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하우스, 저렴한 주거비로 청년 도와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자리잡은 꿈틀하우스는 청년들을 위한 공동 주거 공간이다.
청년들이 성인이 됨과 동시에 학자금과 생활비, 방세에 찌들어 빚을 갚는 데 청춘을 다 소비하는 모습을 안타깝게 여긴 고영봉 전도사는 지난해 이곳의 문을 열었다.
“성경에도 청년의 때에 꿈을 꾸라고 말씀 하시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 청년들의 현실은 돈에 눌린 채 살아가고 있죠. 그것을 보고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없을까 고민했어요”
고 전도사는 부모님이 소유하고 있는 건물 세입자가 이사를 가게 되자, 부모님께 자신의 계획을 말씀 드리고 한 층을 빌려 꿈틀하우스 1호점을 열었다. 이후 그 위층과 아래층을 2, 3호점으로 만들었고, 이제는 건물 전체가 청년들만을 위한 주거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아무런 힘이 없는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하는 것처럼, 꿈틀하우스는 이 시대 취약 계층의 하나로 자리잡은 청년들도 힘을 내 ‘꿈틀’해보자는 소망을 담고 있어요. 그들이 꿈꿀 수 있는 ‘꿈의 틀’이 되자는 의미도 갖고 있죠”
이곳에 거주하는 청년들은 한 달에 10만 원 대 비용을 내고 생활한다. 서울에서 이 정도 비용으로 거주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인 만큼, 주거비 고민을 해소한 청년들은 큰 짐을 내려놓고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갈 수 있다.
“매주 예배 드리며 기쁨과 위로 경험”
실제로 꿈틀하우스 내 10여 명의 청년들은 단순히 공간을 공유하는 관계를 넘어 서로 대화를 통해 꿈을 찾고 만들어 가는 공동체로 자리 잡았다. 어떠한 규칙도 없지만 단 하나 모두가 지켜야 할 것이 있는데, 매주 한 번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는 것이다.
구성원들은 함께 찬양하고 말씀과 삶을 나누며 기쁨과 위로를 경험한다. 저마다 신앙의 모습도 믿음의 정도도 다르지만,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상담하고, 믿음의 본을 보여주는 이 시간이 유익하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2년 째 이곳에 거주하고 있다는 임동혁(30) 군은 “처음 들어왔을 때는 전혀 모르던 사람들이 같이 삶을 맞춰가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면서도 “시간이 지나면서 함께 요리를 해먹고 서로 맞춰가며 특히 같이 예배를 드릴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내가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바로 여기 같이 사는 구성원들 덕분이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꿈틀하우스 구성원들은 얼마 전 지역주민들을 초청해 음악회를 개최하고 나눔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예술을 하는 청년들을 중심으로 진행된 당시 행사는 꿈틀하우스를 통해 얻은 도움을 고스란히 나누고 싶단 청년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이었다.
이 시대 대다수 청년들이 자기의 삶을 돌보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꿈틀하우스의 청년들은 이제 주변을 둘러보고 나눌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이다. 한 개인으로부터 시작된 나눔의 씨앗이 지역 전체로 뿌려진 순간이다.
고 전도사는 앞으로 꿈틀하우스 100호점이 생기는 그 날까지 예수님의 사랑을 나누고 실천함으로써 청년들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청년들이 자신의 꿈을 맘껏 펼칠 수 있는 그날이 바로 이 세상에 소망이 생기는 때라고 생각해요. 꿈틀하우스라는 이름 그대로 꿈꿀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젊은이들을 위한 ‘꿈 제작소’가 됐으면 합니다. 분명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다양한 가치를 생산해 내는 아름다운 공동체가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