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온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세월호 참사'. 참사가 일어난 지 정확히 1073일 만에 침몰된 세월호가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3년 간 차가운 바다 속에 있었던 세월호는 낡고 녹슨 처참한 모습이었다. 진도로 내려가 인양 작업을 지켜본 세월호 유가족들은 눈물로 기도하며 9명의 미수습자가 돌아오길 마음으로 기원했다.
 
▲2014년 4월 16일 침몰하는 세월호(위)와 3년 뒤 인양되는 세월호(아래) 모습.

'세월호', 예상보다 빨리 육지 도착 예상
 
24일 오후 4시 현재 세월호는 수면 위 13m 위로 올라와 반잠수식 선박으로 이동을 준비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애초 2시쯤 작업을 시작하려 했지만, 조류 방향이 맞지 않아 출발 시점을 기다려왔다"고 설명했다.
 
이철조 세월호 인양추진단장은 "반잠수식 선박에 올리기만 하면 남은 작업은 기상 변화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며 "예상했던 내달 5일보다 더 빨리 목포신항에 도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세월호가 거치될 목포신항만 철재부두 넓이는 9만㎡(약 2만 7천 평)이고 무게를 견딜 수 있는 상재하중은 ㎡당 5톤이다. 그동안 진도항이나 광양항 등 전남권 7개 주요 항만을 대상으로 장소를 물색한 결과 목포신항으로 최종 확정 된 것이다.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거치되면 부식을 막기 위한 세척과 방역작업이 진행된다. 이후 미수습자 9명을 찾기 위한 작업이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조사도 진행될 전망이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는 빠르면 이달부터 최대 10개월 간 △세월호 선체조사 △미수습자 수습, 유류품 및 유실물 수습과정 점검 △선체 처리에 관한 의견표명 등의 과정을 수행한다.
 
유가족들 "'안전한 인양 위해 온 국민 기도해달라" 호소
 
온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만큼, 인양 작업에 대한 여론의 관심도 높다. 광화문 천막카페를 찾은 한 시민은 "잠도 못 이루고 방송으로 인양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며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분들을 꼭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가 인양되기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린 유가족들은 분노 섞인 울음을 터뜨리며 "이렇게 올라올 수 있었던 것을 왜 3년이나 걸리도록 했느냐"는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세월호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세월호 인양을 직접 지켜보려 가족들이 출발했다"며 "두렵지만, 2014년 4월 16일 아이들을 데려오려고 서둘러 나섰든 그 길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은 진도군 팽목항 앞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엄마, 아빠의 마음으로 함께 아파하고 함께 울던 그 마음이 지금 현장에 필요하다"며 "세월호 인양이 꼭 성공할 수 있도록 계신 자리에서 기도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일각에서는 '단 하루 만에 인양할 수 있었던 세월호를 왜 지금까지 올리지 않았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날씨를 핑계로 인양하지 않은 것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것.
 
뿐만 아니라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 측이 돈을 더 받아내기 위해 인양을 지연시켰다는 설도 있다. 당초 정부와 업체가 계약한 금액은 851억 이었지만, 작업이 길어지면서 지불 비용이 65억 올라 총 916억을 지급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하루가 지연될 때마다 인양업체는 약 6억~7억 원의 장비 임차비와 인건비 등의 손해를 본다"며 "모두가 아팠던 세월호 사건을 놓고 누가 이득을 본다는 건지 납득하기 힘들다"고 해명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인양 현장에서 약 1.5km 떨어진 곳에서 작업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한국교회 "온전한 인양으로 '미수습자' 되찾길"
 
한국교회도 세월호 인양 과정을 지켜보며 '9명의 미수습자가 전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영훈 목사)는 24일 성명을 내고 "여러 논의를 차치하고 지금은 무엇보다 선체를 온전히 인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세월호 인양과 진실규명은 가족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해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정서영 목사)도 같은 날 논평을 발표하고 "세월호 사고의 실체적 진실이 밝히 드러나, 유가족들의 아픔이 치유되고 국론 분열과 사회적 갈등이 해소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광화문 광장에서 '천막카페'를 운영하며 유가족 곁을 지켜온 양민철 목사는 "늦게라도 세월호 인양이 진행돼 다행"이라면서도 "선체를 훼손한다는 이야기가 들리는 데, 절대로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 미수습자 9명을 되찾는 게 가장 우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어떤 말로도 세월호 유가족, 특히 미수습자 부모들을 위로할 수는 없겠지만, 그들의 아픔이 조금이나마 해소되길 바란다"며 "유가족들과 함께 눈물 흘리고 기도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계는 특별 기도회 등을 통해 세월호 3주기를 기억하는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세월호참사를기억하는 기독인모임'은 내달 8일 미수습자 가족과 함께 하는 기도회를 열고, 고난함께는 내달 10일 팽목항 순례에 나선다.
 
또 종교개혁500주년 연합기도회는 오는 27일 나눔교회에서 세월호 가족인 박은희 전도사를 초청해 기도회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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