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