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교'에 이어 두번째 노인 분장…"배우로서 괜찮은 무기 장착한 느낌"

 실존인물인 덕혜옹주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덕혜옹주'에서 박해일이 연기한 '김장한'은 실제 기록상에는 단 한 줄 언급되는 인물이다.

고종이 생전 외동딸인 덕혜옹주와 정혼시키고자 했던 이가 바로 '김장한'이다.

덕혜옹주가 일제에 의해 강제로 일본 유학길에 오르고 일본인 귀족인 소 다케유키와 결혼하면서 그의 이름도 역사 속에서 사라진다.

영화 '덕혜옹주'는 그런 '김장한'을 독립운동가이자 끝까지 덕혜옹주를 지키고자 했던 인물로 다시 스크린 위로 불러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우는 독립투사지만, 동시에 덕혜옹주를 위해 헌신하는 그의 모습은 로맨틱하다.

 


'김장한'을 연기한 박해일은 2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김장한'이라는 캐릭터는 허진호 감독식 감성이 고스란히 들어간 캐릭터"라며 "(냉정해야 하는) 군인이지만, 감성에도 충실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덕혜옹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덕혜옹주의 삶을 그린 영화다. 당연히 '덕혜옹주' 역의 손예진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더 갈 수밖에 없다.

박해일은 "영화가 '덕혜왕자'는 아니니 당연한 일"이라고 반 농담으로 말하면서 "암울했던 시대에 진지하게 접근해볼 수 있는 캐릭터가 있으면 하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같이 호흡을 맞춘 손예진에 대해서는 "처음 만났을 때 이미 (덕혜옹주로서의) 준비가 돼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촬영에 들어가면 무서운 집중력을 보여주는 배우"라고 설명했다.

박해일은 이번 작품에서 '은교'에 이어 또 한번 노인 역할에 도전했다.

'은교'에서는 나이든 시인 역이었는데, 이번에는 일제강점기 젊은 시절부터 해방 후 노인이 된 모습까지 폭넓은 나잇대의 '김장한'을 연기한다.

박해일은 "노인 역이 나름대로 중독성이 있는 것 같다"면서 "굉장히 좋은 경험을 했고 배우로서 괜찮은 무기를 장착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수분장을 통해 캐릭터의 나잇대를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은 배우에게는 장점이고, 관객이 볼 때 그럴싸하게 작품에 잘 녹아들게 보인다면 성공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당분간은 노인 역할은 안 할 생각"이라고 웃었다.

박해일은 데뷔 후 지금까지 영화만 고집해왔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그는 "계속 해보고 싶은 영화 작품이 나타나다 보니 거기(드라마)까진 미치지 못한 것 같다"면서 "드라마란 장르는 영화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는 만큼 차근차근 잘 준비해야 하지만, 계속해서 하고 싶은 영화가 생겨서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된다"고 말했다.

올해 여름 극장가는 유난히 대작이 많다.

박해일은 "'덕혜옹주'는 인물이 나오고 시대가 나오는 영화"라면서 "관객들이 우리가 살아왔던, 그리고 살아갈 감정과 정서를 느끼러 오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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