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인 올해, 한국교회는 그 어느 때보다 화해와 연합의 기치를 높이 내걸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교회의 최대 숙원이라 할 수 있는 '복음통일'을 위한 준비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조짐이다. 올해 창사 20주년을 맞는 GOODTV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통일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연중특별기획을 마련했다. 한국교회의 통일사역, 그 역사의 생생한 증인들을 만나보고 다양한 사역을 통해 복음통일의 그림을 그려가는 현장을 찾아가본다. 또한 '복음통일한국'을 위해 교회가 해야 할 역할을 모색하고,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특별대담과 포럼도 개최할 예정이다. -편집자 주
 
한국 기독교는 '통일'이라는 말이 불온하게 여겨지던 1970~80년대부터 한국사회 내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구체적인 통일 수립 방안을 제시하는 등 통일운동을 주도해왔다. 최근 북한의 연이은 핵미사일 발사와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등 악화일로 걷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 통일운동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국교회가 통일신학을 정립하는 가운데 북한교회와 지속적인 대화와 협력의 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 통일운동의 동력이 될 통일신학에는 어떤 성경적 가치가 포함돼야 할까. 전문가들은 지금부터라도 통일신학 정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데일리굿뉴스
 
"'화해의 정신'과 '청지기 신앙' 담겨야"
 
한국교회는 분단의 아픔을 신학적으로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북한선교 연합단체와 기독교통일학회 등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논의해왔다. 전문가들은 한국교회가 통일운동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선 그 기초이자 동력이 될 '통일신학' 정립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기독교통일학회장 안인섭 교수(총신대)는 한국교회의 진보와 보수가 서로의 신학적 차이를 존중하는 가운데 성경적 입장에 서서 통일신학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안 교수는 "통일신학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한국교회 전체 의견을 담아내는 작업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통일문제는 각자의 이데올로기가 아닌 말씀에 기초해 바라보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교회가 만들어가야 할 통일신학은 △하나님의 통치 △화해의 정신 △청지기 신학 등의 성경적 가치가 담겨야 한다고 역설했다.
 
가장 먼저 '하나님의 통치'를 꼽은 이유에 대해 안 교수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북녘 동포들이 하나님의 다스림을 경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교회는 북한에 하나님의 통치가 드러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그리스도인으로서 통일의 필요성을 의심하는 일은 죄를 짓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예수그리스도의 보혈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목하게 됐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한국교회가 화해와 평화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세계 교회사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성장을 이룬 한국교회가 자신의 힘을 이웃과 북한 동포들을 섬기는 일에 우선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한국교회 안에서 통일을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의구심이 늘어나는 이유도 청지기 정신의 부재에서 오는 것 같다"며 "하나님께서 성장시켜 주신 은혜는 우리만이 아니라 주변의 이웃들, 더 나아가 북한 동포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온전한 통일신학 정립을 위해서는 북한교회와의 지속적인 대화와 협력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데일리굿뉴스
 
"북한교회와 지속적인 대화의 장 마련해야"
 
통일신학 논의에 있어 빠질 수 없는 부분이 조선그리스도교연맹으로 대표되는 북한교회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한 문제다. 그 동안 한국교회는 국가에 소속돼 있는 조그련을 교회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과 교회로 볼 수 없는 약점이 있음에도 남북교회 간의 대화를 위한 창구로써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 왔다.
 
이에 대해 이덕주 교수(감신대)는 "통일의 대상이 북한이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어떤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지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제 한국교회는 북한교회와의 열린 대화를 위해 적극적인 신앙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안인섭 교수도 "조그련이 국가의 통제를 받아 공산주의를 선전하는데 이용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북한에서 공개적으로 예수님을 말하는 유일한 통로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 첫 걸음으로 한국교회와 조그련이 '한반도 평화'라는 공통의 주제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연대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통일로 나아가기 위해 평화와 화해, 일치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며 "특히 민족의 통일을 위해서는 자기와 생각이 다르더라도 양보하면서 서로 열린 자세로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결국 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는 한반도에 하나님 나라가 든든히 서가는 가운데 평화를 이룩하기 위한 것"이라며 "남북교회가 서로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같이 고민하고 협력해나가는 것에서부터 통일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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