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어머니들이 함께 앞치마를 입고, 남북한 병사들을 위해 밥상을 차려준다?’ 70년 넘게 분단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 남북 병사들이 한 밥상에 둘러앉을 그날을 소망하며 교계와 학계 지도자들이 뭉쳤다. 광복절을 며칠 앞두고 DMZ에 모인 이들은 “밥이 평화다!” “밥부터 나누세!”를 외치며 남북 통일을 염원했다.
 
 ▲12일 DMZ 도라산 평화공원에서 ‘밥 피스메이커 행사’가 열렸다.ⓒ뉴스미션

“평화통일 위한 첫 걸음, 밥과 밥상에서 창출해야”
 
남북한 화해와 일치를 위한 범국민 평화 통일 운동 ‘밥 피스메이커 행사’가 12일 오전 경기 파주시 도라산평화공원에서 진행됐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북한 땅을 마주한 DMZ 구역 내에서 펼쳐져 의미를 더했다.
 
행사 장소가 민간인출입통제구역이었던 만큼 사전에 출입 허가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과 함께 30도가 훌쩍 넘는 폭염 속에서 진행되면서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다. 하지만 300여 명의 참석자들은 평화통일을 소망하며 행사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밥 피스메이커는 ‘가정의 행복이 밥상에서부터 시작되듯, 분단된 조국의 평화통일도 밥을 나누어 먹는 것을 시작으로 화해하고 일치되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외치는 평화운동이다. '밥퍼목사'로 유명한 최일도 목사(다일공동체 이사장)를 중심으로 김동호 목사(PPL재단 이사장)와 정영택 목사(예장통합 직전총회장), 유석성 총장(서울신대), 한헌수 총장(숭실대), 황선혜 총장(숙명여대), 조용근 이사장(석성장학회) 등이 공동대표로 참여한다.
 
이날 대표로 공동선언문을 낭독한 최 목사는 “진정한 대화와 소통을 위해 이제는 어머니가 차려주는 밥상에서 남과 북이 화해의 몸짓을 시작하자고 제안하는 바”라며 “분열의 상처와 불신의 골이 더 깊어져서 아주 갈라지기 전에 평화와 통일을 위한 상생과 살림의 문화를 이제 밥과 밥상에서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평화의 왕 예수께서 생명의 양식으로 오신 것처럼, 남북한도 그분이 마련해주시는 밥상에 앉아서 첨예한 갈등과 대립을 내려놓고 화해의 물꼬를 트길 소망한다”면서 “남북한 병사들과 군 최고 통수권자들이 함께 모이는 그날까지 우리는 이 일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공동선언에는 △온 국민의 ‘화해의 밥상 나누기’ 적극 동참 △남북 상호간 신뢰 구축 △대북정책 방향 전환 △인도적 대북 지원 지속적 확대 △의약품 및 의료지원 등 교류 협력사업 확대 등을 촉구했다.
 
이 밖에 이번 행사에서는 가수 남상복의 ‘평화노래 부르기’와 권순찬 화백의 ‘평화그림 그리기’ 등이 이어졌고, 고진하 시인은 ‘화해의 밥시’를 지어 낭독하는 등 통일을 염원하는 다양한 순서가 펼쳐졌다.
 
또한 참석자들은 각자 가지고 온 쌀을 대형 쌀독에 기부하고, 남북한 병사들과 대표들을 위한 밥상을 차리는 등 퍼포먼스를 통해 남북이 함께 밥을 먹는 자리를 반드시 만들겠다는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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