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패한 쿠데타로 정세가 불안한 터키에서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일고 있다. 

터키 당국이 역사적 의미가 있는 기독교 건축물 하이아 소피아 성당(현재 미술관)을 이슬람 모스크로 전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 

하이아 소피아 성당을 이슬람 모스크로 전환하기 위한 시도의 일환으로, 라마단 기간 마지막 금요일이었던 지난 1일, 무슬림들이 터키의 수도 이스탄불에 위치한 하이아 소피아 성당 내에서 기도 집회를 개최했다.

6세기 비잔틴제국 때 건립된 하이아 소피아 성당은 술탄 마흐메드 2세가 이끄는 오토만 제국의 군대가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한 15세기 이슬람 모스크로 전환됐다. 

역사학자 폴 메이어 박사는 "콘스탄티노플 점령 후 술탄 마흐메드 2세가 가장 먼저 하이아 소피아 성당 내 천주교를 상징하는 제단을 도끼로 철거해 이슬람교가 지역을 장악했음을 상징적으로 공표했 만큼 하이아 소피아 성당은 대표적인 기독교 건축물"이라고 설명했다.   

오토만 제국 하에 하이아 소피아 성당은 약 450년 간 이슬람 성전으로 이용됐다. 1900년대 초기 오토만 제국이 무스타파 케말 아타투르크에 의해 멸망한 후, 하이아 소피아 성당은 미술관으로 개조됐다. 

현재 터키 당국은 종교와 정치를 분리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근대사의 흐름에 반해 이슬람교리에 입각한 헌법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교가 통치하는 국가를 지향하고 있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정치가들과 함께 하이아 소피아 성당을 이슬람 모스크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나설 만큼 정치적 권력을 키웠다. 

정치분석가 무스타파 아크욜에 의하면, 최근 실패한 쿠테타로 에르도완 대통령의 권력은 더욱 견고해졌고, 대통령의 무슬림 지향주의 성향도 더욱 짙어졌다.

그는 이어 "이번 쿠데타로 인해 에르도안 대통령의 권력을 최고점에 달했다. 아타투르크 이후 가장 강력한 권력을 쥐고 있던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기회를 자신의 뜻에 따라 터키 사회를 압박하고 장악하는 데 수월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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