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중국 내 북한식당 종업원들이 집단으로 탈북하는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이달 중순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망명하는 등 최근 탈북 관련 소식들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만 3만 명에 달하는 탈북민이 함께 살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 안에는 이들에 대한 차별과 편견의 시각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남한 사회 속 소외 이웃으로 살아가는 탈북민들에 대해 한국교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다.

 
 ▲탈북민 사역을 펼치고 있는 기쁨의교회 류평립 목사는 "탈북민 사역은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에서부터"라고 말한다.ⓒ뉴스미션

“탈북민 사역, 이해하는 마음에서부터 시작돼야”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기쁨의교회(담임 류평립 목사)는 상가 건물을 임대해 사용하는 작은 교회지만, 지역 내 300여 탈북민을 품고 있다.
 
류평립 목사는 15년 전 영화 크로싱의 주인공인 탈북민 유 모씨와의 만남을 계기로 탈북민 사역에 뛰어든 이후, 탈북민들의 자립을 돕는 사역을 이어오고 있다.
 
탈북민들이 지역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주민등록 신청과 통장 개설, 병원 이용 등 필수적인 것들을 돕는 류 목사는 그러나 탈북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따로 있다고 말한다.
 
“탈북민들은 하나 같이 많은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어요. 그러나 어디에서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기에 마음에 묻어둔 채 살아가고 있죠. 그들이 이 땅에서 우리와 똑같은 한 국민으로 당당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그 상처들을 치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탈북민들은 그와의 상담을 통해 북한 생활과 탈북 과정, 그리고 남한사회에 정착하면서 경험한 내면의 상처들을 치유 받는다. 물론 여기까진 이들에 대한 류 목사의 꾸준한 관심과 관계 형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역시 탈북민들을 섬기며 수많은 상처와 아픔을 경험했지만, 그들이 우리와는 너무나도 다른 환경과 속에서 살아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부터 어려움들을 극복할 수 있었다.
 
“탈북민들을 대하는 태도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우리는 자기 기준에서 상대방을 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탈북민들을 대할 때 역시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입장을 바라보려 노력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우리 모두가 하나님으로부터 사랑의 빚진 자인만큼, 탈북민들이 하나님께서 그토록 사랑하시는 영혼들이라고 하는 사실을 인식하고 배려하는 자세를 갖춰야 하죠.”
 
류 목사는 탈북민들을 향해 조심성 있게 다가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지적하거나 가르치려는 태도가 아닌, 우리가 그들에게 배우고자 하는 자세로 다가간다면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탈북민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재정적 지원을 오래 전부터 이어왔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편견과 태도는 사회의 그것과 크게 다르다고 할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그동안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한 사역들이 주로 대형교회 위주로 진행돼다 보니 조직 중심의 시스템에 개인이 소외되는 문제가 많았다”며 “이러한 부분들을 가족적 분위기의 작은 공동체를 지향하는 교회들이 보완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작은 교회들은 사역을 하는 데 있어 재정적 문제가 있는 만큼, 그 역할은 대형교회가 보완해주는 한국교회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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