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국 목사(KWMA 사무총장)
최근에 발칸반도의 서쪽 아드리아 해를 접하고 있는 5개국을 방문하였다. 알바니아, 몬테네그로,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 크로아티아 그리고 슬로베니아였다. 알바니아를 제외한 4개국은 2차 대전 후 독특한 티토 대통령의 리더십으로 유고슬라비아 연방을 이루는 한 나라였다. 민족적으로는 남슬라브 민족이었고, 언어도 하나로 통일되었었다.

그러나 1980년대 티토 대통령 사후, 그리고 공산주의 체제가 무너지는 1990년에 이르기까지 한 나라가 위의 4개국뿐만 아니라 세르비아, 마케도니아, 심지어 코소보까지 독립을 위하여 싸우고 있다. 즉 6개의 독립국가와 반독립(UN 관할의) 코소보까지 모두 7개 나라로 분열되었다. 여기에는 민족의 진전 역사와도 관련이 있지만, 주변 강대국 이탈리아, 오스만 터키, 오스트리아, 헝가리의 영향이 너무도 컸다.

다음은 각 국가별 종교의 분포와 특징이다.
 
▲한정국 목사(KWMA 사무총장)
(출처: 나무위키 '발칸반도')

위에서 볼 때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는 이탈리아의 영향으로 로만가톨릭교도가 많았고, 알바니아와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 연방은 오스만 터키의 수세기 지배 후의 영향으로 이슬람교도가 많다. 그리고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는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러시아의 영향으로 정교회 교도가 많다. 특히 세르비아의 한 부분이었던 코소보는 알바니아계 이슬람교도가 다수였고 독립운동 과정에서 세르비아 군대의 인종청소와 같은 학살로 인해 유럽 나토군이 개입하고, 끝내 UN 관할구역으로 남아있다. 이것도 세르비아 정교회와 코소보의 이슬람교가 그 사이를 가른 큰 요인이었다.

특히 1990년 초 약 4년간 이 지역에서의 민족전쟁은 1차 대전의 사라예보 사건처럼, 여러 민족과 인근 강대국의 영향으로 수십만의 사상자를 낸 민족전쟁으로 기억되고 있다. 아직도 여러 곳에 남아있는 총탄 자국과 한 가톨릭교회 성당을 꿰뚫은 미사일의 흔적을 이곳 사람들은 잊지 않기 위해 보존하고 있다.

그러나 크로아티아의 한 프란시스 수도원을 돌아보면서, 이 종단의 창시자 성 프란시스의 평화를 위한 그의 기도가 생각났다.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그의 가르침은 발칸반도의 신도들에게는 그저 옛 성인의 기도였을 뿐이었던 것 같았다. 아직도 이 지역을 여행할 때면, 겉으로는 평온한 듯하면서도 안으로는 아직도 꺼지지 않는 증오의 불씨가 남은 듯하다.

이곳에서 사역하는 한인 선교사들의 심정은 어떠할까를 생각해보았다. 그들은 개신교 복음을 전하고 개신교회를 세우는 꿈을 꾸고 있음이 분명하다. 나는 매일 아침 시편을 낭송하고 그곳 나라들을 위해 기도하다가, 이곳의 개신교 선교사들이 생소한 개신교를 세우기보다, 정교회와 가톨릭 신자 그리고 교회들이 성경말씀을 자신들의 삶과 사역 속에 실현시키게 함이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간절히 기도하였다. “하나님! 이들에게 하나님 말씀의 부흥을 주시옵소서. 말씀대로 사는 그들이 되게 하옵소서. 정교회 또는 가톨릭 신부들이 강론을 통해 성경말씀을 잘 선포케 해주세요.”라고 기도하였다. 그리고 우리 개신교 선교사들이 이곳에 찾아온 하나님의 사역자요 그들의 손님으로서 나라와 민족에게 평화를 만드는 peace maker 사역을 한다면 그야말로 멋진 사역이 될 것으로 기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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