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미래를 책임질 청년세대가 교회에서 사라지고 있다. 지난 5월 청어람ARMC가 발표한 청년사역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청년들은 자신이 존중 받지 못하고 있다는 박탈감이나 목회자에 대한 실망감 등 다양한 이유로 교회를 떠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대한 사기극>을 통해 자기계발의 허점을 파헤친 이원석 작가는 "청년을 교회 노동력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그 자체로 독립된 인격체로서 존중해야 한다"며 "청년세대와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구조, 독립적인 판단력을 기를 수 있는 독서모임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은 5일 서울영동교회에서 '교회를 버린 청년, 청년을 버린 교회'를 주제로 정기포럼을 진행했다.ⓒ데일리굿뉴스
 
"청년 존중하는 교회 구조 만들어야"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은 5일 서울영동교회에서 '교회를 버린 청년, 청년을 버린 교회'를 주제로 정기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이원석 작가(<거대한 사기극> 저자)는 그 동안 한국교회가 청년을 인격체로서 존중하기보다 노동력으로 착취해왔다며 이들의 자율성을 보장할 수 있는 수평적 구조를 만들어가는 일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이 작가는 "단군 이래 최대 스펙을 자랑하는 우리의 청춘들은 이제 자신의 '노(오)력'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사실에 직면하게 됐다"며 "'헬조선', '수저계급론' 등의 신조어에서 알 수 있듯이 개인의 능력보다 부모의 능력에 따라 역량 전개의 가능성이 달라지는 현실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실은 청년세대로 하여금 기회만 된다면, 억압받고 있는 사회를 떠나고 싶어하는 '탈조선'을 꿈꾸기 시작했다고 이 작가는 분석했다. 문제는 교회의 현실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그는 "교회가 바라보는 청년은 사회가 바라보는 청년과 동일하게 보인다"며 "교회 시스템이 작동하도록 하기 위한 연료 혹은 부품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청년을 노동 자원으로만 보는 시각이 문제라고 지적한 이 작가는 "교회 내 청년 담론의 주체 역시 청년이 아니"라며 "청년을 그 자체로 보지 못하고, 교회 성장의 맥락 속에서 바라보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전체 한국교회 중에 80%를 차지하고 있는 미자립교회에서는 갈수록 청년들을 찾아볼 수 없는 반면, 대형교회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점이다.
 
이 작가는 "중소형교회 신도를 흡수해서 지속 가능한 대형교회의 청년이탈 현상은 상대적으로 작은 문제"며 "작은교회에서 청년은 극히 희귀한 생명체다. 그나마 남아 있는 청년들도 교회의 운영을 위한 번제로 바쳐진다"고 말했다.
 
교회나 목회자에 실망하고 떠나가는 청년들을 돌려세울 방안은 없을까. 이 작가는 △청년을 존중하는 교회 구조로의 변화 △청년의 자율성 존중 △청년과의 소통을 위한 모임(ex 양서조합)의 활성화 등을 꼽았다.
 
이 작가는 "교회의 내일은 청년들에게 달려있다. 그런데 오늘만 사는 것처럼 교회의 내일을 끌어 쓰고 있다"며 "더 이상 청년을 교회 노동력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그 자체로 독립된 인격체로서 존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독서는 독립적인 판단과 결정을 위한 근간이 된다. 공부 모임이야말로 모든 세대가 수평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길"이라며 "청년을 포함한 모든 세대는 가르침의 대상이 아니라 대화의 대상이다. 함께 읽고 함께 대화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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