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와 교회의 온갖 추문이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욕보이고 있다. 이제 '교회'는 존경과 감사의 대상이 되기보다 지탄의 대상으로 전락한 듯하다. 이런 가운데 세상과의 소통을 고민하는 목회자들이 모여 책을 출간해 관심을 모은다.

 
 
"건물 차려놓고 기다리는 목회는 이제 그만"
 
신간 <우리가 교회다>는 세상 속에서 '성육신적 교회 운동'을 펼치고자 애쓰는 9개 작은교회와 사회적 기업, NGO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이한 시냇가에심은나무교회(담임 이창성 목사)는 숭실대 앞에서 '공간과 춤'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청년 문화 공간 사역을 감당하고자 꿈꾸는 청년, 춤추는 예배자들과 일상의 예배를 드리는 일에 집중한다.
 
이창성 목사는 "하나님께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모두 다르게 창조하셨듯이 시심에서 만드는 것들은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것들"이라며 "시심은 완벽이 아닌 과정과 의미를 추구한다. 이것이 시심이 가진 예술의 지향점"이라고 말한다.
 
도예공방과 카페를 운영 중인 토기장이교회 신상엽 목사는 자신의 목회 여정을 '빚어 가심'이라고 표현한다. 신 목사는 "토기장이 교회의 목회는 주님께서 목회자 부부를 먼저 빚으시고 그 은혜를 영혼들에게 흘려 보내는 사역"이라고 말했다.
 
토기장이교회의 목회의 대상은 연령도 다양하고 성별도 다양하다. 도예공방과 카페는 전도의 좋은 접촉점이 돼주었다. 가끔 지나가는 등산객일 때도 있고, 진로체험이나 그릇을 만들러 오는 학생이나 아주머니가 되기도 한다.
 
신 목사는 "상처 있는 어린아이들로부터 청소년, 중년, 노년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들이 이곳을 거쳐갔다"며 "이 분들과 때로는 찬송을 부르기도 하는데, 주중의 모든 사역이 예배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예쁜손을향한교회(담임 박재찬 목사)의 카페 사역, 새로운교회(담임 최혁기 목사)의 비즈니스 카페 사역, 예수마음교회(담임 윤정석 목사)의 코칭 사역, 산곡제일교회(담임 이정선 목사)의 오케스트라 사역, 불기둥교회 최준식 목사의 오떡이어 사역 등이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
 
"'성육신적 교회 운동', 한국교회 안에 확산되길"
 
책의 공동저자 11인은 급변하는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목회를 고민하며 '우리가 교회다' 모임을 시작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젊은이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교회를 팔고 나이트클럽을 빌려 예배를 드리고 있는 '모자이크 교회'의 사역과 영국의 '프레시 익스프레션스(Fresh Expressions of the Church) 운동'에 영향을 받았다.
 
프레시 익스프레션스는 게토화되어 가는 영국교회의 상황에 위기감을 느끼고 세상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새로운 선교의 방법을 모색하는 운동이다. 영국의 주요 교단을 중심으로 진행돼왔다. 현재는 미국, 캐나다, 독일, 오스트레일리아, 스위스,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 운동의 특징은 교회가 사람들의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전통적인 요소를 가미할 수도 있지만 예배의 형태도 매우 다양하다. 또한 주로 소그룹이 중심이 되며 전통적인 교회에 비해 평신도의 역할을 강조하는 부분도 눈에 띈다.
 
장성배 교수(감신대 선교학과)는 서문에서 "예수님처럼 생각하고, 예수님의 마음으로 세상을 품으며, 예수님의 사역을 이어가는 것이야말로 이 땅에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라며 "예수님처럼 목회하고, 선교하는 것을 추구하는 교회가 바로 성육신적 교회"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는 이어 성육신적 교회의 특징으로 △사랑의 동기로 움직이는 교회 △세상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교회 △점진적 단계로 세상을 이끄는 교회 △총체적 치유와 회복을 지향하는 교회라고 설명했다.
 
최준식 목사는 "초대교회에서부터 교회의 목적은 처음부터 '세상'이었다"며 "교회 건물을 차려놓고 사람들이 오기를 기다리는 목회는 오늘날에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오지 않는다면 가든지, 아니면 오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