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사역, 이해하는 마음에서부터 시작돼야”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기쁨의교회(담임 류평립 목사)는 상가 건물을 임대해 사용하는 작은 교회지만, 지역 내 300여 탈북민을 품고 있다.
류평립 목사는 15년 전 영화 크로싱의 주인공인 탈북민 유 모씨와의 만남을 계기로 탈북민 사역에 뛰어든 이후, 탈북민들의 자립을 돕는 사역을 이어오고 있다.
탈북민들이 지역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주민등록 신청과 통장 개설, 병원 이용 등 필수적인 것들을 돕는 류 목사는 그러나 탈북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따로 있다고 말한다.
“탈북민들은 하나 같이 많은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어요. 그러나 어디에서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기에 마음에 묻어둔 채 살아가고 있죠. 그들이 이 땅에서 우리와 똑같은 한 국민으로 당당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그 상처들을 치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탈북민들은 그와의 상담을 통해 북한 생활과 탈북 과정, 그리고 남한사회에 정착하면서 경험한 내면의 상처들을 치유 받는다. 물론 여기까진 이들에 대한 류 목사의 꾸준한 관심과 관계 형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역시 탈북민들을 섬기며 수많은 상처와 아픔을 경험했지만, 그들이 우리와는 너무나도 다른 환경과 속에서 살아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부터 어려움들을 극복할 수 있었다.
“탈북민들을 대하는 태도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우리는 자기 기준에서 상대방을 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탈북민들을 대할 때 역시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입장을 바라보려 노력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우리 모두가 하나님으로부터 사랑의 빚진 자인만큼, 탈북민들이 하나님께서 그토록 사랑하시는 영혼들이라고 하는 사실을 인식하고 배려하는 자세를 갖춰야 하죠.”
류 목사는 탈북민들을 향해 조심성 있게 다가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지적하거나 가르치려는 태도가 아닌, 우리가 그들에게 배우고자 하는 자세로 다가간다면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탈북민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재정적 지원을 오래 전부터 이어왔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편견과 태도는 사회의 그것과 크게 다르다고 할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그동안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한 사역들이 주로 대형교회 위주로 진행돼다 보니 조직 중심의 시스템에 개인이 소외되는 문제가 많았다”며 “이러한 부분들을 가족적 분위기의 작은 공동체를 지향하는 교회들이 보완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작은 교회들은 사역을 하는 데 있어 재정적 문제가 있는 만큼, 그 역할은 대형교회가 보완해주는 한국교회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