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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내 설 자리 없는 ‘자살유가족’…목회적 배려 필요”
정원희(juventus88@hanmail.net) l 등록일:2016-10-06 17:12:55 l 수정일:2016-10-06 17:34:18
한국교회 안에는 자살에 대한 발언조차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존재한다. ‘자살한 사람은 구원을 받지 못한다’는 인식과 믿음이 팽배해 있기 때문인데, 이 과정에서 자살자 유가족들은 다시 한 번 상처를 경험하고 소외된다. 어려움에 빠진 이들을 일으켜 세우고 희망을 전해야 할 교회. 자살 문제에 대한 한국교회의 역할을 조명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6일 보라매열린교회에서 ‘서울시 마음이음프로젝트 성직자인식개선 포럼’이 열렸다.ⓒ뉴스미션

“자살자 유가족 위한 ‘돌봄의 목회’ 절실”
 
서울시자살예방센터와 라이프호프 기독교자살예방센터(대표 조성돈)가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보라매열린교회 비전홀에서 ‘서울시 마음이음프로젝트 성직자인식개선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목회자와 자살예방전문가 등 자살예방관련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자살 이후, 한국교회 목회 매뉴얼’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자살유가족을 위한 목회적 배려’를 발제한 노용찬 목사(빛고을나눔교회)는 자신 역시 36년 전 부친의 자살을 경험한 자살자 유가족임을 먼저 밝히고, 자살자 유가족들에게 목회자로서 어떤 자세와 접근이 필요한지에 대해 전했다.
 
노 목사는 “이제 우리나라에서 자살의 문제는 한 개인이나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요 국가적 문제가 됐다”며 “교회와 교인들도 직간접적으로 이 시대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의미에서 목회의 핵심이 ‘영혼의 돌봄’이라고 했을 때, 모든 교인들과 모든 세상적 사람들이 목회적 돌봄의 대상이지만 그 중에 특히 자살자 유가족에게 목회적 배려가 절실하다”고 피력했다.
 
그는 자살자 유가족을 더욱 배려하고 돌봐야 하는 이유로 △마음의 아픔 △상실의 슬픔 △죄책감 △소외감 △불안 및 두려움 △우울감 등 가족의 자살로 인해 유발된 다양한 어려움을 한꺼번에 지닌 채 살아간다는 점을 들었다. 이러한 어려움이 심해질 경우 또 다른 자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
 
실제 이날 두 번째 발제자 최의헌 원장(연세로뎀병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자살 가족력이 있는 경우 자살 위험이 2.58배 증가했으며, 자살 유가족은 애도 과정 중에 일반인의 9.68배나 많은 자살 생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용찬 목사ⓒ뉴스미션
 
교회별 ‘치유ㆍ회복 프로그램’ 마련 시급
 
노 목사는 자살자 유가족을 배려하기에 앞서 목회자들이 ‘돌봄의 목회’를 하기 위한 기본적이며 본질적인 점검과 자기 성찰을 통해 목회의 지향점을 바로 잡기를 당부했다.
 
또한 목회자들이 인간의 삶의 고난과 질병, 죽음의 문제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이 필요함을 지적하고, 더 나아가 사회적 관심과 인식의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렇게 됐을 때에 목회자들의 설교 역시 그들의 영혼에 진정한 안식과 평안, 치유와 회복을 주는 내용으로 변화될 것”이라며 더욱 적극적인 생명 돌봄의 목회를 요구했다.
 
끝으로 “무엇보다 교회 안에 영혼을 돌보는 구체적인 치유와 회복 프로그램을 마련함으로써 삶의 희망을 북돋는 것이야말로 자살 예방의 가장 시급한 역할”이라고 천명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자살자의 장례를 위한 예배문과 장례관련 성경구절 등 자살에 대한 한국교회 목회매뉴얼도 공개됐다.
 
발제를 맡은 조성돈 교수(실천신대)는 자살에 대한 설교지침을 전하며, △자살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하지 말 것 △유가족에 대한 배려 필요 △자살의 방법이나 장소, 자살의 경위는 상세히 묘사하지 말 것 △유명인의 자살을 미화하거나 영웅시하는 발언 금지 △자살을 고통 해결의 방법으로 설명하지 말 것 △자살을 흥미로운 예화로 사용하지 말 것 등을 조언했다.
 
반대로 목회자들은 자살예방을 위해 설교에서 “생명의 소중함과 자살의 사회적 심각성을 강조하고, 자살의 현실 또는 자살 경고신호나 위험요소들을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상담기관 및 치료 방법 등을 소개할 것을 권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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