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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마리 유기동물 품습니다”…‘예사교회’ 이야기
정원희(juventus88@hanmail.net) l 등록일:2016-10-02 14:37:29 l 수정일:2016-10-04 18:52:13
농림수산식품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발생한 유기동물 수는 8만 마리가 넘는다. 동물보호단체 등은 실제 유기동물의 수가 정부 발표 수치보다 최소 세 배 이상 많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처럼 동물들이 버려지는 이유는 장애를 갖고 태어났거나 주인이 치료비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 등 다양하다. 최근에는 여름철 휴가지에 반려 동물들을 버리고 가는 이들이 많아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이런 의미에서 충남 논산에 위치한 예사교회는 조금 특별한 사역을 하는 교회다. 사역자들을 비롯해 온 성도들이 함께 나서 동물들을 품고 보살핀다. 정확히 말하면 주인에게 버려진 유기동물들이다. ‘예수님 사랑’의 약자인 예사라는 이름을 가지고 사람뿐 아니라 동물들에게도 예수님의 사랑을 나누고 있는 예사교회를 직접 찾아가봤다.
 
▲예사교회가 운영하는 ‘예사쉼터’에는 개와 고양이를 합쳐 100여 마리의 유기동물들이 함께 살고 있다.ⓒ뉴스미션

강아지 한 마리가 사역이 되기까지

교회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고양이 두 마리가 기자를 맞이한다. 잠시 뒤 안수아 목사가 뒤따라 인사를 전한다. 예배당 옆 한 쪽에 마련된 고양이 집을 청소하고 나오는 길이다.
 
예사교회에는 고양이와 강아지들을 합쳐 모두 100여 마리의 동물들이 함께 살고 있다. 모두 유기견, 유기묘들인데 다리를 절고 눈이 보이지 않는 등 대부분 장애를 가졌거나 정확한 종자를 알 수 없는 생명들이다.
 
안 목사는 소외 이웃들을 위한 목회를 꿈꾸고 예사교회를 개척했다. 그러던 중 한 성도의 어려운 사정을 돕게 됐는데, 그것이 지금의 동물 보호 사역을 시작한 계기가 됐다.
 
“어느 날 한 성도 분께 급히 차가 필요한 일이 생겼어요. 제가 수소문 끝에 중고차 한 대를 구해드렸는데, 그 분이 감사의 표시로 제게 강아지 한 마리를 선물로 주시겠다는 거예요. 그때만 해도 동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터라 사양을 했는데도 극구 주신다고 하셔서 결국 받게 됐죠. 그런데 그게 이처럼 사역이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그렇게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한 뒤, 그의 눈에는 이전에 보이지 않던 유기동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주인에게 버려져 거리에 떠도는 동물들이 안쓰럽게 느껴졌다. 그렇게 한 마리씩 돌보다 보니 동물들의 수가 점점 늘었고, 집 안에만 20마리 동물들이 모였다. 우연한 기회로 만난 강아지 한 마리가 그의 인생을 바꿔놓은 것이다.
 
처음에는 가족들조차도 안 목사의 행동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고, 그렇기에 주변의 좋지 못한 시선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경제적 부담과 육체적 노동 또한 만만치 않았다. 그렇게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 순간, 그는 동물들의 모습을 통해 자신을 바라보게 됐다고 고백한다.
 
“집 여기 저기 배설물이 널려있는데요. 치우면 또 생기고 치우면 또 생기고… 쉴 틈이 없는 거예요. 그런데 하루는 걸레를 빨면서 하나님께 ‘제가 왜 이런 일을 해야 하나요’라고 따져 물었는데, 하나님께서 ‘그게 바로 네 모습이다’ 하는 마음을 주셨어요. 예수님께서 제 죄를 사해주셨는데 저는 매일같이 죄 짓기를 반복하고 있잖아요. 저야말로 동물들의 모습과 다를 바 없었던 거예요.”
 
▲안수아 목사ⓒ뉴스미션
“사료 후원, 자원 봉사…채우시는 하나님” 

그날 이후 안 목사는 동물들을 품고 보호하는 것이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주신 사명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사역의 자세로 임했다. 모든 동물들에 이름을 붙여주며 정성으로 대했고, 이러한 시간들은 그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게 했다.
 
“제가 돌보고 있는 동물들은 오로지 저만 바라보고 좋아해요. 금세 감사함을 잊고 살아가는 사람들보다 그런 부분에 있어선 오히려 낫지 않나 싶어요. 그렇지만 연약하고 부족한 미물들이기에 사역의 어떤 결과물을 기대하기는 어렵죠. 동물들을 바라보며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조건 없는 사랑과 헌신적인 사랑, 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랑을 배우게 됐어요.”
 
지금까지 안 목사의 손을 거쳐간 동물들만 해도 수백 마리에 달한다. 정기적 후원 없이 자비로 모든 것을 감당하다 보니 재정적 어려움은 늘 뒤따랐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오늘에 이를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하나님께서는 여러 관계들을 통해 필요와 때에 맞게 제게 부어주셨어요. 사료가 필요할 때는 사료 후원을, 치료가 필요할 때는 자원 봉사자들을 보내주셔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게 하셨죠. 그렇기에 지금 당장 가진 것은 없지만 앞으로의 사역에도 하나님께서 함께해 주신다는 믿음이 있기에 두렵지 않아요. 오히려 기대가 되는 걸요?”
 
여전히 목사가 사람이 아닌 동물들에 더 관심을 둔다고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목회자들도 많다. 성도들 중에는 교회에서 개와 고양이가 함께 하는 것이 싫어 떠난 사람도 있다. 그러나 처음에 안 목사의 사역을 이해하지 못하고 욕하다가 이제는 그를 돕는 목회자와 성도들이 훨씬 많아졌다.
 
“어찌됐든 유기견, 유기묘도 사람들이 만들어낸 것이에요. 말하지 못하고 힘이 없다고 해서 생명을 인간의 마음대로 할 자격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유기동물 때문에 우리가 피해를 입는다고 말하기 전에 그들을 거두고 아껴주는 마음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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